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DJ제993호지난번 인터뷰 후 나는 한동안 ‘몸보다 마음’이라는 화두에 오래 잡혀 있었다. 내게 그 인터뷰의 소감을 전하는 이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당사자인 강용주 원장은 ‘나도 모르는 나와 내가 보려고 하지 않는 나를 들여다볼 시간을 함께 나눠서 버겁고 가볍다’고 전했다. 무엇이 버겁고 무엇이 가벼웠…
‘생존자’의 든든한 ‘빽’제991호지난번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본 서천석 원장이 내가 오래 기억하면 좋을 짧은 소감을 보내주었다. “제가 한 말보다 더 낫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떻게 들었던 것일까. 어떻게 들어야 하는 것일까. 연이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또 다른 이를 만나러 가면서 내내 그 말을 생각했다. 그렇게 귀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
부모는 부모 자식은 자식 ‘지인지살’제989호자신의 인터뷰를 보다가 문득 깨달았다며 김선우 시인이 황홀하게 긴 소감을 보내주었다. ‘나 장하구나. 내 마음 잘 보호하고 좋은 방향으로 잘 변화시켜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스스로 칭찬해줬어요.’ 자기 보호도 실력이라는 평소의 내 지론에 비추어본다면 김선우 시인은 삶에서도 최고 실력자인 셈이다. 그런 측…
김선우의 힘제987호‘오랜만에 바닥 마음까지 다 얘기했지만 드라이하고 평면적으로 묘사되겠구나 생각했죠. 이 선생님을 과소평가했나봐요. 실제 글은 내 마음을 3D 화면으로 보듯 생생했어요.’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정봉주 전 의원이 내게 그랬다. 과소평가했다는 대목에서도 담담한 목소리다. 먹은 마음과 말 사이에 간극이 별로 없…
‘너도 나처럼 대단한 사람’제985호지난번 서수민 PD와의 인터뷰 뒤, 한동안 ‘전성기’라는 단어에 사로잡히다. 인터뷰 기사를 본 서수민은 자기가 무슨 전성기냐고 민망해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많은 힘이 됐다고 전했다. 내가 그에 대해서 필요 이상의 미화를 한 게 없는지 다시 읽었다. 그렇지는 않은 듯. 만나기 전부터 인터뷰를 정리하기까지, 그의 전…
귀여우셔라 개콘 패밀리 여가장님제983호지난번 인터뷰에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게 ‘외면하지 않는 삶’에 대해 많이 물었다. 읽어보니 왜곡은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 내용들이 활자화돼서 공개된다는 사실은 여전히 민망하고 불편하다고 했다. 보면서 식은땀이 났다고 토로했을 정도니 의례적 수사는 아닌 게 분명하다. 어땠는지 더 묻지 …
어떤 상황도 외면하지 않는 설산고행의 삶제981호“요즘 뭘 먹으면 잘 체해요.” 어렵게 인터뷰에 응한 다음날 김진숙 지도위원이 트위터 쪽지로 그렇게 입을 열었다. 예의가 아닌 걸 알지만, 그리고 많이 미안하지만 인터뷰한 것을 취소하면 좋겠다는 것이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보름 넘게 집단 단식을 하고 있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마음에 걸려서 한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