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개방 이후 마약중독자 급속히 확산되는 중국… 마약과의 전쟁에 사활을 걸다
“아들아! 엄마가 도와주마!”
‘국제마약금지의 날’인 지난 6월26일 베이징의 주요 일간지들은 마약에 중독된 아들을 둔 어머니의 절규를 사회면 머릿기사로 일제히 보도했다. 7년 동안 마약을 상습 복용해온 아들이 도저히 마약에서 벗어날 가망이 보이지 않자, 어머니가 아들을 중국 공안국 내 감호소로 데리고 갔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올해 27살인 천모군은 20살 때부터 마약을 흡입해왔다. 그동안 마약을 사기 위해 들인 비용은 40만위엔(약 6500만원). 어머니 옌씨는 “어렸을 때 너무도 온순하던 아이가 최근 몇해 동안 집에는 돈을 훔치기 위해 오는 날밖에 없는 아이로 바뀌어버렸다. 아들이 집에 있는 돈을 훔쳐 달아나는 것을 보면 칼로 가슴이 난도질당하는 것처럼 견딜 수 없었다”고 당시의 쓰라림을 토로했다. 그는 “사회도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울분을 토해냈다.
마약은 신세대의 아이콘?
중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은 아편전쟁이다.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 중국사회를 묘사하는 서양의 영화에는 비스듬히 드러누워 아편을 즐기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만큼 마약은 당시 중국인들의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었다. 중국이 1980년대 개혁·개방을 단행한 이후 이런 악습이 재현되고 있다. 천씨가 처음으로 마약을 접한 곳은 매형과 같이한 술자리였다. 매형의 친구들이 모두 마약을 상습 복용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약을 복용하게 됐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마약을 얻을 수 있다. 유흥업소는 물론, 거리에서도 마약거래를 한다. 심지어 대학에서도 마약거래를 공공연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복용자들의 대부분은 개혁·개방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젊은층이며, 개인 사업가에서 학생, 일반 직장인, 유흥업소 종사자, 농민, 무직 등 다양한 계층에 퍼져 있다. TV 드라마에서도 청소년들의 마약복용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개혁·개방이 중국에서도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상하이·선전 등의 TV드라마에서는 젊은이들의 개방적인 생활에 마약이 필수품처럼 비치고 있을 정도다. 중국 공안국에 따르면 전국공안기관에 등록된 마약중독자는 90여만명 이상이다. 지난해 말 현재 마약퇴치운동을 벌이는 현은 2051곳, 마약중독인구가 1천명 이상인 현은 205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귀비와 아편 생산지인 윈난성 진산쟈오는 세계 최대의 마약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중국 공안국은 진산쟈오에서 헤로인 13t을 압수했다. 진산쟈오에서 생산된 마약의 대부분은 중국 본토로 흘러들어온다. 중국 공안국은 올해 초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진산쟈오를 제1방어선으로 정했다. 이 방어선을 사수하면 ‘민족의 영웅’이요, 지키지 못하면 ‘민족의 죄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결연한 자세였다. 중국 정부는 윈난성에서 각 지방으로 유통되는 마약의 공급선을 차단할 뿐 아니라, 윈난성을 새로운 성으로 탈바꿈시키는 데도 엄청난 공을 들였다. 중국 정부가 최근 3년 동안 윈난성의 마약재배를 퇴치하는 데 쏟아부은 자금은 수억위엔에 달한다. 버마와 국경을 이루는 윈난성의 일부 지역에 대해 양귀비의 대체작물로 사탕수수·바나나 등을 심는 데만 3년 동안 3억위엔이 들었다. 그럼에도 윈난성의 양귀비 재배산업은 여전히 성황을 이루고 있다. 윈난성 진산쟈오 경찰은 버마와 윈난성을 오가며 마약밀매를 일삼는 무장세력의 우두머리인 리우밍(43)을 체포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버마 군·경과 공동으로 작전을 펼친 중국은 지난 1월28일 밀매조직과 총격전 끝에 리우밍을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 윈난성 공안국이 확보한 증거에 따르면 리우밍은 1993년부터 버마 국경지역에서 중국 윈난·후난·광둥·산둥 등지로 마약을 밀매해왔으며, 그가 밀매한 헤로인만 600kg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개재판과 치료 병행
중국 정부가 마약사범에 대해 사형까지 선고하는 등 엄벌하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해 초 중국에서 마약을 밀매한 한국인 신모씨를 중국 정부가 사형에 처해 한국과 중국 정부 간에 외교적 마찰을 불러일으킨 사건도 있었다. 중국 정부는 마약 제조, 밀매와 관련된 범죄에 대해서는 죄의 경중에 관계없이 형사처벌을 하고 있으며, 범죄 사실이 중대할 경우 공개재판으로 사형에 처하기도 한다.
