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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비구니 불법, 그건 전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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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5-0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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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텝 디록 스님(최고승가회의 의원)

지켜야 할 계가 비구보다 더 많아 너무 힘들어… 되고 싶으면 외국으로 나가시라

비구니 문제에 대해 강경파로 소문난 텝 디록 스님은 뜻밖에도 조용한 소녀처럼 부드러운 인상을 지녔고, 똑같은 질문을 여섯번이나 던졌는데도 그때마다 자상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 왜 비구니는 안 되나.


= 그건 내 뜻이 아냐. 불법에서 그렇게 가르쳐왔고, 그렇게 전통처럼 내려오고 있어.

- 붓다도 비구니를 받아들였는데?

= 시대가 달라. 그리고 중간에서 비구니 맥이 끊어져 버렸잖아. 비구는 여성에게 계를 줄 수 없다고 규정해놓은 1928년 승가최고위원회 명령을 따라야 해. 그래서 비구니가 비구니 계를 줘야 하는데 지금은 없잖아.

- 여성과 남성이 다르다는 차원에서 비구니를 보는가.

= 똑같애. 다만 붓다가 처음에 거부했듯이, 수행이 고통스러워 여성을 보호하겠다는 거야.

- 비구니가 되려는 여성들은 그런 보호를 원하지 않을 텐데?

= 가령, 멀고 험한 길을 여행한다든지, 움막에서 혼자 수행한다든지 하는 일들은 위험해.

- 요즘 교통이 발달해서 여성들도 멀리 다니고 간 큰 이들은 혼자 산에 머물기도 하는데?

= 아무튼, 비구들 227계보다 지켜야 할 계가 311개나 되는 비구니는 너무 힘들어. 그걸 견뎌낼 수가 없어.

- 담마난다 스님 같은 이들은 잘해내고 있다는데?

= 그럼, 비구니를 인정하는 곳에 가서 받으면 돼. 타이 불교에선 안 돼.

- 타이 헌법이 성 평등을 규정해 놓았는데 “비구니는 절대 안 돼”라고 하면, 사회법과 종교법이 충돌을 일으키는 게 아닌가.

= 충돌 같은 거 없어. 지나는 사람들 붙잡고 물어봐. 이게 충돌하고 있는 건지. 타이 사회 전체가 전통적으로 받아들여온 문화 같은 거야.

방콕·나콘 파톰=글·사진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 asianetwork@new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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