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개방 물살 타고 퇴폐문화에 빠져드는 이슬람 국가 젊은이들
중동 이슬람 국가들이 마약·에이즈·매춘의 홍수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어린 초등학생이 마약중독에 빠져들고 포르노에 심취하는가 하면 10대 소녀들이 몸을 팔기 위해 버젓이 거리에 나서고 있다. 중동 국가들 거의 대부분이 수세기 동안 이슬람을 믿고, ‘금욕’을 미덕으로 삼아온 사실을 감안하면 가히 충격적이다. 시리아 등 일부 국가에서는 아예 반합법적으로 사창가가 들어서 있다. 유엔에이즈위원회(UNAIDS)에 따르면 중동지역 내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의 수가 무려 22만여명에 달한다.
집나간 여고생의 90%가 매매춘으로
그렇다면 왜 나이 어린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불나방처럼 퇴폐문화에 빨려들어가는 걸까. 중동의 젊은이들에게는 이렇다 할 문화나 소일거리,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없다. 이들은 그저 일상이 지루하고 나른할 뿐이다. 요르단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놀이시설은 전국을 통틀어 볼링장과 당구장 한두 군데뿐이다. 영화관이 있긴 하나, 엄격한 검열 탓으로 가벼운 키스 장면조차 볼 수가 없다.
이러던 터에 개혁·개방의 급물살을 타고 위성방송과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젊은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 매체를 통해 갑작스럽고도 은밀하게 들이닥친 퇴폐·향락의 문화는 상당수의 10대들과 젊은이들을 마약과 포르노에 탐닉하며 매매춘에 몸을 던지게 만들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이란이 심하다. 지난 7월5일 테헤란시 문화예술기구 총책임자가 만든 청소년 실태 보고 자료에 따르면 5t의 마약이 매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팔려나가고 있다. 마약 중독자는 어린 초등학생을 포함해 200만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당국은 추정한다. 이란 당국은 지난 한해만도 740명의 마약 밀수자를 붙잡았다. 총기와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이들과의 총격전에서 174명의 경찰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집을 나간 여고생의 90%가 매매춘에 빠져드는 바람에 일년 새 이란에서 적발된 매매춘은 7배나 늘었다. 덩달아 삶을 비관해 자살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날로 늘고 있다. 가정이 온전할 리 없다. 지난 한해 테헤란시에서만 10만여건의 이혼 소송이 제기돼 이 중 4만2천여명이 갈라섰다. 도시로 몰려드는 1200만명의 극빈층으로 인한 혼란과 10대들의 폭력·절도 등의 범죄도 심각하다.
이런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놓고 이란의 각 정파는 서로 상대편에 그 잘못을 떠넘기기 급급하다. 보수파는 “하타미 정권이 추진해온 개혁·개방정책으로 잘못된 서구 사상과 풍조가 무분별하게 유입되면서 젊은이들의 방종과 도덕적 해이를 낳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해 개혁파는 “사회일탈의 근본적인 이유는 개혁·개방정책 때문이 아니라 이슬람 혁명 이후 극도로 통제된 사회 체제가 낳은 부산물”이라고 맞받아친다. 사실 다수의 국민들은 갈수록 이슬람에 관심을 잃어가고 있으며, 성직자들에 대한 반감도 가파르게 높아가고 있다. 국민들의 이런 분위기는 97년의 대선이나 올 2월의 총선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슬람 성직자들이 중심이 된 보수파를 멀리하고 하타미 진영의 개혁파에 전폭적인 지지표를 던진 것이다.
이란으로 몰래 들어온 마약은 보통 이웃나라인 쿠웨이트로 흘러들어간다. 이 때문에 쿠웨이트의 마약문제도 이란 못지 않게 심각하다. 쿠웨이트에는 약 3만여명의 마약중독자와 1만5천여명의 마약 사범이 수감돼 있는 상태다. 쿠웨이트 중앙교도소에 갇혀 있는 2천여명의 절반 정도가 마약 사범들이며, 형사 사건의 절반 정도가 마약 관련 범죄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만도 27명이 마약중독으로 사망했다.
동병상련이랄까. 이란과 쿠웨이트 양국은 마약을 뿌리뽑기 위해 국경 단속에 보조를 맞추는 등 공동전선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다른 걸프 연안국들도 마약 단속에 온힘을 쏟고 있다. 아랍에미리트공화국은 ‘마약투쟁위원회’까지 만들어 마약류 범죄 신고자에 대한 보상제도와 마약중독자 재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르노 범람의 주범은 인터넷
포르노의 범람도 중동 국가의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갈수록 위성 수신 안테나와 컴퓨터 보급률이 높아지고, 네티즌이 증가하면서 포르노 애호가들이 우후죽순으로 늘고 있다. 사우디 당국은 올해만도 몇 차례에 걸쳐 포르노 테이프를 몰래 빌려주던 외국인 불법 대여업자들을 체포했다. 이들이 갖고 있던 테이프만도 수십만개에 이른다. 위성방송 채널 중 포르노방송을 내보내는 채널은 아랍어 안내자막까지 서비스한다. 이들 방송은 적게는 10개 안팎, 많게는 20∼30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우디 등은 자국내의 모든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 회선들이 정부의 중앙 제어장치(node)를 통과할 때 포르노 등 문제 사이트를 제어하고 있다. 하지만 포르노 사이트 운영자의 특성인 ‘치고 빠지기식 작전’을 당해낼 재간이 없다. 중동 국가들의 이슬람주의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암만=김동문 통신원yahiya@hanimail.com

(사진/개혁·개방은 퇴폐문화의 확산이라는 역효과도 일으켰다. 이슬람교가 금지하는 화장을 하고 있는 이란 소녀들)
이러던 터에 개혁·개방의 급물살을 타고 위성방송과 인터넷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젊은이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들 매체를 통해 갑작스럽고도 은밀하게 들이닥친 퇴폐·향락의 문화는 상당수의 10대들과 젊은이들을 마약과 포르노에 탐닉하며 매매춘에 몸을 던지게 만들었다. 이런 현상은 특히 이란이 심하다. 지난 7월5일 테헤란시 문화예술기구 총책임자가 만든 청소년 실태 보고 자료에 따르면 5t의 마약이 매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팔려나가고 있다. 마약 중독자는 어린 초등학생을 포함해 200만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당국은 추정한다. 이란 당국은 지난 한해만도 740명의 마약 밀수자를 붙잡았다. 총기와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이들과의 총격전에서 174명의 경찰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사진/과감하게 청바지를 입은 이란의 젊은 여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