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블르, 하나·둘·셋, 라마르세예즈…월드컵 우승을 기원하는 프랑스 국민의 외침
“프랑스 축구팀 ‘레블르’(푸른 유니폼을 상징하여 부르는 프랑스 축구팀의 애칭)와 함께.”
요즘 프랑스 TV 광고를 5분여만 보고 있어도 한두번 이상은 보게 되는 광고다. 바야흐로 월드컵 시즌이 다가온 것이다. 1998년 주최국이자 우승국인 프랑스라 월드컵 개최국 못지않은 열기에 휩싸여 있다.
이번에는 과연 누가 우승할 것이냐는 물음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쏟아진다. 그 중에는 ‘프랑스는 우승후보가 아니다’라는 브라질 감독도 있지만, 1998년의 감회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프랑스인에게 레블르는 의심의 여지없는 희망이고 믿음이다. 그 믿음을 업고 23명의 레블르는 일본으로 떠났다. 5월26일 한국팀과의 친선경기를 거쳐 5월31일 개막식에서 세네갈과 경기를 치른다.
지단의 세 아들과 세골
“일본에는 경기 및 연습차 가본 적이 있어 그리 낯설지는 않습니다만, 한국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게 없으며 그저 새롭기만 합니다”라고 레블르의 대명사격인 지네딘 지단이 말했다. 한국을 전혀 모른다는 지단은 최근 세 번째 아들을 얻었다. 아들 하나, 둘, 셋.
‘하나, 둘 그리고 셋’은 지난 월드컵 때 결승전에서 프랑스가 넣은 골의 수다. 그 하나·둘은 지단, 세 번째는 에마뉴엘 프티였다. 이후 ‘하나, 둘 그리고 셋’은 레블르의 세계 챔피언을 상징하고, 프랑스의 승리를 암시하는 문구가 되었다. 1998년 월드컵 결승 뒤 승리를 자축하며 거리로 손에 손을 잡고 나선 프랑스인은 “하나, 둘, 셋… 챔피온”이라고 너도나도 외쳤다.
지난 5월1일 노동절 반르펜 시위에서 사람들이 소리 높여 외친 구호에도 하나, 둘, 셋이 있었다. “하나, 둘 그리고 세 번째 세대… 우리들은 모두 이민자들이다!” 이민자 강경규제를 주장하는 르펜에 대한 반대를 외치는 소리였다. 5월5일 결선투표에서 ‘다양한 인종의 프랑스’를 만드는 또 다른 챔피언을 갈구하는 소리기도 했다. 거기 모인 수많은 사람들은 1998년에도 울려퍼진 “하나, 둘, 셋… 챔피언”의 외침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하나, 둘, 셋”말고 레블르와 뗄 수없는 또 다른 소리가 있다. 바로 프랑스 국가 <라마르세예즈>다. 98년 월드컵이나, 2000년 유로선수권에서 레블르가 우승하자 프랑스인이 부르고 듣던 노래다. “가자, 이땅의 자손들이여, 광명의 날이 왔다네! 독재자에 대항하여!… 시민들의 무기로, 당신들의 전투를 합시다. 전진합시다, 전진합시다. 그 더러운 핏물로 우리들의 농토를 물들게 합시다….”
<라마르세예즈>가 상당히 공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까닭은 이 곡이 혁명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명 직후인 1792년 루제 드 릴이 작곡하고, 이후 베를리오즈가 편곡하여 제3공화국이 창건(1879년)된 뒤 정식국가로 채택되었다. 혁명의 정신을 기리며 200여년 동안 수없이 불려왔다.
축구경기에서만 들을 수 있는 국가
그리고 세월이 흘렀다. 학교에서 국가 가르치는 것을 의무로 하고 있지 않은 프랑스에서 <라마르세예즈>는 가사보다는 오히려 음률로 귀에 익은 노래이며, 음률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국제 스포츠경기가 열릴 때를 제외하곤 그리 흔치 않다. 축구는 결승전에서뿐 아니라 경기 시작마다 각 나라의 국가를 연주하기 때문에, 오늘날 프랑스의 청소년들 중 <라마르세예즈>를 국제축구경기에서만 들어봤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라마르세예즈>는 “프랑스인만을 위한 프랑스”를 외치는 극우파 르펜이 대중 앞에서 부르는 노래기도 하다.
<라마르세예즈>를 듣게 되는 두 상황이 상반되어 흥미롭다. 르펜은 반이민자정책을 외치기 위해 그 노래를 이용하지만, 축구경기에서 <라마르세예즈>의 조명을 받는 이들은 지단을 비롯하여 레블르의 과반수를 구성하는 이민 후세들이기 때문이다.
“마르세예즈”, “응, 드, 에 트르와”(하나, 둘, 그리고 셋), “알레 레블르”(자! 레블르)라는 말은 월드컵 전야에 프랑스인에게 단어의 문자적 의미 이상을 가진다. 그건 레블르의 모습으로 보이는 오늘 프랑스의 얼굴이자 승리와 전진을 뜻한다.
글·사진 이선주 통신원 oseyo@libertysurf.fr

사진/ 요즘 프랑스에는 축구선수 모습만 담으면 상품이 절로 팔린다는 이야기가 있다. TV 광고에도 푸른색 유니폼이 자주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