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세계 문화의 통합을 시도하는 모로코 그나와 음악축제
매년 6월 모로코 남부의 항구도시인 에사위라에서는 그나와 음악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6월13일부터 16일 사이에 개최되었다. 월드뮤직 장르의 새로운 메카로서 에사위라와 그나와 음악축제가 새로이 부상하고 있다.
이미 에사위라는 비트제너레이션(1950년대 말부터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중심으로 대두된 보헤미안적 예술가 그룹) 시절부터 네팔의 카트만두, 와이트섬, 우드스톡과 함께 비트의 4대 메카로 알려져왔다. 60년대 지미 헨드릭스는 비트 세대들과 함께 에사위라에 머물며 그나와 음악을 처음 접했고, 이 음악은 그의 연주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지금까지 재즈에 비해 덜 알려졌던 그나와 음악이 98년부터 시작된 그나와 음악축제를 통해 새로운 출발을 꾀하고 있다.
흑인과 아랍문화의 혼합
인도의 전통악기인 시타르가 가미된 비틀스의 히피음악이 있었다면, 겐브리와 크라케브(모로코 전통악기)를 앞세운 그나와 음악이 모로코 에사위라에서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다. 대중화된 그나와 음악으로 현재까지 가장 잘 알려진 그룹은 프랑스 출신의 ‘오케스트르 나쇼날 드 바르베스(ONB)’로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급속히 팬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모로코에 기반을 둔 전통적인 그나와 음악으로는 ‘마흐므드 가니와’와 ‘알랄 수다니’ 가족 그룹이 유명하다.
그나와는 모로코에 강제 이주된 서부 아프리카 출신 흑인노예 후손들과 관련된 모든 것을 나타내는 명칭으로 그나와 문화, 그나와 공동체, 그나와 음악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간단히 말해 모로코의 아랍-베르베르 문화와 결합된 흑인문화라 생각하면 된다. 그나와 공동체의 성인으로 여겨지는 시드나 불랄의 성소가 에사위라에 위치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에사위라는 통북투-에사위라로 연결되는 무역로가 대서양에 연결되는 지점으로 세네갈·말리·기니에서 출발한 금·소금·흑인노예가 에사위라 항구에서 거래됐다. 이때부터 흑인문화의 중심지가 되었다.
우리가 잘 아는 블루스·재즈·살사·삼바·마쿰바 등이 흑인음악과 아메리카 대륙의 음악이 혼합된 형태라면, 흑인노예가 북아프리카에 들어온 이후 기존의 아랍-베르베르 문화와 흑인음악이 혼합된 형태가 모로코의 그나와, 알제리의 디완, 튀니지의 스탐불리 음악 등이다. 단순한 음악이라기보다는 주술적 의식의 의미를 많이 내포하기 때문에 우리의 굿을 연상하면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나와 음악은 데르데바라는 의식 속에서 표현된다. 이 의식은 보통 밤에 진행되기 때문에 데르데바의 밤이라 불린다. 데르데바의 리더는 ‘말림’이라고 하는데, 말림은 3현 기타인 겐브리를 연주한다. 그 주위에 크라케브라는 철제 캐스터네츠를 연주하는 6∼10명 정도의 보조 연주자, 점쟁이, 병치료사들이 등장한다. 겐브리와 크라케브 연주, 노래 형태의 주문, 신과의 교접에 이르는 춤 등을 통해 신령을 부르고 신과의 교접을 이룬다. 이 예식에는 점쟁이나 무당(탈라)들이 미래를 예측하거나 병을 고치는 역할을 한다.
주술에서 유희로
현대 그나와 음악은 오락·유희적 기능이 강화되어 전 세계에 전파되고 있다. 올해 그나와 축제의 개막행사는 그나와 그룹 ‘하미드 알 카스리’, 말리에서 온 아마드-마리암 부부,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 장 필리프 리키엘의 연주로 구성되었다. 이는 그나와 축제가 모로코-말리-프랑스 더 나아가 북아프리카-흑아프리카-유럽의 문화를 연결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보스니아 출신 피아니스트인 비안 줄피카르파지치의 공연을 통해 전쟁에 지친 인류에게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비전을 제시한다.
음악을 통한 세계 문화의 통합. 60년대의 비트문화가 마약에 전 “전쟁 노, 섹스 예스”의 소극적이고 은둔적인 문화였다면, 2000년대의 그나와 문화는 다양한 문화와 음악의 융합을 통하여 상호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시대정신을 제공하고자 한다. 2003년 그나와 축제에는 우리의 사물놀이패의 꽹과리 소리가 축제장인 물래이 하산 광장에서 울려퍼지기를 기대해본다.
튀니스(튀니지)=김병국 통신원 ibnkim@yahoo.com

사진/ 60년대 모로코 에사위라에 머물며 그나와 음악을 접한 지미 헨드릭스. 그나와는 그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SYG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