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체는 지금]
민간차량에까지 게양 강요하며 검문검색… 불응할 경우엔 반군 게릴라로 몰아
대아체 계엄군사작전이 13주째로 접어들고 있다. 8월15일, 그러니까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 이틀 전 아체 사람들은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 그 선물은 인도네시아 국기 게양과 검문검색이었다. 5월19일 계엄령 선포와 함께 계엄군 당국은 도심지 모든 건물에 인도네시아 국기 게양을 의무화했다. 그리고 8월17일 독립기념일이 가까워지면서 아체의 모든 민가에까지 24시간 국기 게양을 강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계엄군의 끝없는 애국심은 마침내 아체의 모든 민간 차량에까지 국기 게양을 의무화시켰다. 그 다음은 검문과 검색 강화로 이어졌다. 사람이든 차량이든 모조리 뒤지기 시작했고, 만약 국기가 휘날리지 않는 자동차나 국기를 상징하는 적백 주민증을 소지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조리 체포했다. 계엄군의 사고는 명료하고도 단순했다. “적백기가 휘날리지 않는 집과 차량과 사람은 모두 자유아체운동 조직원이다!”
자유아체운동 거점 공격했으나 허탕
이렇게 아체에서는 국기와 국민을 동일시하는 전근대적 전체주의 유령이 되살아났다. 지난 금요일, 메단∼아체를 잇는 국도는 아예 길이 막혀버렸다. 계엄군과 경찰이 차량 하나하나를 세워놓고 속옷까지 뒤지는 혹독한 검문검색을 벌인 탓이다. “자유아체운동이 독립기념일 행사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에 강도를 높였다.” 반다아체 경찰청장 알폰스 토루후라는 같은 날, 적백 특수신분증 발급 대상인 262만5976명의 주민 가운데 73%에 해당하는 192만4976명이 수령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리고 아체 전역은 적백기로 완전히 뒤덮였다. 계엄군이 강제로 아체 주민들에게 인도네시아로의 통합을 원한다는 걸 국기 게양으로 증명하라는 셈이다.
이렇게 국기가 휘날리고 검문검색이 강화된 가운데, 지난주 계엄군은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자유아체운동 사령관 무자킬 마나프의 거점인 북부 아체 두순 콧 아린을 공격했다. 그러나 ‘에너미 넘버 원’ 무자킬은 이미 사라진 뒤였고 계엄군은 몇몇 장비를 줍는 데 그쳤다. 인도네시아 정부군은 크게 실망했다. 4만명이 넘는 별별 특수부대에 현대식 무기를 총동원하고도 지난 13주 동안 무자킬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계엄군 당국은 자카르타 시민들에게 ‘개망신’을 당했다.
무자킬은 고사하고 아체 마을들마저 계엄군이 장악하지 못한 사실도 드러났다. 지금까지 정보를 종합해보면 정부군이 3236개 마을을, 자유아체운동이 1625개 마을을 각각 수중에 넣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1245개 마을은 여전히 ‘회색지대’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계엄군은 총력전을 거듭거듭 강조하고, 자유아체운동은 무자킬 유고시를 대비해 그동안 대변인 노릇을 해왔던 소피안 다우드를 말레이시아로 빼돌려 장기전 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주 동안 계엄군사작전으로 이미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잃고 난민촌에서 하루살이 인생을 살아가고, 739개 학교가 불타버려 많은 아이들이 길바닥을 헤매고 있지만, 아체 사람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군이 사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사실을 입 밖에도 내지 않는다. 국기를 걸라면 걸고, 집을 떠나라면 떠날지언정. 그것이 지난 26년 동안 아체 사람들이 익혀온 생존법이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주장하는 인도네시아 국민들인 아체 사람들에겐 자유도 독립도 모조리 죽음이나 고통과 일치하는 말로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아흐마드 타우픽(Ahmad Taufik) | 시사주간지 <템포> 기자

아흐마드 타우픽(Ahmad Taufik) | 시사주간지 <템포> 기자
이렇게 아체에서는 국기와 국민을 동일시하는 전근대적 전체주의 유령이 되살아났다. 지난 금요일, 메단∼아체를 잇는 국도는 아예 길이 막혀버렸다. 계엄군과 경찰이 차량 하나하나를 세워놓고 속옷까지 뒤지는 혹독한 검문검색을 벌인 탓이다. “자유아체운동이 독립기념일 행사를 방해할 수도 있다는 염려 때문에 강도를 높였다.” 반다아체 경찰청장 알폰스 토루후라는 같은 날, 적백 특수신분증 발급 대상인 262만5976명의 주민 가운데 73%에 해당하는 192만4976명이 수령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리고 아체 전역은 적백기로 완전히 뒤덮였다. 계엄군이 강제로 아체 주민들에게 인도네시아로의 통합을 원한다는 걸 국기 게양으로 증명하라는 셈이다.

사진/ 전역이 인도네시아 국기로 뒤덮인 아체. 계엄군사당국은 인도네시아 국기 게양을 계엄령으로 발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