국제마약금지의 날을 하루 앞둔 6월25일, 중국 전역에서는 마약사범 공개재판 및 처형이 이뤄졌다. 베이징 제2중급인민법원은 2명의 마약사범을 형장으로 호송해 사형을 집행했다. 충칭(重慶) 공안국은 이날 각종 마약 1700kg을 공개 소각했다. 광저우 중급법원은 광저우 기차역 광장에서 마약범죄자심판대회를 열고, 17명의 마약범죄자를 공개재판했다. 리우 등 4명에겐 사형을, 덩 등 14명에겐 각각 7년에서 1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중국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은 마약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리우밍 체포작전으로 본격화됐다. 국가마약퇴치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전국의 유흥업소를 대상으로 마약거래를 집중 단속하고 있으며, 마약중독자가 발견될 경우 일률적으로 마약퇴치소에 강제 수용해 6개월 이상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6월 말 현재 전국적으로 마약범죄자 4만5378명, 마약범죄혐의자 3만8765명이 체포됐으며, 헤로인 4350kg, 각종 마약 1천여kg이 압수됐다. 동시에 강제마약퇴치소에는 10만명이 넘는 마약중독자가 수용됐다. 마약퇴치노동교양소에선 4만여명이 마약을 끊기 위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광저우에서 유치원 교사로 일하는 양모(여·23)씨는 17살 때 유치원교사양성학교 기숙사에서 처음 헤로인을 흡입했다. 당시 10명이 넘는 동료 학생들이 모두 마약흡입자였다. 마약에 중독된 양씨는 부모 곁을 떠나 도망자의 신세가 되었다. 베이징·상하이·다롄·칭다오 등지를 돌며 3개월에서 반년씩 머물렀다. 톈진에서 약 4개월간 마약과 인연을 끊고 지내던 양씨는 광저우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발작을 일으켰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친구에게 급히 전화를 해 비행장 화장실에서 다시 주사를 맞아야만 했다. 그는 스스로 두번이나 마약퇴치소를 찾았지만 그때마다 실패했다. 그가 5년 동안 마약를 사는 데 쓴 비용은 20만위엔(약 3300만원) 이상이다. 그는 지금 다시 광저우에 있는 마약퇴치소에 머물고 있다.
중국 정부는 마약밀매자에게 극단적으로 처벌하는 것과 달리, 마약중독자들에게는 자활의 기회를 최대한 열어주고 있다. 상주인구 680만명, 다른 지역출신 380만명인 광저우에 마약흡입자로 등록된 인구는 2만8천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마약퇴치소에 수용된 인구는 4608명으로 마약환자로 넘쳐난다.
경제발전의 그림자
중국은 전국 각지에 마약흡입자 등록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마약흡입자로 등록되면 각종 약물남용치료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마약중독자들을 각급 지방정부 산하의 강제마약퇴치소로 보낸다. 만약 이곳에서도 재흡입할 경우 사법기관의 노동교양소로 보낸다. 여기서는 가족과도 격리되고 오직 공안파출소의 교육관리하에 의료치료를 받게 된다. 현재 중국에는 전국에 강제마약퇴치소가 746곳, 마약퇴치노동교양소가 168곳이 있다.
