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 시세 하락에도 스타벅스의 커피값은 왜 그대로일까… 제3세계 농민과 소비자를 이어주는 옥스팜
“커피 값 제대로 내십니까?”
옥스팜이 운영하는 ‘세계의 가게’(네덜란드어권에서는 Wereldwinkel, 프랑스어권에서는 Magasins du monde)에 들어서면서 예전에 케냐인 친구가 들려준 말이 떠올랐다. (??옥스팜이 무엇이며, 본부가 어디에 있고...간단한 소개 필요)
케냐산이 바라보이는 무랑아 지역에서 소규모로 커피농사를 짓는 친구의 아버지는 그 흔한 네스카페도 사서 마실 형편이 되지 못하여 커피원두 찌꺼기를 우려낸 물을 마신다는 것이다. 그는 커피원두의 판매단가가 생산비용에도 미치지 못하여 많은 커피재배 농가들이 목축업으로 전업을 모색하거나 점점 더 궁핍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개탄했다.
신음하는 농민들에게 ‘공정한 무역’을
90년대 중반까지 안정된 가격을 유지한 커피원두의 국제시세는 계속 크게 떨어지면서 97년 이후 무려 70% 이상 폭락세를 거듭해왔다. 커피업계는 세계 최대의 커피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의 커피생산량이 크게 증가해 국제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함으로써 초래된 당연한 결과로 돌린다.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의 커피생산 국가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업정책을 수립하지 않고, 국제시세의 등락에 따라 특정 작물을 대규모로 재배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근시안적인 농업정책 입안자들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커피시세의 하락이 커피업계의 영업이익 감소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식품, 유제품, 제과, 애완동물용 식품, 제약 등 폭넓은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 최대의 식품회사인 스위스계 네슬레사는 커피가 매출액의 17%에 지나지 않지만 영업이익에서는 31%를 차지해 최대의 영업이익을 창출해냈다. 또한 고급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 5천여개 이상의 점포를 개설하여 고급커피 시장을 평정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나타내는 코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커피시장을 평정한 것이다. 커피의 국제시세와 커피업계의 성장이 정반대의 방향으로 고속질주하는 것은 커피재배 농민들의 근시안적 안목, 농정당국의 무능, 다국적기업의 탁월한 경영이 빚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일까? 우리가 날마다 마시는 커피 가격이 공정한 규칙에 의해 결정된 가격일까? 커피원두의 국제시세는 몇해째 최저치를 맴돌고 있는데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가격은 왜 변하지 않는 걸까? 옥스팜이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킴으로써 다국적 커피기업들이 외면한 생산자들의 권익을 되돌려주자는 것이 이른바 ‘공정한 무역’의 취지다. 옥스팜은 브레튼우즈협정의 3요소인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세계무역기구(WTO)가 주축이 되어 부국과 다국적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에만 급급함으로써 결국 빈곤의 심화와 불합리한 세계질서를 잉태했다고 비판한다. 현재의 불공정한 무역관행, 부조리한 질서의 개선과 새로운 방향 모색 없이는 각국의 평화와 안정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부국들이 외치는 빈곤타파는 미사여구로만 그치고, 자국의 농민들에 대한 농업보조금 지급으로 저개발국의 농업기반을 빈사상태에 빠뜨리는 등 빈국과 부국의 격차를 더욱 벌려놓고 있는 실정이다. 부국들은 저개발국들에 원조를 제공할 때 이중잣대를 적용한다. 자국의 농업정책과는 달리 매우 신자유주의적인 농업정책만을 강요하다 보니, 이로 인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는 집단은 저개발국의 가난한 농민들이다. 이른바 중심부가 주연을 맡고, 주변부의 중심부가 조연을 담당하여 주변부의 주변부를 말살시키는 정책인 것이다. Made in Dignity
옥스팜이 주도적으로 펼치는 ‘공정한 무역을 위한 운동’의 실생활적인 연장선상에 ‘세계의 가게’가 있다. 세계의 가게에는 팔레스타인의 올리브기름과 쿠스쿠스, 라오스의 파인애플잼, 스리랑카의 녹차와 후추, 우간다와 탄자니아의 커피, 타이의 쌀, 쿠바의 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건포도, 칠레의 포도주 등을 다양하게 진열하여 지구촌 먹을거리의 열린 장터라는 생각이 든다. 환경보존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반영하듯 재생용지로 만든 문구류도 있고, 각국의 수공예품, 민속악기, 음반은 물론 인권, 세계화와 빈곤, 사회적 소수와 약자들에 대한 권익보호 등의 문제를 다룬 책들도 관심 있는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천연색으로 화려하게 인쇄한 저개발국의 관광청과 부국들의 여행사들이 배포하는 관광홍보 책자가 아니라 재활용지로 소박하게 인쇄한 저개발국의 실상들을 알리는 책자들도 진열되어 있다.
