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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제 지지하면 미국 돕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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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8-2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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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후세인 세력 이라크 쿠르드당 인터뷰… “독재자를 독재자로 대체하는 전쟁은 싫다”

사진/ 걸프전 당시 작전을 수행하는 미군과 1988년 하라브자에서 이라크군의 화학무기에 의해 학살당한 쿠르드 민간인. (GAMMA)
미국의 이라크 공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라크 내 반후세인 세력들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 8월20일에는 독일 주재 이라크 대사관에 일부 반후세인 세력이 난입해 시위를 벌이다 진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과 긴밀한 유대를 하면서 이라크 내 반체제 진영이 연대를 강화하는 모습도 보인다. 쿠르드애국동맹(PUK·아래 애국동맹)과 쿠르드민주당(KDP·아래 민주당)은 이라크 북부 쿠르드거주지역(쿠르디스탄)을 양분하고 있는 가장 큰 반후세인 세력 중 하나다. <한겨레21>은 전쟁에 대한 반후세인 진영의 의견을 듣기 위해 애국동맹 국제관계부 대표 살라 도스키, 민주당 국제관계부 대표 딜샤드 미란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쿠르드족은 그동안 이라크 정권에 혹독한 차별을 당해왔다. 걸핏하면 총부리를 들이대는 후세인에 대해 뿌리깊은 증오심을 갖는 것이 당연함에도, 쿠르드당은 부시의 전쟁에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 이들은 평화적인 방법을 통해 자치권이 보장되는 연방제와 민주주의를 쟁취하고자 하며 독재자를 새로운 독재자로 교체하는 그 어떤 전쟁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만약 미국이 연방제를 보장하면 전쟁에 개입하겠느냐”는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자 애국동맹은 도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라크 내 쿠르드 단체들은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이라고 알고 있다. 미국의 전쟁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도스키: 애국동맹은 이라크에 대한 군사적 행동이 가져올 충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앞으로 있을 어떤 행동도 다음과 같은 전제가 있어야 한다. 첫째, 이라크 내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적인 연방정부가 들어서야 한다. 둘째, 모든 마이너리티와 지역의 권리가 존중받아야 한다. 셋째, 지난 40여년간 파괴되었던 것들이 복구돼야 한다. 이런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라크 내의 독재자를 다른 독재자로 대체하는 어떤 행동에도 개입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는 이 문제(미국의 공격)에 대해 어떤 도움도 요청받지 않았다.

미란: 미국 정부가 이라크의 정권 교체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당은 이것이 어떻게 일어날지는 알지 못한다. 만약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이라크 내 쿠르드지역에 대한 보복을 불러온다면,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난 11년간 지켜왔던 이라크 쿠르드지역 보호와 쿠르드인의 안전이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난다면 쿠르드인의 안전만이 위기에 처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이라크인들은 큰 비극을 맞을 것이다.


쿠르드인들은 다양한 세력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연방제를 제안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해본 적이 있는가.

도스키:연방제 제안은 1992년 5월19일 구성된 쿠르드의회에서 이미 승인됐다. 또한 이 이슈는 1999년 뉴욕에서 이라크국민회의(INC·이라크 반체제 세력들의 연합)가 ‘연방민주국가 이라크’를 결의함으로써 다시 승인된 바 있다. 연방제는 더 이상 쿠르드인들만의 요구사항이 아니라 아라크 전체의 요구다.

미란: 미국 정부와 연방제에 대해 어떤 토론을 거친 적이 없고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정책을 갖고 있지도 않다. 우리는 연방제 문제를 이라크 민중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믿는다. 토론은 이라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대다수의 이라크인들은 미래에 모든 이라크인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연방민주정부를 원한다.

만약 미국이 연방제를 지지한다면 미국의 공격을 도와줄 생각이 있는가.

도스키: 우리는 이라크 쿠르드인의 이익이 보장된다면 도울 것이다.

미란: 그런 가정에 대해 토론하기는 너무 이르다. 미국은 쿠르드인들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하지 않았고 우리는 어떤 군사적 계획도 알고 있지 않다.

후세인이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후세인과 이라크의 민주화에 대해 논의할 여지가 아직 있는가.

도스키: 우리는 항상 협상의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애국동맹 대표인 잘랄 탈리바니도 워싱턴에서 미국 관리들과 회의한 직후인 8월11일 <알자지라>와 인터뷰할 때 쿠르드 정부와 바그다드 중앙정부는 정규교육이나 무역, 다른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협상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았다고 말했다. 우리는 결국 이라크 쿠르드인 문제가 바그다드를 통해 풀릴 수 있다고 믿는다.

