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분쟁 | 필리핀]
코앞에 다가온 필리핀 정부- 모로이슬람해방전선 평화협정 서명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희망은 있다. 다가오는 10월, 필리핀 정부와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이하 모로)이 평화협정에 서명하리라는 기대가 다가온다.
“아로요는 일관성 있는 명쾌하고 즉각적인 행동을 취해 자신이 무엇보다 민다나오의 평화를 바란다는 뜻을 시민들에게 몸으로 보여야 한다. 이게 명료한 정책이고 유일한 전략이다.” 한 칼럼에서 지적한 걸 뒤집어보면, 그동안 아로요의 흐지부지한 태도 탓으로 필리핀 사회 전체가 헷갈리고 있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외국 중재단이 모로와 만나 협상을 시도하고 있는 시간에 필리핀 정부군은 잠보안가 반도와 라나오 델 노르테주에서 모로를 ‘테러리스트’라 외치며 맹추격하고 있었다.
부시가 협정 조인식에 한자리 차지? 이건 모로 사안에 접근하는 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없었다는 증거다. 특히 모로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군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군부 내 ‘매파’들이 시계를 흐려놓는 주인공들이다. 그러나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군사적 해법은 없다는 게 대다수 합리적인 군 지휘관들과 정부 관리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이 ‘비둘기파’들은 순교자 하나가 발생할 때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전선으로 모여들면서 분쟁이 더 격화되던 모로의 전통을 강조해왔다. 이들은 또 1978년 살라맛 하심이 필리핀 남부에 순결한 이슬람국가 건설을 목표로 창설한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이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해왔다.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런 환경 속에서 현재 모로 정치국 부의장 가자리 자아팔이 마닐라 주재 미국대사관과 평화회담을 놓고 긴밀히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대 대신 최고 외교관 파견’이라는 논리를 업은 미국의 개입은 지난 5월 “미국은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는 대신 평화 중재자로 나서라”는 아퀴리노 피멘텔 상원의원의 요구가 상원에서 받아들여지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5월19일 부시와 아로요는 ‘미국이 평화협상 과정에 필요한 외교적·재정적 지원을 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부시는 민다나오 복구와 개발을 위해 5천만달러를 약속하기도 했다. 말하자면 국내적 요인보다는 국제적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는 민다나오 평화협상을 놓고 기자들과 전문가들 사이에는 평화협정이 10월 중에 성사될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다뉴스> 칼럼니스트 파트리치오 디아스 같은 이들은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첫째, 10월에 필리핀을 방문할 부시가 협정 조인식에 한자리를 차지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점, 둘째 10월16~19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열리는 3년 단위 이슬람협의기구(OIC) 회의에서 평화협정 중재자로 나선 마하티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평화중재자’로서 인상을 굳히고 싶어한다는 점.”
디아스 같은 현지 전문가들은 외부적 요인에 맞춰 시간에 쫓긴 평화협정이 될 가능성이 큰 10월 이벤트의 실효성에 의문을 단다. 그리고 민다나오와 무슬림 문제를 설명할 정부의 협상 초안은 추후 중립으로 되돌아갈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의 장래와 맞물려 여전히 의혹의 대상이기도 하다.
베네딕토 바카니 변호사는 “정부와 모로의 협상 역사는 실체 없는 수사학으로 배가 불렀던 기억 밖에 없다”며 부정적으로 내다보기도 한다.
정부가 모로 전사들에게 총을 놓고 무장항쟁을 포기하라는 욕심만 지닌다면, 마찬가지로 모로 지도자 살라맛 하심이 “내가 죽더라도 투쟁은 영원할 것이다. 모로의 땅에 수많은 성전의 씨앗들을 뿌려놓았다”는 존경할 만한 성구만 되풀이한다면, 10월 평화협정은 다시 한번 역사를 기만한 사건으로 끝나고 말 것이다.
부시가 협정 조인식에 한자리 차지? 이건 모로 사안에 접근하는 정부 정책에 일관성이 없었다는 증거다. 특히 모로를 테러리스트로 규정해 군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군부 내 ‘매파’들이 시계를 흐려놓는 주인공들이다. 그러나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군사적 해법은 없다는 게 대다수 합리적인 군 지휘관들과 정부 관리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이 ‘비둘기파’들은 순교자 하나가 발생할 때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전선으로 모여들면서 분쟁이 더 격화되던 모로의 전통을 강조해왔다. 이들은 또 1978년 살라맛 하심이 필리핀 남부에 순결한 이슬람국가 건설을 목표로 창설한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이 오사마 빈 라덴의 알카에다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해왔다. 테러리스트가 아니라는 말이다.

사진/ 민다나오섬에서 작전 중인 미군. 미국은 모로이슬람해방전선이 알 카에다와 관련돼 있다고 주장해왔다.(Mike Perez)

마닐라= 마리테스 시손(Marites Sison) | 칼럼니스트·필리핀대 언론학과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