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지원하는 미군의 민간군사기업 비중 날로 커져… 모병·훈련부터 취사·세탁까지
1991년 걸프전에 투입된 미군은 모두 71만1천명이었다. 올봄 이라크전을 치른 미군은 48만7천명이었다.
13년새 이라크와의 전쟁에 투입된 미군 수는 32%가 줄었다. 군인들의 빈자리를 과학기술과 민간군사기업(PMCs·Private Military Companies)이 메웠다. 걸프전 때는 민간군사기업 직원 1명당 군인 50~100명꼴이었으나 이라크전에서는 민간군사기업 1명당 군인 10명일 정도로 미군의 민간군사기업 의존도가 높아졌다.
이라크전 동안 미군의 갖가지 첨단무기는 화제였지만 민간군사기업은 관심 밖이었다.
국제문제에 웬만큼 관심이 있는 사람도 민간군사기업은 낯설다. 최근 독일의 시사 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과 미국의 격주간지 <포천>은 민간군사기업의 연간 수주액이 350억달러(약 45조원)에 이르며 연평균 10~15%씩 불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간판급 민간군사기업인 딘코(DynCorp) 매출액이 5년 전 수백만달러에서 2002년 23억달러로 급팽창했다.
이라크 재건도 깊숙이 관여 민간군사기업들은 모병업무, 군사훈련, 기지 내 잔디밭 관리, 쓰레기수거, 경호업무, 소프트웨어 설치·운영, 중장비 공급, 항공기와 헬기의 유지·보수, 식품조달, 식당운영, 세탁, 우편업무 등 전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군 행정업무를 맡고 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신병 모집도 민간기업들이 한다. 이들 주에서는 정복 차림의 엄숙한 모병관이 아니라 MPRI 등 미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2개 민간군사기업 직원들이 신병을 뽑고 있다. 국방부는 민간군사기업들이 미군에 대한 군사훈련과 전쟁연습(워게임) 장비를 제공하고 운영해주는 대가로 연간 40억달러, 미국 내 10개 주에서 60개 모병소를 운영하는 대가로 1억7100만달러를 내고 있다. 민간군사기업은 미 국방부의 집중과 분산, 몸집 줄이기(다운사이징), 바깥에 일 돌리기(아웃소싱)의 결과물이다. 지난 10년 동안 미 행정부는 ‘국방부만이 할 수 있는 전투에만 주력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우고 각종 부수 기능을 민영화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수석 자문관인 켄 크리그는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더 이상 정부의 핵심 역량이 아니다. 당국이 모든 것을 다 수행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연구원 P. 싱어도 “국지적 분쟁이나 갈등이 끊이지 않는 한 민간군사기업의 일은 늘어날 것이다. 과거에는 국가가 군사력의 사용을 독점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민간군사기업은 이라크전 전투준비부터 전후 복구작업까지 관여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딘코는 미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한 뒤 평화유지와 이라크 재건에도 깊이 개입하고 있다. 딘코는 전쟁 중에 탱크 수리·유지를 맡았다. 미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한 뒤에는 이라크 경찰을 훈련시키는 10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딘코는 미국 전문가 1천명을 이라크로 보내 이라크 경찰을 훈련시키고 있다. 