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아시아>
아시아의 20대가 말하는 아시아의 20대… 왜 젊은 남성들조차 성공한 여성을 두려워하는가
‘아시아 네트워크’는 아시아인의 삶과 이야기를 여과 없이 전하는 새 기획 ‘채팅! 아시아’를 새로이 시작합니다. 그동안 ‘아시아 네트워크’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온 젊은 20대 여기자 유니스 라오(싱가포르)가 참석자를 물색하고 채팅을 직접 진행할 예정입니다. 독자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채팅방 개설자: 유니스 라오(싱가포르)
참가자: 누룰(인도네시아), 패트릭(싱가포르), 유안콴(대만), 비니타(인도)
날짜: 2003년 2월7일
누룰: 하이, 유니스. 나 들어왔어.
유니스: 하이야!!! 용케 찾아왔군. 지난번엔 애먹더니.
누룰: 후유… 이번에도 겨우야. 속도가 느려. 근데 모두들 왔어
유니스: 비니타는 미팅이 있대. 유안콴은 방금 법정 들머리에서 혐의자가 도망쳐 난리가 난 모양이고…. 무슨 드라마 같아. 하여튼 시작하자.
누룰: 흥분! 사실은 나도 일거리가 밀렸는데…. 좋아!
유니스: 안녕, 모두들. 인사부터 나누시지. 비니타와 유안콴은 곧 들어올 거라고 연락이 왔고.
누룰: 안녕, 모두들.
패트릭: 하이.
유안콴: 하이. 남자에게 목맬 까닭이 없어졌지! 유니스: 자,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서, 우리 아시아 20대가 지닌 특별한 게 뭐 있을까
유안콴: 틀에 얽매이지 않는 대담성으로 할 일을 찾아간다는 것. 내 친구들 가운데 전통적 가치관으로 경력을 쌓아가겠다는 이들이 매우 드물어. 가장 친한 놈은 탁월한 핵기술자인데, 모든 걸 팽개치고 골짜기로 들어갔어. 자원봉사자로.
패트릭: 독립성 아닐까, 특히 여성쪽으로 가면 눈에 띄게 많은 여성들이 교육받고 또 전문적 직업을 지닌 탓에 재정적 면만 놓고 따진다면, 우리 부모세대처럼 남자들에게 목맬 까닭이 없어졌다는 뜻에서.
누룰: 정보기술(IT). 이것 하나로 우리 부모세대와는 적어도 30년 정도 격차가 벌어져버린 듯해.
유니스: 유안콴, 왜 네 친구는 골짜기로 떠났어
유안콴: 기계보다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더 좋대. 대학 때부터 그 친구는 산족들을 돕기 시작했지.
비니타: 하이, 모두 안녕. 늦어서 미안해!
유니스: 자, 패트릭 말을 따라가 보면, 우리 세대 여성들에게 남편보다는 독립적인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건데, 비니타와 누룰은
비니타: 내 생각엔 그게 둘이 아니야. 우린 일과 결혼, 그 둘을 다 할 수 있어.
유안콴: 동의! 내 아내도 그 둘을 다 해치웠어..
패트릭: 하하하, 좋은 말씀!
비니타: 결혼, 이걸 부정할 필요도 없고, 단지 결혼하더라도 독립해서 수익이 있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
누룰: 난, 전통적인 이유로 아직 미혼일 뿐인데! 남자가 없으니!
비니타: 맞는 말이야! 나도야! 근데 급할 것도 없고, 또 주변을 보니 결혼해서 재난을 겪는 이들이 너무 많고 해서….
유니스: 남성 여러분, 여성해방이란 건, 에… 이렇게 그가 당나귀임을 알았을 때 그 당나귀와는 결혼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하자면 선택적인 것!
비니타: 하하하하! 유니스, 일생 동안 당나귀와 함께 살며 당나귀 울음소리를 내지 않겠다는 거지!
패트릭: 부모세대들에 비해 우리 세대에선 결혼이 점점 늦어지는 것 같지
누룰: 그런 것 같아. 난 이력을 쌓아가다 보니 결혼이 뒤로 밀리는 것 같은데.