벨기에 헨트 시내에 있는 세계의 가게에서 특히 이목을 끈 것은 네슬레사 제품의 빈 깡통을 펼쳐 제3세계의 어린이가 만든 장난감 자동차였다. 장난감 자동차 위에 붙어 있는 옥스팜식 원산지 증명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인간노동의 존엄함에 대한 믿음으로 만든 (Made in Dignity) 제품”. “Made in Dignity 제품은 저개발국의 생산자들과, 그들의 노동·개발·환경에 대한 존엄을 보장한다”라는 문구가 품질보증서에 쓰여 있고, 그것은 희망의 메시지였다.
옥스팜이 펼치는 공정한 무역을 위한 운동은 제3세계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한 시혜적 차원의 운동이 아니라 심고, 가꾸고, 거둔 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따름이다. 세상을 바꾸려는 거대한 꿈의 출발은 커피값을 제대로 지불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일상의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헨트(벨기에)=글·사진 양철준 통신원 YANG.chuljoon@wanadoo.fr

사진/ 헨트에 있는 세계의 가게 정문. 옥스팜은 헨트 시내에만 8군데의 가게를 열고 있다.
90년대 중반까지 안정된 가격을 유지한 커피원두의 국제시세는 계속 크게 떨어지면서 97년 이후 무려 70% 이상 폭락세를 거듭해왔다. 커피업계는 세계 최대의 커피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의 커피생산량이 크게 증가해 국제시장에서 공급이 수요를 초과함으로써 초래된 당연한 결과로 돌린다. 아프리카·아시아·중남미의 커피생산 국가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농업정책을 수립하지 않고, 국제시세의 등락에 따라 특정 작물을 대규모로 재배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근시안적인 농업정책 입안자들에게 책임을 돌리기도 한다. 그러나 커피시세의 하락이 커피업계의 영업이익 감소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식품, 유제품, 제과, 애완동물용 식품, 제약 등 폭넓은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 최대의 식품회사인 스위스계 네슬레사는 커피가 매출액의 17%에 지나지 않지만 영업이익에서는 31%를 차지해 최대의 영업이익을 창출해냈다. 또한 고급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 5천여개 이상의 점포를 개설하여 고급커피 시장을 평정하며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의 취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나타내는 코드로 자리매김하면서 커피시장을 평정한 것이다. 커피의 국제시세와 커피업계의 성장이 정반대의 방향으로 고속질주하는 것은 커피재배 농민들의 근시안적 안목, 농정당국의 무능, 다국적기업의 탁월한 경영이 빚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일까? 우리가 날마다 마시는 커피 가격이 공정한 규칙에 의해 결정된 가격일까? 커피원두의 국제시세는 몇해째 최저치를 맴돌고 있는데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가격은 왜 변하지 않는 걸까? 옥스팜이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킴으로써 다국적 커피기업들이 외면한 생산자들의 권익을 되돌려주자는 것이 이른바 ‘공정한 무역’의 취지다. 옥스팜은 브레튼우즈협정의 3요소인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세계무역기구(WTO)가 주축이 되어 부국과 다국적기업의 이익을 보호하는 데에만 급급함으로써 결국 빈곤의 심화와 불합리한 세계질서를 잉태했다고 비판한다. 현재의 불공정한 무역관행, 부조리한 질서의 개선과 새로운 방향 모색 없이는 각국의 평화와 안정도 위협받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부국들이 외치는 빈곤타파는 미사여구로만 그치고, 자국의 농민들에 대한 농업보조금 지급으로 저개발국의 농업기반을 빈사상태에 빠뜨리는 등 빈국과 부국의 격차를 더욱 벌려놓고 있는 실정이다. 부국들은 저개발국들에 원조를 제공할 때 이중잣대를 적용한다. 자국의 농업정책과는 달리 매우 신자유주의적인 농업정책만을 강요하다 보니, 이로 인해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는 집단은 저개발국의 가난한 농민들이다. 이른바 중심부가 주연을 맡고, 주변부의 중심부가 조연을 담당하여 주변부의 주변부를 말살시키는 정책인 것이다. Made in Dignity

사진/ 네슬레사 제품 깡통을 펴서 만든 장난감 자동차. 커피는 네슬레사에 엄청난 수익을 가져다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