미란: 우리는 모든 이라크인들이 민주적으로 지도자를 뽑을 수 있는 민주적인 구조와 원칙들이 세워지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이런 시스템의 전환이 평화적일수록 보통 사람들에겐 더 좋을 것이다. 쿠르드인들은 항상 평화적인 해결방법을 추구했고 민주당은 이라크 쿠르드인을 대표해 이라크 전체의 민주주의를 위해 협상해왔으나 지금까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9·11 이후의 이라크와 쿠르드인

터키는 걸프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도 미국의 가장 유력한 동맹국 중 하나였다. 터키가 이라크 공격을 지지하는 대가로 미국이 터키의 쿠르드인 탄압을 묵인해주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도스키: 의심할 여지 없이 터키는 미국의 중요한 동맹국이다. 그러나 전 세계가 자유와 인권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고, 터키의회는 헌법에 위배되거나 폭력을 자극하지 않는 한 쿠르드어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우리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평화적인 해결방식을 원한다.

미란: 미국은 분명히 이라크의 영토보전과 단일성을 보장한다고 천명했다. 이라크 쿠르드지역도 그 중 하나다.

이라크 내에 미군이나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은밀한 군사작전이 있었는가. 미국이 그런 작전에 쿠르드인의 도움을 요청했는가.

도스키: 미군이나 다른 기관의 협조요청은 전혀 없었다.

미란: 민주당 대표 마수드 바르자니가 얘기했듯이 미국이 수행하는 어떤 군사적 행동도 그 목적과 목표 등에서 투명해야 한다. 미국의 은밀한 군사작전에 대한 협조요청은 전혀 없었다.

9·11 테러 이후 쿠르드지역의 상황을 설명해달라. 부시가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를 얘기하기 시작했을 때 쿠르드인들은 후세인의 보복을 받을 수도 있었을 텐데.

도스키: 나는 이라크 쿠르드지역에서 애국동맹 국제관계부 회의에 참석한 뒤 방금 돌아왔다. 거기서 나는 이라크 쿠르드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한 공포와 이라크 정권의 보복에 대한 불안감을 보았다. 우리는 1만명의 쿠르드 민간인을 죽인 이라크 정부의 화학무기 공격을 기억하고 있다.

미란: 9·11 이후 쿠르드지역 상황은 사람들이 미국의 거듭되는 전쟁발언으로 이라크 쿠르드지역에서 이룬 안정이 파괴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을 제외하면 극적인 변화는 없다. 이라크군의 보복 가능성은 항상 있다.

걸프전 말미에 워싱턴은 쿠르드인들에게 후세인에 반대해 봉기하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후세인이 쿠르드인들을 박해할 때 미국은 개입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라크 쿠르드인들은 국경지대의 끔찍하게 추운 산 속으로 피신해야 했다. 만약 미국이 이라크를 다시 공격하면 그런 혹독한 상황이 올 것이라 생각하는가.

도스키: 상황은 1991년과 다르다. 그 이유는 첫째, 1992년 이래로 이라크 쿠르드지역에 선거로 구성된 민주적인 정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둘째 이라크군의 공격이 있을 때 그런 사실을 외부로 알릴 수 있는 유엔과 비정부기구(NGO) 조직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가 없는 자유는 없다. 우리는 이라크 정권이 그들이 끝장났음을 알았을 때 어떤 보복을 할지 걱정하고 있다.

워싱턴에서 반체제 세력들 만났다

쿠르드족이 아닌 다른 이라크 반체제 세력과 지속적인 교류를 하고 있는가.

도스키: 우리(애국동맹)와 민주당 외에 쿠르드족이 아닌 네개의 반체제 그룹 대표단이 워싱턴의 미국 관리들과 생산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다른 그룹들은 워싱턴에 초청받지 못했다. 우리는 좀더 나은 이라크와 이라크 쿠르드지역의 미래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미란: 민주당은 모든 반체제 그룹과 협력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이라크국민회의의 회원이기도 하다. 우리는 세 그룹(애국동맹, 이라크국민협정(INA),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과 지속적인 만남을 갖고 있다.

안사르 알이슬람(Ansar Al-Islam) 같은 쿠르드지역 내 이슬람 무장단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쿠르드지역 내에는 이슬람근본주의를 표방한 무장세력이 미국을 비난하며 쿠르드당과 무력충돌을 벌이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도스키: 안사르 알이슬람은 이라크에서 조직한 단체고 요르단·모로코·팔레스타인·아프가니스탄 등의 외국인들로 구성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단체에는 이란 국경에 인접한 하랍자 근처를 점령한 600명의 전사가 있다. 안사르 알이슬람이 이라크 쿠르드지역의 안정을 위협하려는 테러리즘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들은 평화를 사랑하는 이라크 쿠르드인들에 대한 증오를 숨기지 않으며 민간인들을 학살했다.

미란: 테러리즘 문제에 관해서 민주당은 100% 애국동맹에 동의한다. 우리는 이라크 쿠르드지역에서 테러 박멸을 위해 싸우고 있다. 그들의 행동은 이슬람과 쿠르드 전통에 대한 테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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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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