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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다시 사태 악화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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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5-1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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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ㅣ 베타글리니·벨라스케스 교수

오스카르 베타글리니 베네수엘라 중앙대학교 경제사회과학부 역사학 교수와 앙헬 벨라스케스 베네수엘라 중앙대학교 경제사회과학부 사회학 교수에게 쿠데타에 대해 물어보았다.

사진/ 베타글리니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포퓰리스트인가.

베타글리니: 베네수엘라는 이미 두 차례 포퓰리즘의 역사를 갖고 있다. 첫 번째는 1945년부터 48년까지 독재정권시기였다. 그 시기엔 식민지 시대부터 내려온 과두정치 질서를 극복하려는 계획이 없었다. 선거철만 되면 유권자들에게 선심성 공약을 남발해 여론을 조작했다. 그러므로 정치권력의 독점체제를 혁파하고 새 헌법에 입각해 개혁을 추진하는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할 수는 없다. 두 번째 기간은 48년부터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까지다. 이 시기에 베네수엘라 시민은 정치·경제 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이번 48시간의 구금 뒤에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복귀하는 과정을 살펴보면 베네수엘라 국민이 정치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진/ 벨라스케스
우고 차베스 정부가 벌인 개혁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벨라스케스: 정치적인 면에선 시몬 볼리바르 정신에 입각한 새 헌법이다. 이 헌법 속에서 국민 참여의 길이 열렸고, 전반적인 사회 개혁이 일어났다. 경제적인 면에선 베네수엘라 국민 자신이 우리 나라가 보유한 풍부한 천연자원을 통제하게 되었다. 현재 정부는 국영석유회사(PDVSA)와 같은 국가기간산업은 국가가 직접 통제하며 항공사, 설탕제조회사 등에 한해서만 민영화를 검토하고 있다. 사회적인 측면에선 정보를 독점한 언론재벌에 맞서 여러 공동체에서 대안매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앞날을 어떻게 보는가.

벨라스케스: 베네수엘라는 현재 전형적인 참여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하진 않지만 사회주의의 한가지 길을 걷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은 시민으로 거듭날 것이다. 지난 40년간의 전통적인 정치세력이 달성하지 못한 일을 3년밖에 되지 않은 정부가 이루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그 과정은 서서히 이루질 것이다. 또한 나는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들이 미주자유무역지대에 참가하기 전에 국가별로 먼저 내부 통합을 이루어야 한다고 본다. 국제적으로 볼 때 미국의 횡포에 맞선 새로운 질서의 탄생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베타글리니: 쿠데타가 좌절되었지만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우고 차베스 정부에 반대하는 국내 및 국제적인 이해집단들이 대통령 축출 시도를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번 사태에 미국이 개입했다는 것도 명백하다. 지금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된 거대한 정치실험을 하고 있다. 당신은 아시아, 그 가운데서 한국 기자다. 베네수엘라는 아시아와 멀리 떨어져 있고 당신들은 역사적으로 서양에만 관심을 보여왔다. 그렇지만 지금 이렇게 우리와 인터뷰한다는 자체가 베네수엘라가 전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일 것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나는 차베스 대통령이 안정을 이뤄내 결실을 맺을 것이라는 데 내기를 걸고 싶다.

카라카스=글·사진 박정훈 통신원 jhpark2001@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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