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운 젊은이들을 죽인 자들은 누구인가… 보수당 정부 시절 광우병 방치한 실책 폭로
조 제프리스(14), 스티븐 처칠(19), 클레어 톰킨스(24), 파멜라 베일리스(24)….
이들은 요즘 영국에서 상당히 유명해진 젊은이들의 이름이다. 아직 꽃다운 나이인 이들은 안전하다는 정부 말만 믿고 쇠고기를 먹다가, 인간광우병에 걸려 죽은 83명의 영국인 중 일부이다.
쇠고기버거 먹는 농업장관의 ‘위선’
보수당 정부 시절 광우병(BSE)과 인간광우병(nvCJD)의 발생 경위, 전염과정과 당시 정부의 대처 방안을 담은 ‘필립스 보고서’가 마침내 10월26일에 발표되면서 영국 전역은 다시 한번 광우병 공포에 휩싸였다. 특히 당시 정부의 무지와 무책임, 방임에 대한 새로운 분노가 타오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26일 <더 타임스> 표지를 장식한 14살의 인간광우병 환자 조 제프리스가 이틀 뒤에 사망함으로써 충격은 더욱 퍼져나갔다. 보고서는 “당시 정부가 소비자들이 쇠고기를 먹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적시에, 충분히 경고하지 않은 커다란 실책을 범했으며 이것은 국민에 대한 정부의 배신행위”라고 밝히고 있다. 아마도 정부의 실책을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장면은 1990년 당시 농업장관 존 검머의 연출사진일 것이다. 4살 된 앙증맞은 딸과 함께 쇠고기버거를 먹는 장관 나리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영국 쇠고기가 안전하니 계속 먹어도 좋다는 확실한 보증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도 전혀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영국 목축업을 살리라는 이익 집단의 요구에 맹목적으로 끌려간 것에 지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이 보고서는 1984년 광우병이 처음으로 인지되고 나서 1996년 3월 하원에서 광우병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기까지의 12년간, 보수당 정부의 관료주의와 은폐 속성, 무지와 무책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광우병이 영국 소에서 최초로 대량 발병한 지 4년이 지난 1988년 6월에야 보수당 정부는 죽은 소의 뇌와 내장 등을 소의 사료로 재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오염된 사료가 병을 옮긴다는 항간의 설을 그제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광우병이 발생하면 반드시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으나 신고자에게 단지 소값 시가의 50%만을 보상해줌으로써 농부들이 보고할 동기를 주지 않는 허술한 제도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또 최초의 광우병이 관찰된 지 5년 만인 1989년 11월에 와서야 인간이 먹는 햄버거에 소의 뇌나 내장 등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하지만 1990년 5월에는 사진을 통해 농업장관의 ‘무지’와 ‘과도한 직무 충실성’이 대내외에 선전됨으로써 정부의 정책은 정반대로 가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1991년 3월에는 새로운 사료를 먹인 송아지들도 광우병에 걸려 사료를 통한 단절이 실패했음이 입증되었으며, 이듬해에는 영국산 소 1천마리 중 3마리 꼴로 광우병이 퍼져나갔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는 영국산 소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런 와중에 1995년 5월 최초로 공식 확인된 인간광우병 환자가 사망했고 결국 1996년 3월에 이르러서야 보건장관은 광우병이 인간에 전염될 수 있음을 국민들에게 공식적으로 경고하기에 이른다. 참으로 기나긴 여정이었다. 밝혀지지 않은 ‘죄인’도 많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존 메이저 전 총리와 일부 과학자들, 그리고 일부 전직 관료들은 공식적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필립스 보고서는 이들 이외에도 수명의 책임자들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거론하고 이들의 ‘죄명’도 언급함으로써 지난 보수당 정부 정책의 실패에 대한 실명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당시 정부의 최고 수의사는 광우병이 인간에게도 생길 수 있다는 이론을 신중히 검토하지 않았으며 보건담당의사는 확신도 없으면서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했다는 것이다. 87년부터 89까지 업무를 수행한 보건장관은 제출된 광우병보고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고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시키지 않았고 광우병 소의 도살과 보상에 대해 반대했다. 95년부터 97년까지 재직한 농업장관은 광우병과 인간광우병간의 관계를 구명하는 연구를 재촉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파격적인 지적에 대해서, 필립스 보고서가 현재 노동당 정부가 요구한 보수당 전 정부의 정책 실패 사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곱지 않은 견해도 있으나 이미 충격적인 내용에 눌려버린 분위기이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와 관료주의, 은폐의 속성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지금 영국민들은 눈앞에서 보고 있는 셈이다. 옥스퍼드=주미사 통신원 lamesse@hanmail.net

