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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망둥이가 뛰니 일본도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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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2-1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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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네트워크가 뽑은 10대 뉴스 l 일본

국내 최고의 인물엔 희망의 정치가 야수오 다나까… 세계 최악엔 미국 앞잡이 토니 블레어

사진/ 북한 김정일 위원장과 만나는 고이즈미 총리. 동시에 그는 미국이 준비하는 이라크 전쟁에 이지스함을 파견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교토연합)
한국 속담에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는 말이 있듯, 미국 주변에서 까불어대는 일본 태도는 나를 더욱 처참하게 만든 한해였다. 전후 미 중앙정보국(CIA)이 만든 자민당(LDP)이 일본을 독점해오는 동안 미국의 ‘훈령정치’를 묵묵히 수행해온 일본 태도가 갈수록 가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탓이다. 올해 고이즈미가 새로운 평화관계를 외치며 북한을 방문함과 동시에 미국이 준비하는 이라크 전쟁에 이지스함을 파견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건 일본이라는 나라의 정체를 더도 덜도 없이 드러내준 좋은 본보기라 할 만했다. 그동안 아시아 시민들이 일본 행실을 놓고 기준도 없고, 배알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나무란 사실을 어이 부정할 수 있으리오! 미국 군사패권주의가 발호하는 동안 일본 사회 내부에서도 도쿄시장 이시하라 같은 이들이 떠들어대는 군국주의가 먹혀들고 있다는 사실은 눈여겨볼 만했다.

“일본 사람들은 먹을거리와 옷이 풍족하면 그만이지 예의 같은 건 전혀 모르는 이들이다.” 공자가 한 말이라는데, 참으로 가슴 시린 말이다. 중요한 건 일본이 단 한번도 아시아를 향해 사과한 적이 없고, 역사를 통해 아무것도 배운 게 없다는 사실이다.


[2002 일본 최고, 최악의 인물]
최고의 인물 : 다나카 야스오 최악의 인물 : 간자키 다케시
나가노현 지사. 고베 지진에 자원봉사자로 나서기도 한 환경운동가인 그는 아쿠타가와상 수상 문인이다. 지역정치가 더 이상 보수화로 치닫는 걸 두고 볼 수 없다며 선거에 뛰어들어 압승을 거둬 일본 전역을 흥분시켰고, 시민사회에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뉴 코우메이토우당 의원. 50년간 일본 정치를 농단한 자민당 연립정부 파트너로 참여해 시민들을 우롱하고 배반했다.
세계 최고의 인물 : 야세르 아라파트(Yasser Arafat) 세계 최악의 인물 : 토니 블레어(Tony Blair)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통령. 이스라엘과 미국의 퇴진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정치생명을 연장함으로써 팔레스타인 독립운동뿐 아니라, 기독교도로부터 압박받는 이슬람에 희망을 주었다.
영국 총리. 노동당의 이름으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모두 ‘앞잡이’ 노릇을 했다.
<2002 일본 10대 뉴스>
1. 고이즈미 총리 북한 방문( 일-북 외교정상화 첫걸음)
2. ‘북조선 일본인 유괴’ 사안으로 언론 폭발- 일본사회 한국 식민통치기 만행 망각
3. 일-한 양국 월드컵 성공 개최
4. 시민기본등기네트워크시스템 출발로 전전(戰前)제도로 회귀
5. 스즈키 무네오 의원 부패혐의로 체포- 자민당 정부개발원조금 관련 부정
6. 다나카 마키코 전 외무장관 사퇴- 고이즈미 총리 보수내각에 반발
7. 고이즈미 총리 이지스함 파견 승인-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추후 이라크전 포함
8. 식육업자 출처 위조- ‘유끼지루쉬 쇼쿠힌’ ‘닛폰햄’ 부도성 폭로
9. 세쯔꼬 쭈다 박사 살인혐의로 체포- 심각한 사회문제 본보기로
10. 과학자 2명 노벨화학상, 물리학상 수상

나오키 마부치(Naoki Mabuchi)/ 전 < ABC > 카메라맨·종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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