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오아시스’ 반목의 땅 적신다
등록 : 2000-09-21 00:00 수정 :
(사진/네베 샬룸/와하트 앗살람 초등학생들.아랍학생들과 유대학생들과 유대학생들이 함께 손을 들어 브이자를 그리며 웃고 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유대인들간의 상호 반목과 갈등, 질시는 역사적으로 정당성을 지니는 것일까? 아니면 태생적인 것인가? 그 해답을 찾는 곳이 있다.
100에이커의 작은 언덕 주변에 세워진 한 공동체. 여느 키부츠와는 다르다. 오후 2시를 전후해 차량 행렬이 이 마을로 줄을 잇는다. 유대인 학생과 아랍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학교가 끝날 시간에 맞추어 유치원부터 초등학교까지 300여명의 학생들을 데리러 오는 학부모들의 차량이다. 교실에서는 아랍어와 히브리어가 동시에 사용되고 각자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를 배운다. 교사들도 아랍계와 유대계가 함께 일한다. 새로온 학생들이 상대방의 언어와 습관에 적응되는 동안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교육을 통하여 이런 차이들을 극복하며 함께 사는 것을 가르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5년째 이곳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와하(28)의 말이다.
이 마을은 네베 샬롬/와하트 앗살람(NSWAS)으로 불리는 실험 공동체이다. 네베 샬롬은 72년 지금의 자리에서 부르노 후싸르 부부가 공동체 건설의 꿈을 품고 시작하였다. 77년 한 가정이 합류한 이후 현재 40가정, 200여명 안팎의 아랍인과 유대인이 함께 공동생활을 하고 있고, 다른 10가정이 새로이 합류하고자 그들의 집을 짓고 있다. 마을 구성원들은 팔레스타인 가정이 절반, 유대인 가정이 절반이다. 상호 균형을 이루기 위한 기본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랍인들은 이스라엘 국적을 지닌 이들로 점령지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아니다.
NSWAS 마을은 묘하게도, 아니 의도적으로 67년 당시의 요르단과 이스라엘의 접경지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과 갈등이 시작된 그 지점 한복판에서 상호 공존을 위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NSWAS의 꿈과 목표에 대해서는 놀라거나 적대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여전히 많지만 이전에 비하면 많은 진전이 있었다. 총무인 안와르 다우드는 “이제는 혼자가 아니다. 역할을 썩 잘 감당하고 있는 많은 다른 단체들과 더불어 일하고 있다. 조직화된 힘은 개별적으로 움직일 때보다 더 크게 일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양쪽간의 평화 진전에 대하여 부정적이다. “내 생각이 틀리기를 바라지만 평화진전은 앞으로 5년간에도 큰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작은 빗방울 하나하나 모여서 시내와 강을 이루듯 더불어 사는 세상을 향한 비전은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평화 학교가 점점 확대되고 있고, 공동체에 참여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팔레스타인 아랍인들과 유대인들간의 공존의 필요성은 지금보다 독립된 이후 더욱 절실히 요청된다. 적대적인 두 나라가 서로 마주보고 있다는 것은 언제든지 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NSWAS의 실험은 더욱 소중해 보인다.
암만=김동문 통신원
yahiya@hani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