(사진/영국의 한 농부가 광우병에 걸려 죽은 소들을 불태우고 있다)
보수당 정부 시절 광우병(BSE)과 인간광우병(nvCJD)의 발생 경위, 전염과정과 당시 정부의 대처 방안을 담은 ‘필립스 보고서’가 마침내 10월26일에 발표되면서 영국 전역은 다시 한번 광우병 공포에 휩싸였다. 특히 당시 정부의 무지와 무책임, 방임에 대한 새로운 분노가 타오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26일 <더 타임스> 표지를 장식한 14살의 인간광우병 환자 조 제프리스가 이틀 뒤에 사망함으로써 충격은 더욱 퍼져나갔다. 보고서는 “당시 정부가 소비자들이 쇠고기를 먹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적시에, 충분히 경고하지 않은 커다란 실책을 범했으며 이것은 국민에 대한 정부의 배신행위”라고 밝히고 있다. 아마도 정부의 실책을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장면은 1990년 당시 농업장관 존 검머의 연출사진일 것이다. 4살 된 앙증맞은 딸과 함께 쇠고기버거를 먹는 장관 나리의 모습은 국민들에게 영국 쇠고기가 안전하니 계속 먹어도 좋다는 확실한 보증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도 전혀 안전성을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영국 목축업을 살리라는 이익 집단의 요구에 맹목적으로 끌려간 것에 지나지 않았음이 밝혀졌다. 이 보고서는 1984년 광우병이 처음으로 인지되고 나서 1996년 3월 하원에서 광우병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기까지의 12년간, 보수당 정부의 관료주의와 은폐 속성, 무지와 무책임을 잘 보여주고 있다. 광우병이 영국 소에서 최초로 대량 발병한 지 4년이 지난 1988년 6월에야 보수당 정부는 죽은 소의 뇌와 내장 등을 소의 사료로 재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오염된 사료가 병을 옮긴다는 항간의 설을 그제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광우병이 발생하면 반드시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을 마련했으나 신고자에게 단지 소값 시가의 50%만을 보상해줌으로써 농부들이 보고할 동기를 주지 않는 허술한 제도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또 최초의 광우병이 관찰된 지 5년 만인 1989년 11월에 와서야 인간이 먹는 햄버거에 소의 뇌나 내장 등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하지만 1990년 5월에는 사진을 통해 농업장관의 ‘무지’와 ‘과도한 직무 충실성’이 대내외에 선전됨으로써 정부의 정책은 정반대로 가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1991년 3월에는 새로운 사료를 먹인 송아지들도 광우병에 걸려 사료를 통한 단절이 실패했음이 입증되었으며, 이듬해에는 영국산 소 1천마리 중 3마리 꼴로 광우병이 퍼져나갔다. 이러한 심각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는 영국산 소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런 와중에 1995년 5월 최초로 공식 확인된 인간광우병 환자가 사망했고 결국 1996년 3월에 이르러서야 보건장관은 광우병이 인간에 전염될 수 있음을 국민들에게 공식적으로 경고하기에 이른다. 참으로 기나긴 여정이었다. 밝혀지지 않은 ‘죄인’도 많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존 메이저 전 총리와 일부 과학자들, 그리고 일부 전직 관료들은 공식적으로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필립스 보고서는 이들 이외에도 수명의 책임자들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거론하고 이들의 ‘죄명’도 언급함으로써 지난 보수당 정부 정책의 실패에 대한 실명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당시 정부의 최고 수의사는 광우병이 인간에게도 생길 수 있다는 이론을 신중히 검토하지 않았으며 보건담당의사는 확신도 없으면서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했다는 것이다. 87년부터 89까지 업무를 수행한 보건장관은 제출된 광우병보고서를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고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를 진행시키지 않았고 광우병 소의 도살과 보상에 대해 반대했다. 95년부터 97년까지 재직한 농업장관은 광우병과 인간광우병간의 관계를 구명하는 연구를 재촉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파격적인 지적에 대해서, 필립스 보고서가 현재 노동당 정부가 요구한 보수당 전 정부의 정책 실패 사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곱지 않은 견해도 있으나 이미 충격적인 내용에 눌려버린 분위기이다. 정부의 안이한 대처와 관료주의, 은폐의 속성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지금 영국민들은 눈앞에서 보고 있는 셈이다. 옥스퍼드=주미사 통신원 lamess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