유니스: 왜, 누룰
누룰: 많은 일을 해야 하고, 그런 날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좀처럼 찾기가 힘들어. 아시아 남성들의 케케묵은 문제 비니타: 인도 사나이들 말인데, 한마디 하고 넘어가야겠어. 그이들은 성공한 여성이나 멋진 여성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여. 슬픈 사실이야.
누룰: 비나타, 인도뿐 아냐. 여기, 인도네시아도.
유니스: 이게, 아시아 문제라고!
유안콴: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애쓰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유니스: 패트릭, 유안콴에게 공감하는 거야
패트릭: 아니.
유니스: 왜, 너무 열심히 일해서, 아니면 멋진 여성이 널 위협해서
패트릭: 난 성공한 여자를 원해! 난 전혀 아니지만, 많은 남성들이 그럴 수 있다고 믿어. 비니타에 찬성표!
비니타: 얍, 패트릭. 여성이 남성들을 위해 일해주기를 바라는 게 대부분 남자들이 지닌 공통적인 버릇인데, 그러니 자기보다 성공한 여자를 조종할 수 없다고 여기지.
누룰: 그래도 찾을 수 있을 거야! 옳은 남자를
유안콴: 그러면, 다른 업종은 어때 문제를 쉽게 풀기 위해.
유니스: 다른 업종이 무슨 뜻이야 유안콴, 남성을 찾지 못하는 여성은 직업을 바꿔보란 뜻인가
비니타: 하하, 기묘한 발상이다!
유안콴: 아니면, 성공의 정의를 바꾸든지
누룰: 미안해용! 유안콴, 성공의 정의를 어떻게 바꿔
유안콴: 아내와 남편이 모두 느끼는 성공 같은 건데, 다른 길이
유니스: 아내는 부엌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남편은 산업현장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서로 보충한다는 식인가
누룰: 아니면 가족을 잘 보듬는 게 여성의 성공 지표인가 남성은 그런 걸 할 수 없다는 거지
유안콴: 내 뜻은, 만약 직위와 돈 같은 걸 비교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 않겠냐라는.
비니타: 헤이, 오늘날 여성은 밥도 짓고 전쟁을 다루기도 해요!!!!! 별것도 아닌데, 뭘….
유니스: 그렇다면 유안콴, 넌 성공 대신 아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믿는 부류인가
유안콴: 물론!
패트릭: 내 결론은, 그런 것말고, 내 지성에 도전할 만한 여자를 찾고 있는 중인데, 그녀가 나보다 더 많은 $를 번다면, 그것도 좋지! 전통적 가난보다 더 가혹한 조건들 비나타: 패트릭, 내 한마디 하지. 이 세상에 너처럼 정직한 남자도 드물어….
유니스: 얍, 유안콴과 패트릭 둘 모두에게 예민한 신세대 남성상을 주자!
비니타: 엽!
누룰: 하하하!
유안콴: 야, 나는 그런 놈이야
유니스: 이쯤 하고, 다른 걸로 넘어가보자. 왜 우리 세대는 많은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찌감치 자신들 사업을 찾아나서는 걸까 이게 아시아 20대를 읽는 중요한 지점 같은데.
유안콴: “나는 잃을 게 없다” 이런 경향이 다른 세대보다 강해서지 싶은데 누룰. 접속문제로 대화방에서 사라지다 비니타: 성공하고 싶다는 거지. 우리 세대는 더 용감하게 위험부담을 안겠다는 각오를 하면서 동시에 재정적으로나 감성적으로 안전을 추구하는 이중성이 강하지 않나 싶어. 멋진 미래를 꿈꾸면서도 제한적인 자원과 총알처럼 변해가는 현실 앞에서 충격을 받기도 하면서.
유니스: 우릴 너무 낙천적이고 쉽게 가는 경향이 있다고 여기는 구세대들은 우리가 배고픔이나 가난 따위를 겪어보지 못해서 그렇다는데
비니타: 맞아. 우리가 배고파보지 못해서 게으르다는 거야!! 전혀 사실이 아닌데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짧은 시간에 성공했다는 걸 눈여겨본다면 배고픔이 결코 성공의 조건이 아니라는 말이지. 지금 속도로 따지자면 배고프고 말고 할 시간도 없잖아. 하하하하!