중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아편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 임칙서(林則徐)는 외세로 인해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개혁·개방이 시작된 이후 공안국은 제2의 임칙서를 자청하고 나섰지만, 마약인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당시 임칙서의 꿈을 좌절시킨 것이 외세의 무력이었다면, 지금 마약인구의 확산에는 개혁·개방이 한몫을 하고 있다. 중국대륙은 경제발전에 따른 성과를 향유하고 있지만, 그 대가로 마약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황훈영 통신원 kkccjjhh@hanmail.net

사진/ 6월25일 중국 저낭성 원링의 한 경기장에서 열린 마약사범 공개재판. 한 여성이 '마약판매범 리유잉'이란 표지판을 목에 건채 재판받고 있다. (AP연합)
중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은 아편전쟁이다.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서기 이전 중국사회를 묘사하는 서양의 영화에는 비스듬히 드러누워 아편을 즐기는 중국인들의 모습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만큼 마약은 당시 중국인들의 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해 있었다. 중국이 1980년대 개혁·개방을 단행한 이후 이런 악습이 재현되고 있다. 천씨가 처음으로 마약을 접한 곳은 매형과 같이한 술자리였다. 매형의 친구들이 모두 마약을 상습 복용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마약을 복용하게 됐다. 이처럼 중국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마약을 얻을 수 있다. 유흥업소는 물론, 거리에서도 마약거래를 한다. 심지어 대학에서도 마약거래를 공공연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복용자들의 대부분은 개혁·개방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젊은층이며, 개인 사업가에서 학생, 일반 직장인, 유흥업소 종사자, 농민, 무직 등 다양한 계층에 퍼져 있다. TV 드라마에서도 청소년들의 마약복용 장면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다. 개혁·개방이 중국에서도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상하이·선전 등의 TV드라마에서는 젊은이들의 개방적인 생활에 마약이 필수품처럼 비치고 있을 정도다. 중국 공안국에 따르면 전국공안기관에 등록된 마약중독자는 90여만명 이상이다. 지난해 말 현재 마약퇴치운동을 벌이는 현은 2051곳, 마약중독인구가 1천명 이상인 현은 205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양귀비와 아편 생산지인 윈난성 진산쟈오는 세계 최대의 마약원산지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중국 공안국은 진산쟈오에서 헤로인 13t을 압수했다. 진산쟈오에서 생산된 마약의 대부분은 중국 본토로 흘러들어온다. 중국 공안국은 올해 초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진산쟈오를 제1방어선으로 정했다. 이 방어선을 사수하면 ‘민족의 영웅’이요, 지키지 못하면 ‘민족의 죄인’이라고 말할 정도로 결연한 자세였다. 중국 정부는 윈난성에서 각 지방으로 유통되는 마약의 공급선을 차단할 뿐 아니라, 윈난성을 새로운 성으로 탈바꿈시키는 데도 엄청난 공을 들였다. 중국 정부가 최근 3년 동안 윈난성의 마약재배를 퇴치하는 데 쏟아부은 자금은 수억위엔에 달한다. 버마와 국경을 이루는 윈난성의 일부 지역에 대해 양귀비의 대체작물로 사탕수수·바나나 등을 심는 데만 3년 동안 3억위엔이 들었다. 그럼에도 윈난성의 양귀비 재배산업은 여전히 성황을 이루고 있다. 윈난성 진산쟈오 경찰은 버마와 윈난성을 오가며 마약밀매를 일삼는 무장세력의 우두머리인 리우밍(43)을 체포하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버마 군·경과 공동으로 작전을 펼친 중국은 지난 1월28일 밀매조직과 총격전 끝에 리우밍을 사살하는 데 성공했다. 윈난성 공안국이 확보한 증거에 따르면 리우밍은 1993년부터 버마 국경지역에서 중국 윈난·후난·광둥·산둥 등지로 마약을 밀매해왔으며, 그가 밀매한 헤로인만 600kg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개재판과 치료 병행

사진/ 올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중국 당국은 마약사범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약판매범에게서 입수한 아편과 헤로인. (SYGMA)

사진/ 윈난성에서 마약사범을 검거하는 장면. (SYG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