위험한 임무로 직원 희생되기도 딘코는 95년 군사분야에 진출해 코소보 전쟁 당시 세르비아군에 맞서는 크로아티아군을 훈련시켰고 탈레반이 쫓겨난 뒤 아프가니스탄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경호를 담당했다. 또 중남미의 하이티 경찰을 훈련시켰으며 아프가니스탄 경찰을 자문하고 있다. 미국이 민간군사기업에 외국 군대와 경찰 훈련을 맡긴 것은 △미군을 배치할 때처럼 의회와 여론의 감시를 받지 않고 △미군이 죽거나 다칠 경우 겪는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고 △냉전이 끝난 뒤 전역 군인들에게 취업기회 제공 등 장점 때문이다. 딘코는 2000년 미국이 남미에서 벌이는 ‘마약 전쟁’에도 참여했다. 이 회사는 MPRI 등 6개의 미국 기업과 함께 콜롬비아 경찰과 마약퇴치군을 훈련시키고 미 국방부로터 연 12억달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콜롬비아에서 항공기로 코카인 재배 지역 감시, 마약 밀매자 감시 등을 한다. 2만3천명의 딘코 직원은 대부분 전직 군인이다. 이들이 콜롬비아와 아프가니스탄에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어 미국 언론으로부터 ‘어두운 기업’(shadowy company)이라 불리기도 했다. 딘코 본사 출입구에는 위험지역에서 희생된 직원을 기리는 검은색 깃발이 성조기와 함께 걸려 있다. 딘코의 최고경영자인 폴 롬바르디는 <포천> 인터뷰에서 “미군이 우리 없이 싸울 수도 있지만 그것은 매우 힘겨운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간군사기업인 큐빅은 5월3일 발행한 홍보물에서 “우리는 이라크전 개전에 파병될 미군들에게 이기기 위한 군사기술을 주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했다. 우리는 전투훈련의 목표를 군인들이 91년 걸프전처럼 그들의 임무를 완수하고 가족과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으로 잡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 회사 직원 72명은 지난해 10월 이라크전에 참전한 미 3사단 1여단 3천명, 제101공수 3여단 등을 훈련시켰다. 이들 부대 지휘관들은 바드다드를 점령한 뒤 “큐빅으로부터 받은 질 높은 훈련이 이라크 작전의 성공에 큰 도움이 됐다”고 칭찬했다. 큐빅은 이라크전을 앞두고 미군들에게 전투 시뮬레이션, 실전훈련 등을 집중적으로 시켰다. 큐빅은 90년대 미 국방부와 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을 대상을 한 군대훈련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민간군사기업으로 유명해졌다.
쿠웨이트 아르프잔 미군기지에 있는 병사들은 취사병이 아니라 민간군사기업인 켈로그 브라운 앤드 루트(KBR)의 요리사가 만든 음식을 먹는다. 이 회사는 기지의 세탁, 쓰레기처리, 우편업무 등을 맡고 있다. KBR는 90년대 코소보 전쟁 때 발칸반도에 주둔한 미군 2만명의 식사, 먹는 물, 세탁, 우편 등을 독점했다. 이 회사는 99년부터 미군에 4200만끼의 식사와 360만 봉지의 세탁물 처리를 해주고 30억달러를 받았다.
직원 무장과 포로인정 여부 등 논란
KBR는 미국 정부로부터 7700만달러 규모의 이라크 유전 진화와 복구 등 재건 사업권을 따냈다. 이 회사의 모회사는 핼리버튼이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은 1995~2000년 핼리버튼의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다. <포천>은 3월 초 이라크 재건사업이 본격화되면 미국 정부와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민간군사기업들의 활동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간군사기업은 미국 안 수주활동뿐 아니라 중남미, 발칸, 중동 등 전쟁이나 분쟁지역이면 어김없이 등장하고 있다.
