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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폭탄으로 죽이고, 굶겨 죽이고…가자 2만명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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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23-12-22 12:30 수정 : 2023-12-23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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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20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병원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숨진 이들의 주검을 보며 오열하고 있다. 로이터

2023년 12월18일 밤 9시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의 난민캠프에 자리한 주거용 건물 한 동이 폭격을 당했다.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적어도 8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네 시간 뒤인 12월19일 새벽 1시께 역시 라파의 주거용 건물 세 동으로 폭탄이 날아들었다. 어린이 3명과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 1명을 포함해 적어도 30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이 전쟁을 시작한 것은 10월7일이다. 전쟁 75번째 날인 12월20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모두 2만 명을 넘어섰다. 두고 기억해야 할 날이다.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는 전쟁 전 가자지구 인구수를 약 210만~220만 명으로 추정했다. 불과 75일 만에 가자지구 주민 100명 가운데 1명꼴로 목숨을 잃었다는 얘기다. 사망자 10명 가운데 약 7명이 어린이와 여성이다. 2022년 2월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침공으로 목숨을 잃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이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개전 1년9개월여 뒤인 2023년 11월21일의 일이다. 개전 직후부터 전세계가 나서 우크라이나를 돕고 있다. 가자지구는 누가, 언제쯤 도울 것인가?

개전 이후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부상을 당한 사람은 5만3천 명에 다가서고 있다. 목숨을 부지한 가자지구 주민 40명 가운데 1명꼴로 다쳤다는 뜻이다. UNRWA는 12월19일 약 190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주민 10명 가운데 9명꼴로 삶의 터전을 잃었다는 얘기다. 세계식량계획(WFP)은 같은 날 “지난 70일 동안 가자지구로 반입된 식량은 필요량의 10%에 그쳤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주민 10명 가운데 9명이 오늘도 굶주리고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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