유안콴: 비니타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야! 사실 우리가 부딪치고 있는 현실은 전통적인 가난이나 배고픔보다 더 가혹한 조건들인데, 그걸 구닥다리 세대들이 이해하지 못할 뿐이지.
비니타: 생존해야 하는…. 우리 세대는 말 그대로 모두가 생존자야. 구세대들은 우리 것에 비해 모든 게 쉬웠고, 또 단순했으니 그만큼 요구도 적었던 셈이야. 유니스: 그럼 뭐가 우리 세대에게 힘을 준 걸까 배고픔도 아니라면.
유안콴: 가난은 물리적인 것일 뿐이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불확실성과 과도한 요구 같은 정신적인 것들에 비하자면 아무것도 아니지.
비니타: 독립심, 자유에 대한 가능성, 기술, 지식이용 같은 것 아닐까 엄만 내 직업이 뭔지도 몰라 유니스: 그런 게 모두 ‘해방둥이’라는 우리 세대, 부모가 모두 일터로 떠나 아무도 없는 집에 홀로 남겨지면서 우리 스스로 모든 걸 해온 탓이 아닐까도 싶은데
비니타: 내 경우는 아주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부터 독립한 셈인데, 그것도 중요한 배경이 되었을 거야. 그렇긴 한데 인도에서는 그리 많은 경우라고 볼 수가 없을 듯싶어. 우리 언니를 보면 매우 의존적이거든.
유니스: 패트릭이 잠잠한데
유안콴: 내 경우엔 학교와 직업을 통틀어 우리 부모님들이 간섭하지 못했어. 내 삶을 현실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거지.
패트릭: 하하! 나도 마찬가지야.
비니타: 하야, 우리 엄만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몰라.
유니스: 대체 요즘 몇 시간씩이나 일해
패트릭: 적어도 하루 12시간이고 주로 15시간씩
비니타: 24시간 일해! 생각과 전화까지 포함한다면. 구조적으로는 10시간이지만…. 실제로 ‘ejourno’를 처음 시작하고 한 1년 반 정도는 그랬어. 그러다가 지나치다 싶어서 줄였지만.
패트릭: 정확히 시간으로 계산할 수 없지. 일과 관련된 것들이 사무실 안팎에서 계속되는 실정이니.
비니타: 일말고는 아무것도 할 시간이 없다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 같아.
유니스: 유안콴은 어때
유안콴: 한주에 60∼75시간은 기본이야. 하루에 사건을 몇건이나 받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유니스: 그러고도, 아까 말한 것처럼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있어
유안콴: 아직은 괜찮은 편이지. 이게 다 성공의 요소라고 보면.
유니스: 아, 누룰 메시지가 도착했어. 접선불량에다 속도가 느려 더 이상 참여할 수 없다며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는데.
비나타: 쯧쯧, 저런 안됐다.
유니스: 지금 어디서 살아 다들
비니타: 난 집에서.
패트릭: 난 집이 없어.
비니타: 하하하! 너무 일 열심히 하지 마! 패트릭: 싱가포르에 방 하나 콸라룸푸르에 방 하나가 있는데, 굳이 집이 필요한 것 같지도 않았고, 시간도 없었고…. 사실은 이 채팅 마치고 집을 알아보러 갈 계획이었는데. 만약 적당한 게 나온다면, 그걸 집이라고 부를 거야.
비니타: 행운을!
패트릭: 고마워!
유안콴: 난 지난해 결혼해서 지방검사 관사에서 아내와 살고 있어. 1주일에 한번씩 부모님 집에 가서 저녁을 먹는 정도고.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나, 나 먼저 일어나야겠어. 밖에서 찾고 난리야. 또 만나!
비니타: 잘 가. 나도 5분 뒤에 또 다른 미팅이 잡혀 있어. 유안콴 대화방을 떠나다 유니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지 다들 바쁠 텐데 나와줘서 고맙고.
