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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싱가포르 영어를 변질시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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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7-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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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l 데이비드 옹(퇴역대령·바른영어쓰기운동 대표)

사진/ (유니스 라오)
왜 싱글리시를 공격하는가.

바른영어쓰기운동(Speaking Good English Movement)은 싱글리시를 박멸하자는 게 아니라 영어를 올바르게 쓰자는 것이다. 올바른 영어를 쓰는 과정 자체가 싱글리시와 거리를 둘 뿐이다. 모든 싱가포르 시민들이 영어를 쓰지만, 젊은이들이 주로 텔레비전과 친구들로부터 배우는 싱글리시를 잉글리시처럼 오해하면서 쓰고 있다는 게 문제다. 따라서 우린 훌륭한 영어를 쓰는 이들을 통해 시민들이 올바른 영어를 배울 수 있도록 성원해왔다. 단순한 목표일 뿐 거대한 정책 같은 건 없다.

정치가들은 왜 선거운동 때 싱글리시를 쓰는가?

싱글리시가 무엇인가라는 해석의 차이다. 정치가들은 서민들에게 가닿기를 원하고, 그러다 보니 특별한 지역에서 이해되는 방언들을 쓰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면, 당신이 호키엔 방언을 쓰는 게 싱글리시는 아니라는 뜻이다. 한 20년 전 쯤 만다린 캠페인을 벌일 무렵 방언을 금지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방언이 의사소통에 중요하다는 걸 깨닫고는 포기하지 않았던가.

당신도 싱글리시를 쓴 적이 있나. 라아(lah)라든지 레에(leh) 같은….


물론. 나 역시 많이 쓴다. 문맥에 해당하는 것들을, 즉 택시 운전사들과 대화할 때라든지.

왜 그들에게 말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싱글리시를 쓰는가.

잘은 모르지만 그건 일종의 존중 같은 것이다. 많이 교육받지 못한 그이들이 왜소하게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차원 같은…. 내가 쓰는 라아라든지 언어적으로 결합된 말레이나 호키엔 단어들을 쓴다는 건 자연스럽기도 하고, 달리 부끄러운 일도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도대체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크게 보면, 싱가포르 상표의 영어가 아시아 영어의 표준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일본·한국·중국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영어를 썩 잘하지만 각기 다른 강한 악센트(??)가 있어 서로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그와 비교하자면 우리가 쓰는 싱가포르 영어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더 많은 아시아의 시민들이 영어를 쓰면서 아시아 단어들이 영어에 결합되는 실정이라,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이들이 발음하기 힘들어져 아시아 영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형편이 되었다. 이런 상황을 놓고 보면 싱가포르인들이 이상적인 위치에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아시아 영어의 표준이 싱가포르 영어라는 뜻으로. 이 국제영어의 표준이듯이….

유니스 라오(Eunice Lau)/ 전 <스트레이츠타임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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