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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경찰서 안에서 린치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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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3-04-0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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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밤방 하리무트리(Bambang Harimutri) <템포> 편집장

경찰청장도 설설 긴 재벌 총수의 앞잡이… 군의 언론 제압 위한 마지막 포석

사진/ 정문태
편집실로 찾아온 경찰로부터 하루종일 조사를 받은 다음, 잠깐 화장실 한번 다녀온 뒤 다시 기자와 밤늦도록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만큼 정력적인 밤방은 <템포>를 공격한 ‘폭도’들로부터 오히려 허위사실 보도 혐의로 형사고발당했다.

- <템포>, 또?


= 야아, 이번에는 좀 달라. 떼지어 몰려와 ‘땡깡’ 부리고 돌 던지고 하는 데는 이골이 났지만, <템포>를 공격한 놈들이 오히려 날 형사고발했으니…. 이거 콩밥 먹게 생겼어!

- 맞았다며? 그것도 경찰들이 빤히 보는 앞에서.

= 경찰서 사무실에서야. 경찰서, 경찰서 안에서! 경찰 4명이 지켜보는 데서 맞았지. 머리도 맞고 배도 맞고…. 한 3분쯤. 그래도 경찰이란 놈들이 지켜보고만 있던데.

- 그래도 피는 안 났던 모양인데, 그뿐인가?

= 왜, 내가 죽기라도 해야 기삿거리가 된다는 뜻인가? 사실은 죽을 뻔했지. 그 데이비드(알타 그라하 그룹 총수 토미의 앞잡이격)란 놈이 날 죽이겠다고 경찰서 안에서 “내 권총 가져와”라고 명령까지 하던데?

- 경찰이 천하의 <템포> 편집장을 그렇게까지 박대할 줄이야. 거참 부끄러웠겠다.

= 나, 거의 까무러쳤지! 함께 끌려간 데이비드가 조무래기들에게 “우리가 기부한 경찰 등(燈)과 지갑을 당장 회수해버려”라고 소리치며 경찰청장에게 직통전화를 걸어 세를 과시했어. 그 무선 전화기를 조사경찰에게 넘겨주니 경찰이란 놈들이 벌떡 일어나 전화를 받더군.

- 어떻게 할 건가

= 지면 감방에 가는 거지. 돌아가는 꼴이 장담할 수 없어. 어제 의회에서 이번 사건을 놓고 나와 데이비드란 놈과 그 주인인 토미에다 경찰총수까지 모두 등장해 증언도 하고 했잖아. 그런데 경찰은 말할 것도 없고 의원이란 놈들도 모조리 토미쪽으로 쏠려 있던데 뭘.

- 최근 돌아가는 꼴을 볼 때, 이번 <템포> 사건은 재벌과 밀착해온 군(경찰세력 포함)이 마지막 저항세력인 언론을 제압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염려들 하는데, 큰 그림으로 한번 보자.

= 증거가 없어 아직 좀 이르긴 한데, 그런 개연성을 따져보고 있다네. 이 시점에서 군(경찰)과 결탁해온 토미가 움직인 걸 우연으로 보긴 힘들지 않겠어? 정치권도 그쪽으로 쏠리는 걸 보니, 뭔가 읽었다는 생각이 들고. 아무튼 대비할 필요가 있는 시점인 건 분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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