근데 첨이라 좀 어색했지 않나 아무튼 비니타, 넌 사진 보내는 거 잊지 마. 급해!
비니타: 알겠어…. 미안해. 곧 보낼게. 너무 재미있었어. 다들 고마워!
유니스: 패트릭은 벌써 빠졌나 너무 일 열심히 하지 마!
패트릭: 알았어요! 고마워. *****채팅 참여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메일 주소는 생략했음을 밝혀둡니다.
1. 출신지 : 오스트레일리아(싱가포르 어머니+오스트레일리아 아버지)
2. 직업 : 찻차(Chatcha)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찻차는 동남아시아 X-세대를 겨냥한 인터넷 미디어로 말레이시아에서는 오프라인으로, 주간오락 안내와 행사기획을 다루는 주간지를 발행하고 있다.
3. 혼인 : 미혼(현재 여자친구를 찾는 중)
4. 아시아 채팅에 참가한 까닭 : “참가할래”라고 물었으니!
5. 꿈 : 30대 전에 찻차를 완전하게 키우는 일
6. 10년 뒤 변할 세상 모습 : 별로 달라질 게 있을까
7. 연봉 : 충분치 않음
8. ‘Karl’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건 : 카를 라거펠트(Karl Lagerfeld·독일 패션 디자이너) 비니타 보다니(Binita Bodani·28)
1. 출신지 : 인도
2. 직업 : Ejourno.com 최고경영자, ActiMedia(홍보자문회사) 이사
*Ejourno는 언론인들에게 기사를 보급하는 회사
3. 직업선택 이유 : 대형 홍보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우연히 내 능력을 내가 인정하게 되면서 2년반 동안 독립 준비
4. 혼인 : 미혼(남자친구 없음)
5. 아시아 채팅에 참여한 까닭 : 결코 “노”라고 말하지 않는 건 홍보의 ABC.
6. 꿈 : 장기적 환상-독립된 나만의 섬을 갖자!, 단기적 현실-돌고래와 수영을!
7. ‘Karl’ 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건 : 어린 시절 입술에 흉터가 있던 친구
8. 연봉 : 원하는 만큼 아니지만 올해 쓸 만큼 황 유안콴(Huang Yuankuan·29)
1. 출신지 : 타이완
2. 직업 : 검사
3. 직업선택 이유 : 어릴 땐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10대를 거치며 리등휘 정치를 통해 의사보다는 법이 있어야 하는 사회라는 걸 깨달으면서
4. 혼인 : 기혼(아내는 변호사)
5. 아시아 채팅에 참여한 까닭 : 가장 친한 친구와 상의했는데, 아시아 젊은이들과 생각을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6. 꿈 : 개인적-철이 들었으면, 사회적-중국과 타이완이 평화적으로 상호존중하고 관계개선하는 것.
7. 연봉 : 지방검사 4년차로 연 145만타이완달러(미국 돈 4만달러)
8. ‘Karl’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건 : 물론 카를 마르크스(Karl Marx). 사실 최근에 1849~83년 그의 생애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그의 곁에 머물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누룰 위댜닝룸(Nurul Widyaningrum·27)
1. 출신지 : 인도네시아
2. 직업 : 시민단체 조사분석자
3. 직업선택 이유 : 배우고 읽는 걸 즐겼는데 이 직업은 공짜로 그 둘을 모두 해결해주었으니 얼마나 황송한지!
4. 아시아 채팅에 참가한 까닭 : 초대했잖아 게다가, 참여자들이 모두 멋진 남자들이라 했고!
5. 혼인 : 미혼(남자친구도 없이!)
6. 꿈 : 인류에게 뭔가 이로운 걸 하고 있다면 그만!
