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산타는 가짜야”… 크리스마스 대신 새해에 행차하는 데드 마로스와 러시아의 자부심
데드 마로스. 러시아 국민은 산타클로스를 이렇게 부른다. ‘데드’라는 단어는 할아버지를 뜻하는 러시아어 ‘데두시카’의 약칭이고 ‘마로스’는 추위를 뜻한다. 즉, 러시아판 산타는 ‘추위의 할아버지’라는 뜻으로 겨울의 왕을 상징하고 있다. 현대 러시아에서 서유럽이나 미국문화에 익숙한 이들은 유럽풍의 성탄절 맞기에 적응해가지만, 여전히 대다수 러시아 국민은 자기네만의 산타 데드 마로스를 고집한다.
진주왕관 쓰고 손녀 대동
1998년 러시아 문화부는 데드 마로스 본산지로 모스크바 북동쪽 400여km 지점에 있는 빌리키 우스튜그라는 도시를 지명했다. 이 도시를 중심으로 데드 마로스와 관련된 각종 관광상품을 개발해 국제시장에 내놓았다. 데드 마로스는 자신의 궁전에서 전국에서 온 어린이들의 편지에 답장을 쓰는 일의 일상업무에 종사한다. 가장 주요 업무는 새해가 가까워오면서 전국을 방문해 새해를 축하하는 일이다. 데드 마로스 행차는 해마다 문화부가 지정한 ‘러시아 올해의 트리’가 세워지는 도시를 그가 처음으로 방문함으로써 전국에 공식적 신년인사가 시작된다는 뜻이 있다. 올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정도 수립 300주년이 되는 시점을 축하하기 위해 이 도시에 트리를 세웠고, 신년 전야인 지난해 12월31일 데드 마로스가 빌리키 우스튜그로부터 전용열차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해 신년을 열었다.
러시아 산타는 미국 산타클로스와는 외관상, 역사적 기원상, 의미상 여러 측면에서 많은 차이점이 있다. 먼저 외관상 데드는 미국 산타와 달리 절대로 안경을 끼는 법이 없다. 데드는 거의 발끝까지 내려오는 긴 외투를 걸치고 있다. 미국풍 산타의 빨간색 외투와 달리 데드는 겨울 또는 눈을 상징하는 색깔인 청색 외투를 입었다. 빨간색 털모자 또한 러시아 산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러시아 산타는 겨울나라의 군림자답게 머리에 진주왕관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 산타에게는 늘 동반자가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데드의 손녀로 전래동화에나오는 ‘스네구르치카’(눈으로 만든 소녀)가 따라다닌다. 전래동화에 따르면 처음 러시아 산타는 홀몸이었고, 자신의 지팡이로 주위를 완전히 얼어붙게 하는 무시무시한 존재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날 데드가 계모의 등쌀에 못 이겨 한겨울에 땔감을 구하기 위해 숲으로 쫓겨난 소녀를 구하면서, 손녀로 상징되는 스네구르치카가 등장했다. 그 이후 손녀에 대한 사랑이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확산돼 오늘날까지 어린이들에게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는 마법사가 되었다. 크리스마스와 산타는 관련 없다 [%%IMAGE1%%] 산타클로스 연구자들은 흔히 미국 산타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제 있는 일에서 비롯했다는 점 때문에 유서 깊은 러시아 산타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원형이 동화 속의 인물인 러시아 데드와는 달리 성니콜라우스라는 성인에서 그 원형을 찾는 산타클로스는 그만큼 신비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유럽에서 그를 ‘신티클로스’라 했고, 그 이름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산타클로스로 변했다고 알려진다. 산타클로스라는 이름이 최초로 언론에 공개된 것은 1773년 코카 콜라가 그 이름을 이용한 광고를 게재하면서부터다. 성서 역사상 최초로 예수님 탄생을 축하한 때는 서기 336년으로 알려져 있다. 애초 성탄 축하행사는 오늘날의 미국 산타와도 러시아 데드와도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성서를 보더라도 산타 출현은 성탄과 상관없다는 것이 정교를 믿는 러시아인의 주장이다. 오히려 산타의 출현은 러시아 전래동화가 잘 말해주듯 신년축하와 관련된다는 것이다. 다각도로 러시아 산타 데드 마로스가 진짜라는 점을 주장함으로써 러시아야말로 진정한 산타 종주국임을 내세운다. 러시아 국민의 자의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글·사진 박현봉 전문위원 parkhb_spb@yahoo.com

사진/ 러시아 전래동화에 가장 가까운 러시아 산타 데드 마로스의 풍채. 그가 자신의 성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러시아 산타는 미국 산타클로스와는 외관상, 역사적 기원상, 의미상 여러 측면에서 많은 차이점이 있다. 먼저 외관상 데드는 미국 산타와 달리 절대로 안경을 끼는 법이 없다. 데드는 거의 발끝까지 내려오는 긴 외투를 걸치고 있다. 미국풍 산타의 빨간색 외투와 달리 데드는 겨울 또는 눈을 상징하는 색깔인 청색 외투를 입었다. 빨간색 털모자 또한 러시아 산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러시아 산타는 겨울나라의 군림자답게 머리에 진주왕관을 쓰고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 산타에게는 늘 동반자가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데드의 손녀로 전래동화에나오는 ‘스네구르치카’(눈으로 만든 소녀)가 따라다닌다. 전래동화에 따르면 처음 러시아 산타는 홀몸이었고, 자신의 지팡이로 주위를 완전히 얼어붙게 하는 무시무시한 존재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날 데드가 계모의 등쌀에 못 이겨 한겨울에 땔감을 구하기 위해 숲으로 쫓겨난 소녀를 구하면서, 손녀로 상징되는 스네구르치카가 등장했다. 그 이후 손녀에 대한 사랑이 아이들에 대한 사랑으로 확산돼 오늘날까지 어린이들에게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는 마법사가 되었다. 크리스마스와 산타는 관련 없다 [%%IMAGE1%%] 산타클로스 연구자들은 흔히 미국 산타의 역사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제 있는 일에서 비롯했다는 점 때문에 유서 깊은 러시아 산타가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원형이 동화 속의 인물인 러시아 데드와는 달리 성니콜라우스라는 성인에서 그 원형을 찾는 산타클로스는 그만큼 신비성이 떨어지는 셈이다. 유럽에서 그를 ‘신티클로스’라 했고, 그 이름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산타클로스로 변했다고 알려진다. 산타클로스라는 이름이 최초로 언론에 공개된 것은 1773년 코카 콜라가 그 이름을 이용한 광고를 게재하면서부터다. 성서 역사상 최초로 예수님 탄생을 축하한 때는 서기 336년으로 알려져 있다. 애초 성탄 축하행사는 오늘날의 미국 산타와도 러시아 데드와도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성서를 보더라도 산타 출현은 성탄과 상관없다는 것이 정교를 믿는 러시아인의 주장이다. 오히려 산타의 출현은 러시아 전래동화가 잘 말해주듯 신년축하와 관련된다는 것이다. 다각도로 러시아 산타 데드 마로스가 진짜라는 점을 주장함으로써 러시아야말로 진정한 산타 종주국임을 내세운다. 러시아 국민의 자의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글·사진 박현봉 전문위원 parkhb_spb@yaho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