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짓밟고 ‘중앙아시아-카스피해 라인’에 친미 벨트를 형성하려는 미국은 결국…
2004년, 세상은 파괴로 뒤덮였다. 미국은 굶주린 들개마냥 세상 모든 에너지원의 독점을 선포했다. 미국을 비롯한 선발 자본국들은 전쟁으로 파괴된 아프가니스탄을 둘러싼 ‘중앙아시아-카스피해 라인’을 약속의 땅으로 여겼다. 미국은 이미 아프가니스탄에 군사기지를 설치해 중앙아시아 지역 교두보를 마련한 뒤였고, 부시 대통령은 지역 독재정권들에게 생존을 보장하는 대가로 공군기지를 확보했다. 키르기즈스탄 마나스비행장, 우즈베키스탄 카나바드, 타지키스탄 비슈켁, 그리고 카자흐스탄 알마티가 모두 미 공군 전진기지로 전락했다. 끝없는 미국의 욕망은 조지아와 아제르바이잔 정부를 압박해 지상군 기지마저 확보했다.
여전히 혼란에 놓인 아프가니스탄
아프가니스탄과 인접해 있는 파키스탄에는 불법으로 정권을 탈취한 페르베즈 무샤라프 장군이 여전히 ‘군복’을 벗지 않은 상태였고, 민주적인 야당들은 그의 독재권력 포기를 요구해왔다. 거리로 나선 시민들과 시위자 체포 명령을 내린 정부는 연일 충돌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나와즈 샤리프 총리 정부를 뒤엎은 무샤라프 장군을 옹호했다. 무샤라프 장군은 ‘9·11공격’ 뒤 미국과 그 동맹국의 이익을 최대로 보장한다는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군은 현재까지도 대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을 위해 파키스탄 공군기지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정보국(ISI)이 헌신적으로 정보와 병참 지원을 하는 가운데, 미군은 파키스탄 영내에서 알카에다 체포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취약한 민주주의와 경제침체에 허덕이는 대부분 파키스탄 시민들은 미국 정책과 그를 지원하는 무샤라프 장군 모두에게 큰 불만을 드러냈다. 아프가니스탄은 근본주의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혼란 속에 빠져 있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약속했던 안전보장과 전후 복구사업이 달팽이걸음을 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할 지경에 이르렀다. 2만여명에 이르는 미군과 그 동맹군들이 진주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치안 부재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이미 부활을 선언하고, 각종 반미단체들이 재조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내부 분열에 빠진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정부는 약속했던 선거를 연기하며 정치적 혼란을 부채질했다. 카르자이 정권에 참여한 친미 전쟁 군주들은 부정과 부패에 탐닉하며 잇속 채우기에 정신없는 상태다. 게다가 원조요원들이 탈레반이나 도적떼들에게 살해당하면서 유엔 특사 라흐다르 브라히미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안전문제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철수하겠다고 위협해 사회 분위기는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비정부단체들도 지원계획을 연기하거나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탈레반 시절 감소했던 양귀비 재배는 현재 최고점에 이르며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세계 최대 양귀비 재배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혼란은 미국도 수렁에 빠뜨렸다. 부시 대통령은 나라 안팎으로부터 이라크든 아프가니스탄이든 모두 평화와 안정을 제공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국제사회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 물라 오말을 죽이거나 체포하지 못한 미국의 군사작전을 실패로 여겼다. 미국 시민들은 이라크에서 비록 사담 후세인을 체포했으나 줄어들지 않는 테러로 미군 사망자 수가 늘어나면서 군대철수를 외쳤다.
선거가 다가온 시점에 부시는 궁지에 몰렸다. 휘발성 강한 이라크로부터 미군철수를 주장하는 민주당 후보 하워드 딘 지지율은 이미 부시를 웃돌기 시작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으로부터 미군 사망자가 늘어날수록 딘 지지율은 높아갔다. 부시는 재선을 위한 극약 처방이 필요했다.
이란을 치면서 이라크를 가리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상황을 단기간에 돌려놓을 수 없다고 판단한 부시 진영은 결국 ‘이란 카드’를 빼들었다. 부시는 이 카드가 유권자들에게 현재와 미래에 대한 환상을 동시에 줄 수 있다고 믿었다. 이란을 전방위로 포위해 들어가 정권을 교체함으로써 아프가니스탄과 이란 그리고 이라크를 잇는 대규모 이슬람 친미정권 벨트를 형성해 ‘지도상’에 뚜렷한 승리를 보여줄 수 있다는 장점과, 동시에 에너지 독점을 선언함으로써 장밋빛 미래를 주입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부시는 이미 경제제재와 더불어 핵사찰로 이란 정부를 압박해왔고 또 이란 반체제 단체들을 지원하며 ‘포스트-하메네이’를 놓고 정지작업을 벌여온데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에게는 이란을 경유하는 오일·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거부토록 하면서 테헤란의 목을 졸라왔던 터라, 선택의 문제만 남아 있었다.
특히 부시는 이미 중앙아시아 유전지대에서 이란을 타고 갈 가능성이 높았던 오일·가스 파이프라인을 터키와 아제르바이잔 그리고 러시아를 경유해 유럽쪽으로 돌려놓은데다, 투르크메니스탄 오일·가스는 아프가니스탄을 지나 파키스탄과 인도로 빠지도록 선을 그은 뒤여서 큰 자신감을 지니고 있었다.
게다가 테헤란이 미국 외교관들을 인질로 삼았던 전력이나 테러를 지원해왔다는 미국 시민들의 인식으로 볼 때, 만약 부시가 이란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면 잠정적으로 인기도를 높일 수 있다는 데 의문을 달 이는 아무도 없었다. 또 그동안 국제적으로 반미 정서를 지원해왔던 이란에 대한 달콤한 보복은 미국 시민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수도 있고.
이라크를 치면서 아프가니스탄 혼란을 감출 수 있었던 부시 진영은 이란을 치면서 이라크 사안을 뒤덮을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공유했다. 워싱턴은 국제사회를 향해 정치·군사적으로 전면적인 공세를 강화했다. 테헤란을 향해서는 군사적 시위를 벌였고, 베이징을 향해서는 ‘억제’를 강권하면서 중앙아시아 각국들에게는 러시아, 일본을 비롯해 유럽국가들이 에너지 자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강요했다. 그리고 부시는 지역에서 작전 중인 미군에게 명령했다. “미국의 권위를 확인시켜라! 정권이든 단체든 개인이든 미국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든 이들을 가장 처참하게 파괴하라!”
이어 부시는 미국 유권자들에게 선언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의 권위를 세상이 인정하도록 만들겠다. 미국은 세계질서를 창조하며 지배할 권리를 지녔다. 신의 가호가 함께하기를!”
유전지대로 날아간 전술핵무기
부시는 대통령선거 직전 다시 한번 위대한 미국을 역설했다. “미국은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지역에서 자원을 독점할 권리가 있다. 미국 국민이 낸 세금과 미국 국민이 생명을 바쳐 그 지역을 해방시켰다.” 부시는 기어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고 말았다. “미국의 이익과 권위를 지키기 위해 미군은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수 있다. 이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의 반미 테러리스트 집단에게 소규모 전술핵무기 사용을 포함해!”
이어서 미군은 전술핵무기를 동원해 중동과 중앙아시아 유전지대를 폭파함으로써 러시아와 유럽에 강력한 경고장을 보냈다. “이 지역에 간섭하지 마라!”
수많은 사상자를 내면서, 이 지역 시민들은 미국을 지원해온 자국 정부를 향해 전면적인 저항을 벌이기 시작했다. 지역 내 모든 나라들은 무정부상태 분쟁으로 빠져들었다. 테러리스트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시간이 다가왔다. 미국 본토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모든 미국 관련 시설물들이 연속적으로 공격을 받았다. 세상에서 더 이상 안전한 땅은 없었다.
제3차 세계대전은 지난 두 차례 세계대전과 달리 연합군도 동맹군도 없는 전 지구적 규모의 파괴전으로 이어졌다. 미국과 부시라는 대상을 놓고.

