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을 현장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로 북새통 이루는 요르단 이라크 대사관의 진풍경
이라크는 미국의 공격에 대비해 중부지역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민간 식량 비축분을 늘리는 등 전쟁준비 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중부사령부는 12월26일 미국과 영국 연합군 전투기들이 수일 전 이라크 남부 비행금지구역에서 정찰 중 격추된 무인정찰기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이라크 남부에 있는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 이 공습으로 이슬람 사원을 비롯한 민간시설이 공격받아 민간인 3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했다. 미국과 이라크의 긴장관계는 이제 거사일만 남겨둔 채 전쟁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
2천~3천달러 뒷돈 써야
그런데 그 불똥이 요르단 암만으로 튀었다. 그 전쟁터는 다름아닌 요르단 암만의 이라크 대사관 안팎이다. 덩달아 요르단 주재 한국 대사관의 이라크 대사 대리 사무실 전화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라크 비자 빨리 받도록 대사관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해요.” “비자 신청하면 통상 2~3개월이 걸립니다.” 이런 내용의 문답이 반복된다. 이라크 전쟁을 현장에서 보도하려는 취재진들이 비자 획득을 위해 혈투와 읍소를 계속한다.
암만의 이라크 대사관에는 줄잡아 100여명 안팎의 외신 기자들이 거의 날마다 비자를 받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 그러잖아도 이라크 취재 비자는 다른 지역보다 발급받는 데 많은 인내를 요구했던 터다. 통상 비자 신청 뒤 2~3개월은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에 비해 비자 발급이 더욱 엄격해졌다. 전쟁은 눈앞인데 비자가 없으면 강건너 불구경을 해야 할 판이다. 그래서 각 언론사의 경쟁은 치열하다. 이 과정에 인맥과 뒷돈이 동원되고 눈도장 찍기도 한창이다. 물론 이라크 정부 당국에서는 비자 신청 과정에 뒷돈이 오가는 행위가 근절되고 정상적인 비자 발급이 이뤄지도록 각 재외 공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취재 비자를 얻기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자 취재진들은 자의반 타의반 뒷돈을 투입하고 있다. 그래서 공공연하게 비자를 얻기 위해서는 개인당 2천~3천달러 안팎의 뒷돈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얼마 전 비자를 받은 한 언론인은 “비자를 얻기 위해 요르단 암만에 줄곧 있었다. 어림잡아 한 사람당 뒷돈으로 2500여달러 안팎을 썼다. 이렇게 돈을 쓰고도 비자를 받지 못할 수 있는데 비자 받은 것만으로도 행운이다”며 안도감을 내비쳤다. 경쟁사의 ‘재뿌리기’로비
비자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 통과해야 할 지뢰밭이 있다. 이전 같으면 이라크 대사관에 비자 신청서를 내놓고 결과가 오기까지 다른 곳에서 기다려도 문제될 것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바뀌어버렸다. 날마다 눈도장을 찍고 비자 수속 과정이 빨리 진행되도록 모종의 압력()을 가하기 위하여 요르단 암만에 상주해야 하는 판세로 뒤바뀌었다. 요르단 암만에서 다른 취재 활동을 할 마음의 여유도 없다. 불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이라크 대사관으로 옮기는 외신기자들의 발걸음은 줄어들지 않는다. 이들의 불안감을 방증하는 변수들도 돌출되고 있다. 다름 아닌 경쟁사의 재뿌리기 로비다. 이미 비자를 확보했거나 바그다드에 선을 대놓은 언론들 중에는 다른 경쟁사의 이라크 접근을 막기 위해 방해공작을 벌이고 있다. “저 언론사의 취재 비자가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식의 로비가 뭉칫돈과 함께 바그다드를 달구고 있다.
취재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이미 바그다드에 지소를 개설한 등과 <알자지라> 등의 외신들이다. 이들은 이미 정원을 확보한 상태에서 필요할 때 인원을 교체하는 식으로 힘을 충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개인적으로 비자를 얻은 이들이 그 다음이다. 이들 모두는 느긋하게 작전 개시일을 계산 중이다. 현재 이라크 입국 비자를 발급받은 한국 언론인은 3명으로 이 중 한명은 이미 바그다드에서 취재 활동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보에 어두운 한국 언론이 이라크 취재 과정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암만=글·사진 김동문 전문위원 yahiya@hani.co.kr

사진/ 바그다드에서 활동 중인 영국 취재진. 외신은 이번 이라크 보도전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암만의 이라크 대사관에는 줄잡아 100여명 안팎의 외신 기자들이 거의 날마다 비자를 받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 그러잖아도 이라크 취재 비자는 다른 지역보다 발급받는 데 많은 인내를 요구했던 터다. 통상 비자 신청 뒤 2~3개월은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에 비해 비자 발급이 더욱 엄격해졌다. 전쟁은 눈앞인데 비자가 없으면 강건너 불구경을 해야 할 판이다. 그래서 각 언론사의 경쟁은 치열하다. 이 과정에 인맥과 뒷돈이 동원되고 눈도장 찍기도 한창이다. 물론 이라크 정부 당국에서는 비자 신청 과정에 뒷돈이 오가는 행위가 근절되고 정상적인 비자 발급이 이뤄지도록 각 재외 공관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취재 비자를 얻기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자 취재진들은 자의반 타의반 뒷돈을 투입하고 있다. 그래서 공공연하게 비자를 얻기 위해서는 개인당 2천~3천달러 안팎의 뒷돈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얼마 전 비자를 받은 한 언론인은 “비자를 얻기 위해 요르단 암만에 줄곧 있었다. 어림잡아 한 사람당 뒷돈으로 2500여달러 안팎을 썼다. 이렇게 돈을 쓰고도 비자를 받지 못할 수 있는데 비자 받은 것만으로도 행운이다”며 안도감을 내비쳤다. 경쟁사의 ‘재뿌리기’로비

사진/ 취재 중인 한국 보도진의 모습. 한국 언론의 뒤늦은 보도경쟁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