이런 대통령 뽑지 맙시다제1137호 ‘대통령’이란 말이 한반도의 공식 문서에 처음 등장한 건 1884년이다. 왕의 일정, 신하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를 기록한 <승정원일기>에서다. 고종은 미국 대통령을 가리켜 ‘대통령’이라고 칭한다. 그보다 1년 앞선 1883년 조선 최초로 미국에 파견된 사절단이 체스터 아서 대통...
직접행동, 민주주의의 안전장치제1136호 지금 한반도 남쪽 시민들은 ‘문’(게이트) 앞에 서 있다. 추문과 부패의 파문으로 덧칠된 게이트. 시민들은 묻는다. ‘이 시대는 과연 무엇인가?’ 소설가 조세희는 16년 전 이미 규정했다. ‘파괴와 거짓 희망, 모멸의 시대’라고. 작가는 1970년대 박정희 독재를 가리켰지만, 그의 딸이 대통...
양심도 없는 것들?제1134호 ‘맞서다’와 ‘피하다’가 반드시 반대말은 아니다. 피하지 못하면 맞서야 한다. 징집률 90%에 가까운, 물 샐 틈 없는 징병국 한국의 병역거부자들이 그렇다. 병역거부 운동단체 ‘전쟁없는세상’이 진행 중인 스토리펀딩 제목은 ‘전쟁에 맞선 겁쟁이들’이다. 펀딩 스토리에서 “누군가가 나를 죽이거나 때리는 것도 …
트럼프는 미국에만 있지 않다제1133호 힐러리 로댐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이겨도 이긴 게 아니다. 2016년 미국 대선이라는 ‘미국 드라마’에서 전대미문의 여성 대통령이란 주인공 승자가 등장해도 신스틸러(scene stealer)는 단연 버니 샌더스였으면 좋겠지만, 여러분도 알다시피 도널드 트럼프다. 힐러리 클린턴은 또 한 ...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제1132호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다. 그런데 그의 몸을 땅에 편히 묻어줄 수 없다. 나라의 최고 권력자인 왕이 짐승에게 먹히도록 들판에 내버려두라고 명령했기 때문이다. ‘반역자’라는 이유였다. 그리스 비극의 주인공 안티고네가 처한 상황이다.(<안티고네>, 소포클레스 지음, 기원전 441...
지상에서 가장 강한 폭력제1131호 농민 백남기 선생이 숨졌다.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때 의식불명에 빠졌고, 그로부터 317일 만의 일이다. 그는 경찰이 쏜 직격 물대포에 맞았다. 국가가 해선 안 되는 일이어서, 그렇게 할 수 없도록 법으로 강제된 일이다. 그런데도 경찰 진압 장비인 물대포에 맞아 사람이 숨지는 일이 일어난 것이...
결코 수그러들지 않는 폭력의 기억제1104호 아이가 죽었다. 7살에 세상을 떠난 아이 원영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동안 화장실에 갇혀 의붓어머니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경기도 평택에 사는 김아무개(38)씨가 살인 혐의를 받고 있다. 원영의 아버지 신아무개(38)씨는 아이가 학대당하는 동안 귀를 닫고 있었다. ...
필리버스터 이후 무엇을 할 것인가제1102호테러방지법이 통과됐다. 2월23일~3월2일 192시간37분 동안 ‘테러방지법의 부당함’을 알리는 말들의 향연이 이어졌다. 말들은 무거웠다. 말들은 때로 신랄했고, 비감하기까지 했다. 그동안 ‘정치’에 상처받고 냉소해왔던 사람들은 ‘무제한토론’이라는 필리버스터를 통해 오랜만에 ‘정치’로부터 마음을 치유받는 ...
뜨거운 샌더스를 읽는다제1099호 “아무튼 1971년 화창한 어느 가을날, 나는 자유연합당이라는 집단의 모임에 참석해 방을 가득 메운 낯선 사람들 틈에 앉아 있었다. 곧 그날 모임의 목적이 미국 연방 상하원 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지명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규모가 작은 자유연합당에서 딱히 너도나도 이 두 의석에 출마하겠다고...
호남, 성과 속의 경계제1098호<한겨레21>이 책을 통해 논쟁적 이슈의 매듭 풀이를 돕는 ‘뉴스 북리뷰’를 선보인다. ‘뉴스 북리뷰’는 해답을 제시하는 대신 고민을 도울 텍스트를 제시한다. 첫 열쇳말은 호남이다. 호남은 설 연휴를 앞둔 정치권의 최대 화두다. 제1야당 분당·탈당 사태의 저변에 흐르는 호남 민심이 초미의 관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