불타는 이라크 유전. 중동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지역에서 에너지원을 독점하려는 미국의 탐욕은 세계를 공황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다.(GAMMA)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정보국(ISI)이 헌신적으로 정보와 병참 지원을 하는 가운데, 미군은 파키스탄 영내에서 알카에다 체포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취약한 민주주의와 경제침체에 허덕이는 대부분 파키스탄 시민들은 미국 정책과 그를 지원하는 무샤라프 장군 모두에게 큰 불만을 드러냈다. 아프가니스탄은 근본주의 탈레반 정권이 무너진 지 2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혼란 속에 빠져 있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약속했던 안전보장과 전후 복구사업이 달팽이걸음을 치면서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할 지경에 이르렀다. 2만여명에 이르는 미군과 그 동맹군들이 진주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치안 부재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이미 부활을 선언하고, 각종 반미단체들이 재조직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내부 분열에 빠진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정부는 약속했던 선거를 연기하며 정치적 혼란을 부채질했다. 카르자이 정권에 참여한 친미 전쟁 군주들은 부정과 부패에 탐닉하며 잇속 채우기에 정신없는 상태다. 게다가 원조요원들이 탈레반이나 도적떼들에게 살해당하면서 유엔 특사 라흐다르 브라히미는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안전문제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철수하겠다고 위협해 사회 분위기는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비정부단체들도 지원계획을 연기하거나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탈레반 시절 감소했던 양귀비 재배는 현재 최고점에 이르며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세계 최대 양귀비 재배장으로 만들어버렸다.

아흐터 샤(Akhter Shah)/ <뉴스> 시사만화가.

페샤와르= 라히물라 유수프자이(Rahimullah Yusufzai)/ <뉴스> 편집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