한편, 전쟁터와 분쟁지역에 전투병과 동행하는 민간군사기업의 직원들이 늘어나면서 △전장에 투입되는 민간군사기업 직원들도 무장을 할 수 있는가 △이들이 적군에 잡히면 전쟁포로로 대접과 제네바 협정을 적용받을 수 있는가 등이 새로운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 2월 콜롬비아에서 미국 사람이 탄 비행기가 떨어져 1명이 숨지고 3명이 반군에 인질로 잡혔다. 애초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알려진 미국인 3명은 미 행정부와 계약한 미국의 한 민간군사기업 직원으로 밝혀졌다. 군인 구실을 하는 민간군사기업 직원은 민간인인가, 군인인가. 생각할수록 알 듯 말 듯하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사진/ 이라크 경찰을 훈련시키는 미군. 이라크 치안유지와 경찰훈련 등의 업무는 점차 민간군사기업으로 이양되고 있다.(GAMMA)
이라크 재건도 깊숙이 관여 민간군사기업들은 모병업무, 군사훈련, 기지 내 잔디밭 관리, 쓰레기수거, 경호업무, 소프트웨어 설치·운영, 중장비 공급, 항공기와 헬기의 유지·보수, 식품조달, 식당운영, 세탁, 우편업무 등 전투를 제외한 대부분의 군 행정업무를 맡고 있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신병 모집도 민간기업들이 한다. 이들 주에서는 정복 차림의 엄숙한 모병관이 아니라 MPRI 등 미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2개 민간군사기업 직원들이 신병을 뽑고 있다. 국방부는 민간군사기업들이 미군에 대한 군사훈련과 전쟁연습(워게임) 장비를 제공하고 운영해주는 대가로 연간 40억달러, 미국 내 10개 주에서 60개 모병소를 운영하는 대가로 1억7100만달러를 내고 있다. 민간군사기업은 미 국방부의 집중과 분산, 몸집 줄이기(다운사이징), 바깥에 일 돌리기(아웃소싱)의 결과물이다. 지난 10년 동안 미 행정부는 ‘국방부만이 할 수 있는 전투에만 주력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우고 각종 부수 기능을 민영화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수석 자문관인 켄 크리그는 “민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더 이상 정부의 핵심 역량이 아니다. 당국이 모든 것을 다 수행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연구원 P. 싱어도 “국지적 분쟁이나 갈등이 끊이지 않는 한 민간군사기업의 일은 늘어날 것이다. 과거에는 국가가 군사력의 사용을 독점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민간군사기업은 이라크전 전투준비부터 전후 복구작업까지 관여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딘코는 미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한 뒤 평화유지와 이라크 재건에도 깊이 개입하고 있다. 딘코는 전쟁 중에 탱크 수리·유지를 맡았다. 미군이 바그다드를 점령한 뒤에는 이라크 경찰을 훈련시키는 10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딘코는 미국 전문가 1천명을 이라크로 보내 이라크 경찰을 훈련시키고 있다. 위험한 임무로 직원 희생되기도 딘코는 95년 군사분야에 진출해 코소보 전쟁 당시 세르비아군에 맞서는 크로아티아군을 훈련시켰고 탈레반이 쫓겨난 뒤 아프가니스탄 하미드 카르자이 대통령 경호를 담당했다. 또 중남미의 하이티 경찰을 훈련시켰으며 아프가니스탄 경찰을 자문하고 있다. 미국이 민간군사기업에 외국 군대와 경찰 훈련을 맡긴 것은 △미군을 배치할 때처럼 의회와 여론의 감시를 받지 않고 △미군이 죽거나 다칠 경우 겪는 정치적 부담을 덜 수 있고 △냉전이 끝난 뒤 전역 군인들에게 취업기회 제공 등 장점 때문이다. 딘코는 2000년 미국이 남미에서 벌이는 ‘마약 전쟁’에도 참여했다. 이 회사는 MPRI 등 6개의 미국 기업과 함께 콜롬비아 경찰과 마약퇴치군을 훈련시키고 미 국방부로터 연 12억달러를 받고 있다. 이들은 콜롬비아에서 항공기로 코카인 재배 지역 감시, 마약 밀매자 감시 등을 한다. 2만3천명의 딘코 직원은 대부분 전직 군인이다. 이들이 콜롬비아와 아프가니스탄에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어 미국 언론으로부터 ‘어두운 기업’(shadowy company)이라 불리기도 했다. 딘코 본사 출입구에는 위험지역에서 희생된 직원을 기리는 검은색 깃발이 성조기와 함께 걸려 있다. 딘코의 최고경영자인 폴 롬바르디는 <포천> 인터뷰에서 “미군이 우리 없이 싸울 수도 있지만 그것은 매우 힘겨운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 큐빅은 이라크전 참전 미군을 훈련시킨 사실을 홍보했다.

사진/ 5월12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발생한 외국인 거주지역 자살 테러 공격 때 34명이 사망했다. 이 중 미국인 8명은 민간군사기업 노드럽 그루먼사의 직원이었다.(SYG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