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월드컵 - 중국
월드컵 준결승전에서 한국이 0 대 1로 독일에 패하자 중국은 결국 이중적인 속내를 드러내고 말았다. 줄곧 한국축구에 대해 곱지 않은 평가를 내리던 중국 언론은 그동안 보여줬던 태도를 갑자기 바꿔 “한국팀의 선전은 한국의 자부심이자 아시아의 자부심”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중국 언론의 한국팀에 대한 평가는 아시아 최강이라는 자리를 일본에 내준, 그래서 실력으로 따지면 중국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었다. 월드컵의 모든 경기를 생중계하고 있는 채널5는 한국팀의 16강 진출을 어둡게 봤다. 그러나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2 대 0으로 승리한 뒤 포르투갈마저 1 대 0으로 격파해 일본과 함께 16강에 진출하자 아시아 축구의 대약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6강전과 8강전에서 세계의 강호들인 이탈리아와 스페인마저 무너뜨리자 중국 언론들의 복잡한 심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 내에서 월드컵 특집방송을 진행하는 <채널5>의 남녀 사회자와 해설위원은 입을 모아 “한국축구는 이해할 수 없다”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특히 16강전에서 이탈리아의 항의가 빗발치자 는 생중계가 끝난 뒤에도 지속적으로 이탈리아 선수가 잔디구장에 고개를 떨구고 앉아 있는 모습과 심판이 이탈리아 선수에게 레드카드를 들이대는 장면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며 심판의 오심을 되풀이해서 지적했다.
이 경기 뒤부터 를 비롯한 방송은 물론 신문 등 인쇄매체까지 가담해 유럽 일부 언론의 음모론을 가감 없이 집중 보도했다. <베이징르바오>는 “심판 갈수록 지나쳐”라는 제목으로 심판의 오심을 질책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아울러 스페인 선수들의 눈물, 감독이 심판을 향해 항의하는 사진 밑에 “눈이 있나 없나”라는 설명까지 곁들였다.
중국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어느 나라 못지않다. 교민들은 부진한 중국팀에 대한 분노가 한국팀에 대한 질투로 둔갑했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한국축구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쓰라림도 한몫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베이징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에 다니는 김주희양은 “평소 학교에서 친한 친구들도 16강전이 시작된 이후 지금은 말도 안 한다”며 “중국 학생들이 억지논리로 한국을 무시하려는 데 참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언론의 주도하에 퍼져 있는 대다수 중국인들의 이 같은 감정적 평가와 달리 일부 언론에선 실력을 인정하자는 분위기도 있다. <베이징TV>는 줄곧 “4강 진출의 영광 뒤에는 한국인의 저력과 붉은악마(중국에서는 홍모로 부름)로 대표되는 축구팬들의 열화 같은 성원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독일과의 4강전이 벌어지기 전날 발행된 6월25일치 <베이징완바오>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언론이 한국의 4강 진출을 놓고 음모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유럽축구의 오만”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신문은 “중국축구도 아시아의 제3세계 수준이면서 마치 자신은 제3세계에 속해 있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중국 언론의 보도태도에 자성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베이징=황훈영 통신원 kkccjjhh@hanmail.net

사진/ 중국-브라질전에서 응원을 하고 있는 중국의 치우미들. (SYGMA)
언론의 주도하에 퍼져 있는 대다수 중국인들의 이 같은 감정적 평가와 달리 일부 언론에선 실력을 인정하자는 분위기도 있다. <베이징TV>는 줄곧 “4강 진출의 영광 뒤에는 한국인의 저력과 붉은악마(중국에서는 홍모로 부름)로 대표되는 축구팬들의 열화 같은 성원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독일과의 4강전이 벌어지기 전날 발행된 6월25일치 <베이징완바오>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언론이 한국의 4강 진출을 놓고 음모론을 제기하는 데 대해 “유럽축구의 오만”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 신문은 “중국축구도 아시아의 제3세계 수준이면서 마치 자신은 제3세계에 속해 있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중국 언론의 보도태도에 자성을 촉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베이징=황훈영 통신원 kkccjjhh@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