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무총장 코피 아난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3년 전 밀레니엄정상회담을 처음 주창했다. 그 자신도 정상회담이 말잔치로 끝날 가능성을 미리 내다보고 있었다. 그럼에도 정상회담을 추진한 까닭은 무엇일까. 단 한번의 정상회담이 세상을 바꾸진 못하더라도, “새천년이란 상징적 무게”로 지구상의 여러 긴급한 요구와 문제점들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그의 시각에선 지구촌의 만성적인 전쟁, 질병, 가난, 공해문제들은 모든 나라들이 협력해서 풀어야지 유엔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번 밀레니엄정상회담을 치르면서 그는 이름 그대로 코피를 흘릴 만큼 몸이 바빴지만, 국제정치무대에서 그의 발언권은 더욱 드세진 게 사실이다. 9월12일 제55차 유엔총회 연설에서 그는 “합의가 매우 바람직하지만, 189개 국가 모두의 만장일치를 기다릴 수 없다”며 “소수의견이 불합리하게 동의를 유보해선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다.
1938년 아프리카 가나 출생. 가나에서 대학을 마친 뒤 미국, 스위스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석사). 1962년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예산행정부문 직원으로 출발해 1997년 제7대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사무차장에서 사무총장으로 오른 첫 번째 인물이다. 사무차장보로 있던 93∼94년 유엔평화유지 업무를 맡았고, 95∼96년에 걸쳐 사무총장특사로 데이튼평화협정에 따른 보스니아내전 종식과정을 지켜봤다. 유엔평화유지문제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는 것도 이런 이력에서다. 사무총장으로서 그가 한 첫 번째 작업이 유엔 쇄신이었다. 방만한 예산낭비를 줄이고 인력과 기구 재조정을 해냈다. 얼마간 유약해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지도력에서 인정받고 있다. 남은 2년 임기를 채운 뒤, 그가 원한다면, 재선은 무난하다는 게 외교관들의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