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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사리 누세이베’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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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12-1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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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네트워크가 뽑은 10대 뉴스 l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시민 공격 말자” 용기 있는 선언… 바레인·모로코 다당제 선거는 아랍의 희망

사진/ 라말라에 진주해 시민들을 위협하는 이스라엘군 탱크. 계속된 분쟁은 2002년의 팔레스타인을 완전히 가둬버렸다.(GAMMA)
나는 올해 괜찮은 뉴스로 아랍세계에서 한발 더 나아간 민주주의를 꼽는다. 바레인과 모로코에서 다당제 선거를 한 것이다. 이 뉴스는 추후 완고한 독점적 왕정체제 아래 있는 아랍사회들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임에 틀림없다.

불쾌한 뉴스는 올해도 타격목표를 정확히 설정하지 못한 채 전 세계 시민을 대상으로 공포심을 확장해온 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의 공격적 태도였다. 팔레스타인을 팔아먹는 이자들이 내년에도 살아 있다면 좀더 정확한 전략으로 적과 동지를 구분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일반 시민들이 테러 공포로 비행기 타기가 무섭다는 식이어서는 절대로 자신들의 목표를 이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는 뜻이다.

팔레스타인 국내 뉴스로는 말할 것도 없이, 지속되고 있는 이스라엘과의 분쟁상태가 2002년을 아예 가둬버렸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희망을 준 뉴스도 없지는 않았다. 팔레스타인 지도자에 대한 암살과 자살공격, 서안지구 재침공, 아라파트 대통령 포위처럼 순환되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을 중단할 대안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제안한 평화안을 베이루트 아랍정상회담이 만장일치로 인준한 일이 그것이다. 불편하고 짜증스러운 뉴스로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분쟁해결을 위해서는 아라파트 대통령을 축출해야 한다”는 논리를 들이밀며 강박한 일을 들 수 있다. 팔레스타인 시민은 물론 분노했다. 아라파트를 선택했듯 그이를 버리는 것도 오직 팔레스타인 시민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믿었던 탓이다.


[2002 팔레스타인 최고, 최악의 인물]
최고의 인물 : 사리 누세이베(Sari Nuseibeh) 최악의 인물 : 시몬 페레스(Shimon Peres)
올 한해 가장 용기 있었던 지식인. 누구도 말하지 못한 주제를 공개적으로 들고 나섰다. “팔레스타인 난민 귀환 권리에만 연연하지 말자.” “이스라엘 시민을 공격하지 말자.” 이 두 가지 구호를 들고 대중 속으로 뛰어든 그는 적개심에 불타던 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노벨평화상은 페레스라는 수상자 앞에서 종말을 고했다. 노벨평화상이 무색하게 페레스는 극단적 공격주의자 아리엘 샤론이 주도하는 이스라엘 정부의 단결을 외쳤다. 페레스는 최근 들어 팔레스타인 시민을 학살하는 샤론 정부한테 합법성을 인정해주었다.
세계 최고의 인물 : 자크 시라크(Jacques Chirac) 세계 최악의 인물 : 게르하르트 슈뢰더(Gerhard Schroder)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시라크 대통령은 부시가 추진해온 대이라크 공격을 ‘초록은 동색’ 상황에서 그나마 심사숙고하도록 일정한 기능을 했다. 올 한해 팔레스타인으로서는, 국제사회에서 최고의 인물이 어디에도 없었다는 결론이 났고, 항의의 의미로 차선을 뽑았다.
독일 총리인 슈뢰더는 선거운동 기간에 이라크 공격을 반대하다가, 선거에서 승리한 뒤 즉각 태도를 바꿔 이라크 공격 지원을 선언해 올해 부도덕한 국제정치가로 낙인찍을 만했다.
<2002 팔레스타인 10대 뉴스>
1. 베이루트 아랍정상회담, 사우디아라비아 평화안 승인
2. 유월절(유대력 1월14일 축제) 폭탄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상호 보복 확산
3. 미국-이스라엘,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지도자 축출 시도
4. 아라파트, 2번에 걸친 이스라엘군의 직접 공격에서 생존
5. 샤론 총리, 네타냐후 전 총리 물리치고 정치적 생존
6. 부시, 3년 내 팔레스타인 입장 인정
7.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나티비티 교회 3주간 포위 공격
8. 레바논, 성난 이스라엘로부터 와자니강 수자원 이익 확보
9. 모로코, 바레인 다당제 선거 실시
10. 이스라엘군, 팔레스타인 방송사 공격

다오우드 쿠탑(Daoud Kuttab)/ 알쿠드스 교육방송국장·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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