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의 나라’ 사로잡는 향기제1042호향수는 욕망을 품은 한 줄기 바람이다. 향수는 바람처럼 흩어지는 찰나의 추억이다. 후각을 스치는 한순간을 잡아 붙들고 그 안에 영원을 가두려는 염원이기도 하다. 영어로 향수를 뜻하는 ‘perfume’은 ‘연기(fume)로 통한다(per)’는 뜻이다. 고대인들이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향나무를 태운...
브라질에서 맛보세요, ‘사볼 다 코레아’제1039호싱그러운 나무들로 들어찬 완만한 구릉이 물결치듯 부드럽게 흐르고 있었다. 그림 같은 집들이 숲 속에 점점이 박혀 있었다. 한눈에 중산층 이상의 부자들이 사는 아름다운 전원도시임을 알 수 있었다. 브라질 수도 상파울루에서 북서쪽으로 80km 떨어진 인구 50만여 명의 빙예도라는 곳이다. 시내 한가운데 쇼핑...
나는 ‘드가’로 살고 싶다제1035호빠삐용처럼 사는 게 좋을까, 아니면 드가처럼 사는 게 좋을까. 프랭클린 J. 샤프너 감독의 영화 <빠삐용>은 주인공 빠삐용과 그의 감방 동료인 드가를 통해 인간 삶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대비시킨다. 살인 누명을 쓴 빠삐용이 탈출 불가능한 ‘악마의 섬’에 갇혔다. 빠삐용은 자유를 찾아 끊임없이...
이국 땅에 한땀 한땀 수놓은 희망제1031호태초에 우거진 숲과 맑은 물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땅이 있었다. 풍성한 물줄기가 굽이굽이 비옥한 땅을 적시며 흐르는 곳이었다. 동쪽으로는 브라질에서 발원한 총 2550km 길이의 파라과이강이 흘러든다. 서쪽으로는 볼리비아에서 시작된 총 2500km 길이의 필코마요강이 흘러든다. 1537년 8...
다른 세상 열어준 봉사의 삶제1029호7년 만에 다시 찾은 페루 쿠스코 공항에서 옛 친구를 반갑게 맞아준 건 낡은 티코 택시였다. 쿠스코의 미로 같은 골목길을 구석구석 주름잡고 다니는 명물이다. 티코 택시를 잡아타고 쿠스코 아르마스 광장으로 향했다. 대성당 옆구리를 돌아 광장으로 들어서는 순간 또다시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잉카제국의 ...
지구 중심에서 이룬 ‘코페르니 쿠스적 인생 전환’제1025호위도 0° 0′ 0″(0도 0분 0초), 서경 78˚ 27′ 8″(78도 27분 8초). 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적도선 위에 30m 높이의 적도탑(La Mitad del Mundo)이 세워져 있었다. 적도탑 꼭대기에는 지름 4.5m의 지구본이 올려져 있었다. ...
나이 70살 황혼기 아니라 황금기!제1023호잔잔한 호수에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 고이 내려앉아 있었다.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에서 남쪽으로 50여km 떨어진 곳에서 만난 아포요 산정호수의 모습이다. 니카라과는 호수의 나라다. 남한의 1.3배 정도인 13만여km²의 그리 넓지 않은 땅 곳곳에 크고 작은 호수가 널려 있다. ...
카리브해의 ‘엘도라도’ 불을 밝힌다제1018호인간은 끊임없이 신천지를 찾아헤맨다. 아메리카 대륙은 태곳적부터 숱한 사람들에게 엘도라도의 땅이었다. 빙하기 시절 아시아 대륙에서 살던 몽골족들은 꽁꽁 얼어붙은 베링해협을 건너 황금빛 태양이 빛나는 땅을 찾아 수만km를 걸어 중남미까지 왔다. 그로부터 1만5천여 년이 흐른 15세기 말엽부터는 서양 사람들이...
멕시코 내륙을 가르는 ‘1580km의 대장정’제1016호 멕시코의 속살을 휘젓는 1580km의 물류 대장정이었다. 각각의 전장이 무려 40m에 달하는 트레일러 트럭 3대가 멕시코의 백두대간 격인 시에라마드레오리엔탈 산맥 길을 굽이굽이 오르고 있었다. 한 대의 트럭마다 길이 25m, 무게 120t, 폭 3.92m, 높이 3...
열정이라는 스펙으로 일군 ‘콜롬비아 드림’제1014호그는 중졸의 빵 기술자였다. 스물여덟 살 되던 1987년 5월16일,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콜롬비아라는 나라에 홀로 발을 내디뎠다. 스페인어라곤 한마디도 못하는 그의 손엔 달랑 사전 한 권만 들려 있었다.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으로 안내한다던 브로커는 그를 허름한 골방에 던져놓고는 연락을 끊어버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