7. 10년 뒤 세상은 : 종교·인종·민족분쟁이 격화될 듯
8. ‘Karl’이라는 이름에서 연상 되는 건 : 카를 메이(Karl May·독일 작가)
9. 연봉 : 연간 소득 1500만루피!!! 천만장자!!! 미국 돈으로 따지면 절망-연간 1600달러, 한국 돈으로 따지면 더 절망-연간 200만원

일러스트레이션/이강훈
참가자: 누룰(인도네시아), 패트릭(싱가포르), 유안콴(대만), 비니타(인도)
날짜: 2003년 2월7일
누룰: 하이, 유니스. 나 들어왔어.
유니스: 하이야!!! 용케 찾아왔군. 지난번엔 애먹더니.
누룰: 후유… 이번에도 겨우야. 속도가 느려. 근데 모두들 왔어
유니스: 비니타는 미팅이 있대. 유안콴은 방금 법정 들머리에서 혐의자가 도망쳐 난리가 난 모양이고…. 무슨 드라마 같아. 하여튼 시작하자.
누룰: 흥분! 사실은 나도 일거리가 밀렸는데…. 좋아!
유니스: 안녕, 모두들. 인사부터 나누시지. 비니타와 유안콴은 곧 들어올 거라고 연락이 왔고.
누룰: 안녕, 모두들.
패트릭: 하이.
유안콴: 하이. 남자에게 목맬 까닭이 없어졌지! 유니스: 자,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서, 우리 아시아 20대가 지닌 특별한 게 뭐 있을까
유안콴: 틀에 얽매이지 않는 대담성으로 할 일을 찾아간다는 것. 내 친구들 가운데 전통적 가치관으로 경력을 쌓아가겠다는 이들이 매우 드물어. 가장 친한 놈은 탁월한 핵기술자인데, 모든 걸 팽개치고 골짜기로 들어갔어. 자원봉사자로.
패트릭: 독립성 아닐까, 특히 여성쪽으로 가면 눈에 띄게 많은 여성들이 교육받고 또 전문적 직업을 지닌 탓에 재정적 면만 놓고 따진다면, 우리 부모세대처럼 남자들에게 목맬 까닭이 없어졌다는 뜻에서.
누룰: 정보기술(IT). 이것 하나로 우리 부모세대와는 적어도 30년 정도 격차가 벌어져버린 듯해.
유니스: 유안콴, 왜 네 친구는 골짜기로 떠났어
유안콴: 기계보다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게 더 좋대. 대학 때부터 그 친구는 산족들을 돕기 시작했지.
비니타: 하이, 모두 안녕. 늦어서 미안해!
유니스: 자, 패트릭 말을 따라가 보면, 우리 세대 여성들에게 남편보다는 독립적인 일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건데, 비니타와 누룰은
비니타: 내 생각엔 그게 둘이 아니야. 우린 일과 결혼, 그 둘을 다 할 수 있어.
유안콴: 동의! 내 아내도 그 둘을 다 해치웠어..
패트릭: 하하하, 좋은 말씀!
비니타: 결혼, 이걸 부정할 필요도 없고, 단지 결혼하더라도 독립해서 수익이 있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
누룰: 난, 전통적인 이유로 아직 미혼일 뿐인데! 남자가 없으니!
비니타: 맞는 말이야! 나도야! 근데 급할 것도 없고, 또 주변을 보니 결혼해서 재난을 겪는 이들이 너무 많고 해서….
유니스: 남성 여러분, 여성해방이란 건, 에… 이렇게 그가 당나귀임을 알았을 때 그 당나귀와는 결혼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하자면 선택적인 것!
비니타: 하하하하! 유니스, 일생 동안 당나귀와 함께 살며 당나귀 울음소리를 내지 않겠다는 거지!
패트릭: 부모세대들에 비해 우리 세대에선 결혼이 점점 늦어지는 것 같지
누룰: 그런 것 같아. 난 이력을 쌓아가다 보니 결혼이 뒤로 밀리는 것 같은데.
유니스: 왜, 누룰
누룰: 많은 일을 해야 하고, 그런 날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인도네시아에서는 좀처럼 찾기가 힘들어. 아시아 남성들의 케케묵은 문제 비니타: 인도 사나이들 말인데, 한마디 하고 넘어가야겠어. 그이들은 성공한 여성이나 멋진 여성을 위협적으로 받아들여. 슬픈 사실이야.
