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분쟁 | 스리랑카]
휴전협정 파트너를 선택하기 위한 휴전… 쿠마라퉁가 대통령보다 위크레마싱헤 총리 원해
스리랑카 정부와 타밀타이거(LTTE)가 휴전협정을 맺은 2002년 2월은 무척 황홀했다. 20년 가까이 온 섬을 피로 물들인 분쟁이 끝난다는 사실 앞에서 시민들은 기뻐 어쩔 줄 몰랐다. 물론 시민들 사이에는 염려도 있었다. 그동안 3차례에 걸친 휴전협정이 번번이 깨지면서 분쟁이 더욱 격화된 과거를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지난 4∼8월에 스리랑카의 기적 같은 평화가 깨질 수도 있는 위태로운 상황을 맞았다. 4월 들어 타밀타이거는 정부와 평화회담을 연기해버렸고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던 회의까지 거부해버렸다. 게다가 타밀타이거는 타밀 정당원 50여명을 살해했고, 한편으로는 국제휴전감시단의 휴전협정 위반 경고를 무시한 채 정부군 영내에 불법으로 병영을 건설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
호전적인 쿠마라퉁가 대통령 그러나 최근 들어 타밀타이거는 전략을 재고했다. 그들은 정부를 이해하고자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렇게 해서 평화회담이 이른 시일 안에 재개될 수 있으리란 추측을 낳았다. 타밀타이거가 현 정부와 협상을 지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를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이끄는 야당보다 더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왔다.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경쟁자인 위크레마싱헤 총리가 사인한 휴전협정을 놓고 지나치게 많은 힘과 영토를 타밀타이거에게 안겨줬다며 자주 비판해왔다.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또 터놓고 호전론을 내세우는 인민해방전선(JVP) 같은 정당들과 선거 동맹을 맺으려 하고 있다. 마르크시즘과 싱할리 민족주의를 내건 인민해방전선은 스리랑카 주류 싱할리족 가운데 극빈층과 싱할리 불교를 최상으로 여기는 승려들을 텃밭으로 삼은 정당이다.
그럼에도 이번 휴전협정은 지난 몇 차례 경우보다 훨씬 견고해 보인다. 무엇보다 섬 북부의 타밀 시민들과 남부의 싱할리 시민 대다수가 이번 휴전협정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들에 따르면 85% 넘는 시민들이 이 평화 과정을 지지했다. 또 노르웨이 정부가 중재자 노릇을 하는 가운데 국제사회가 날카롭게 휴전협정을 관찰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타밀 시민과 타밀타이거는 모두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1995년 평화회담이 깨지자, 이른바 ‘평화를 위한 전쟁’을 내걸고 무자비하게 퍼부었던 공격을 씁쓸히 기억하고 있다. 그로부터 타밀 주류 시민들이 살아온 섬 북부와 동부 대부분 지역은 정부군의 공격으로 잿더미가 되었다. 타밀타이거가 야당들 틈에서 힘겹게 정치적 몸부림을 치고 있는 현 위크레마싱헤 총리 정부를 너무 세게 밀어붙일 수 없는 까닭도 바로 그 기억에서 출발했다.
현실적으로도 타밀타이거로서는 위크레마싱헤 총리 정부가 개헌에 필요한 의석 3분의 2를 지니지 못했음을 잘 알고 있다. 게다가 위크레마싱헤 총리 정부는 언제든 여당을 흔들 수 있고 또 의회를 해산할 수 있는 힘을 지닌 적대적인 쿠마라퉁가 대통령과 마주쳐왔다. 그런 까닭에 타밀타이거는 불안정한 요인 없이 2005년까지 기다릴 준비를 해왔고, 바로 이번 휴전협정이 쉽사리 깨지지 않는 결정적인 요인도 거기에 숨어 있다. 2005년 선거는 타밀타이거뿐 아니라 스리랑카 현대사에서도 가장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이 될 것이다. 완전한 휴전도 평화정착도 모두 2005년 선거에 달렸다. 평화를 바라는 이들 사이에는 쿠마라퉁가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위크레마싱헤 총리가 그 자리를 차지했으면 하는 바람을 숨기지 않는다. 타밀타이거는 지금 휴전을 통해 휴전협상의 파트너들을 선택하고 있다.
호전적인 쿠마라퉁가 대통령 그러나 최근 들어 타밀타이거는 전략을 재고했다. 그들은 정부를 이해하고자 진지하게 노력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렇게 해서 평화회담이 이른 시일 안에 재개될 수 있으리란 추측을 낳았다. 타밀타이거가 현 정부와 협상을 지속하는 가장 큰 이유는 라닐 위크레마싱헤 총리를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이 이끄는 야당보다 더 선호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왔다.

사진/ 20년 가까이 스리랑카를 피로 물들여온 분쟁은 이제 끝날 것인가. 동료들의 무덤에서 슬퍼하는 타밀타이거 여전사들.(GAMMA)

콜롬보= 수마두 위라와르네(Sumadhu Weerawarne) | <아일랜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