누룰: 비나타, 인도뿐 아냐. 여기, 인도네시아도.
유니스: 이게, 아시아 문제라고!
유안콴: 상대가 이해할 수 있도록 애쓰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유니스: 패트릭, 유안콴에게 공감하는 거야
패트릭: 아니.
유니스: 왜, 너무 열심히 일해서, 아니면 멋진 여성이 널 위협해서
패트릭: 난 성공한 여자를 원해! 난 전혀 아니지만, 많은 남성들이 그럴 수 있다고 믿어. 비니타에 찬성표!
비니타: 얍, 패트릭. 여성이 남성들을 위해 일해주기를 바라는 게 대부분 남자들이 지닌 공통적인 버릇인데, 그러니 자기보다 성공한 여자를 조종할 수 없다고 여기지.
누룰: 그래도 찾을 수 있을 거야! 옳은 남자를
유안콴: 그러면, 다른 업종은 어때 문제를 쉽게 풀기 위해.
유니스: 다른 업종이 무슨 뜻이야 유안콴, 남성을 찾지 못하는 여성은 직업을 바꿔보란 뜻인가
비니타: 하하, 기묘한 발상이다!
유안콴: 아니면, 성공의 정의를 바꾸든지
누룰: 미안해용! 유안콴, 성공의 정의를 어떻게 바꿔
유안콴: 아내와 남편이 모두 느끼는 성공 같은 건데, 다른 길이
유니스: 아내는 부엌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남편은 산업현장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서로 보충한다는 식인가
누룰: 아니면 가족을 잘 보듬는 게 여성의 성공 지표인가 남성은 그런 걸 할 수 없다는 거지
유안콴: 내 뜻은, 만약 직위와 돈 같은 걸 비교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성취감을 느낄 수 있지 않겠냐라는.
비니타: 헤이, 오늘날 여성은 밥도 짓고 전쟁을 다루기도 해요!!!!! 별것도 아닌데, 뭘….
유니스: 그렇다면 유안콴, 넌 성공 대신 아내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믿는 부류인가
유안콴: 물론!
패트릭: 내 결론은, 그런 것말고, 내 지성에 도전할 만한 여자를 찾고 있는 중인데, 그녀가 나보다 더 많은 $를 번다면, 그것도 좋지! 전통적 가난보다 더 가혹한 조건들 비나타: 패트릭, 내 한마디 하지. 이 세상에 너처럼 정직한 남자도 드물어….
유니스: 얍, 유안콴과 패트릭 둘 모두에게 예민한 신세대 남성상을 주자!
비니타: 엽!
누룰: 하하하!
유안콴: 야, 나는 그런 놈이야
유니스: 이쯤 하고, 다른 걸로 넘어가보자. 왜 우리 세대는 많은 이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일찌감치 자신들 사업을 찾아나서는 걸까 이게 아시아 20대를 읽는 중요한 지점 같은데.
유안콴: “나는 잃을 게 없다” 이런 경향이 다른 세대보다 강해서지 싶은데 누룰. 접속문제로 대화방에서 사라지다 비니타: 성공하고 싶다는 거지. 우리 세대는 더 용감하게 위험부담을 안겠다는 각오를 하면서 동시에 재정적으로나 감성적으로 안전을 추구하는 이중성이 강하지 않나 싶어. 멋진 미래를 꿈꾸면서도 제한적인 자원과 총알처럼 변해가는 현실 앞에서 충격을 받기도 하면서.
유니스: 우릴 너무 낙천적이고 쉽게 가는 경향이 있다고 여기는 구세대들은 우리가 배고픔이나 가난 따위를 겪어보지 못해서 그렇다는데
비니타: 맞아. 우리가 배고파보지 못해서 게으르다는 거야!! 전혀 사실이 아닌데도. 수많은 젊은이들이 짧은 시간에 성공했다는 걸 눈여겨본다면 배고픔이 결코 성공의 조건이 아니라는 말이지. 지금 속도로 따지자면 배고프고 말고 할 시간도 없잖아. 하하하하!
유안콴: 비니타 말에 전적으로 동감이야! 사실 우리가 부딪치고 있는 현실은 전통적인 가난이나 배고픔보다 더 가혹한 조건들인데, 그걸 구닥다리 세대들이 이해하지 못할 뿐이지.
비니타: 생존해야 하는…. 우리 세대는 말 그대로 모두가 생존자야. 구세대들은 우리 것에 비해 모든 게 쉬웠고, 또 단순했으니 그만큼 요구도 적었던 셈이야. 유니스: 그럼 뭐가 우리 세대에게 힘을 준 걸까 배고픔도 아니라면.
유안콴: 가난은 물리적인 것일 뿐이고,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불확실성과 과도한 요구 같은 정신적인 것들에 비하자면 아무것도 아니지.
비니타: 독립심, 자유에 대한 가능성, 기술, 지식이용 같은 것 아닐까 엄만 내 직업이 뭔지도 몰라 유니스: 그런 게 모두 ‘해방둥이’라는 우리 세대, 부모가 모두 일터로 떠나 아무도 없는 집에 홀로 남겨지면서 우리 스스로 모든 걸 해온 탓이 아닐까도 싶은데
비니타: 내 경우는 아주 어릴 적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부터 독립한 셈인데, 그것도 중요한 배경이 되었을 거야. 그렇긴 한데 인도에서는 그리 많은 경우라고 볼 수가 없을 듯싶어. 우리 언니를 보면 매우 의존적이거든.
유니스: 패트릭이 잠잠한데
유안콴: 내 경우엔 학교와 직업을 통틀어 우리 부모님들이 간섭하지 못했어. 내 삶을 현실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거지.
패트릭: 하하! 나도 마찬가지야.
비니타: 하야, 우리 엄만 내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몰라.
유니스: 대체 요즘 몇 시간씩이나 일해
패트릭: 적어도 하루 12시간이고 주로 15시간씩
비니타: 24시간 일해! 생각과 전화까지 포함한다면. 구조적으로는 10시간이지만…. 실제로 ‘ejourno’를 처음 시작하고 한 1년 반 정도는 그랬어. 그러다가 지나치다 싶어서 줄였지만.
패트릭: 정확히 시간으로 계산할 수 없지. 일과 관련된 것들이 사무실 안팎에서 계속되는 실정이니.
비니타: 일말고는 아무것도 할 시간이 없다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 같아.
유니스: 유안콴은 어때
유안콴: 한주에 60∼75시간은 기본이야. 하루에 사건을 몇건이나 받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유니스: 그러고도, 아까 말한 것처럼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있어
유안콴: 아직은 괜찮은 편이지. 이게 다 성공의 요소라고 보면.
유니스: 아, 누룰 메시지가 도착했어. 접선불량에다 속도가 느려 더 이상 참여할 수 없다며 모두에게 미안하다고 전해달라는데.
비나타: 쯧쯧, 저런 안됐다.
유니스: 지금 어디서 살아 다들
비니타: 난 집에서.
패트릭: 난 집이 없어.
비니타: 하하하! 너무 일 열심히 하지 마! 패트릭: 싱가포르에 방 하나 콸라룸푸르에 방 하나가 있는데, 굳이 집이 필요한 것 같지도 않았고, 시간도 없었고…. 사실은 이 채팅 마치고 집을 알아보러 갈 계획이었는데. 만약 적당한 게 나온다면, 그걸 집이라고 부를 거야.
비니타: 행운을!
패트릭: 고마워!
유안콴: 난 지난해 결혼해서 지방검사 관사에서 아내와 살고 있어. 1주일에 한번씩 부모님 집에 가서 저녁을 먹는 정도고.
그런데 미안해서 어쩌나, 나 먼저 일어나야겠어. 밖에서 찾고 난리야. 또 만나!
비니타: 잘 가. 나도 5분 뒤에 또 다른 미팅이 잡혀 있어. 유안콴 대화방을 떠나다 유니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났지 다들 바쁠 텐데 나와줘서 고맙고.
근데 첨이라 좀 어색했지 않나 아무튼 비니타, 넌 사진 보내는 거 잊지 마. 급해!
비니타: 알겠어…. 미안해. 곧 보낼게. 너무 재미있었어. 다들 고마워!
유니스: 패트릭은 벌써 빠졌나 너무 일 열심히 하지 마!
패트릭: 알았어요! 고마워. *****채팅 참여자들의 요청에 따라 이메일 주소는 생략했음을 밝혀둡니다.
[아시아네트워크]채팅 참가자 소개
패트릭 그로브(Patrick Grove·27)
2. 직업 : 찻차(Chatcha)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
*찻차는 동남아시아 X-세대를 겨냥한 인터넷 미디어로 말레이시아에서는 오프라인으로, 주간오락 안내와 행사기획을 다루는 주간지를 발행하고 있다.
3. 혼인 : 미혼(현재 여자친구를 찾는 중)
4. 아시아 채팅에 참가한 까닭 : “참가할래”라고 물었으니!
5. 꿈 : 30대 전에 찻차를 완전하게 키우는 일
6. 10년 뒤 변할 세상 모습 : 별로 달라질 게 있을까
7. 연봉 : 충분치 않음
8. ‘Karl’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건 : 카를 라거펠트(Karl Lagerfeld·독일 패션 디자이너) 비니타 보다니(Binita Bodani·28)

2. 직업 : Ejourno.com 최고경영자, ActiMedia(홍보자문회사) 이사
*Ejourno는 언론인들에게 기사를 보급하는 회사
3. 직업선택 이유 : 대형 홍보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우연히 내 능력을 내가 인정하게 되면서 2년반 동안 독립 준비
4. 혼인 : 미혼(남자친구 없음)
5. 아시아 채팅에 참여한 까닭 : 결코 “노”라고 말하지 않는 건 홍보의 ABC.
6. 꿈 : 장기적 환상-독립된 나만의 섬을 갖자!, 단기적 현실-돌고래와 수영을!
7. ‘Karl’ 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건 : 어린 시절 입술에 흉터가 있던 친구
8. 연봉 : 원하는 만큼 아니지만 올해 쓸 만큼 황 유안콴(Huang Yuankuan·29)

2. 직업 : 검사
3. 직업선택 이유 : 어릴 땐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10대를 거치며 리등휘 정치를 통해 의사보다는 법이 있어야 하는 사회라는 걸 깨달으면서
4. 혼인 : 기혼(아내는 변호사)
5. 아시아 채팅에 참여한 까닭 : 가장 친한 친구와 상의했는데, 아시아 젊은이들과 생각을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6. 꿈 : 개인적-철이 들었으면, 사회적-중국과 타이완이 평화적으로 상호존중하고 관계개선하는 것.
7. 연봉 : 지방검사 4년차로 연 145만타이완달러(미국 돈 4만달러)
8. ‘Karl’이라는 이름에서 연상되는 건 : 물론 카를 마르크스(Karl Marx). 사실 최근에 1849~83년 그의 생애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그의 곁에 머물고 싶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누룰 위댜닝룸(Nurul Widyaningrum·27)

2. 직업 : 시민단체 조사분석자
3. 직업선택 이유 : 배우고 읽는 걸 즐겼는데 이 직업은 공짜로 그 둘을 모두 해결해주었으니 얼마나 황송한지!
4. 아시아 채팅에 참가한 까닭 : 초대했잖아 게다가, 참여자들이 모두 멋진 남자들이라 했고!
5. 혼인 : 미혼(남자친구도 없이!)
6. 꿈 : 인류에게 뭔가 이로운 걸 하고 있다면 그만!
7. 10년 뒤 세상은 : 종교·인종·민족분쟁이 격화될 듯
8. ‘Karl’이라는 이름에서 연상 되는 건 : 카를 메이(Karl May·독일 작가)
9. 연봉 : 연간 소득 1500만루피!!! 천만장자!!! 미국 돈으로 따지면 절망-연간 1600달러, 한국 돈으로 따지면 더 절망-연간 200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