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21 ·
  • 씨네21 ·
  • 이코노미인사이트 ·
  • 하니누리
표지이야기

이-팔 분쟁이 사해를 죽인다

408
등록 : 2002-05-08 00:00 수정 :

크게 작게

세계의 시민운동

중동지역의 '귀한 물'을 지키기 위한 사해 살리기 운동

사진/ 사해에서 진흙을 바르고 해수욕을 즐기는 관광객들. 사해는 해마다 줄어들어 2050년에는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광야의 외침과도 같은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사해가 죽어갑니다! 사해를 살립시다!" 이런 외침에는 "사해는 이미 죽은 바다인데, 사해 살리기가 말이나 되느냐"는 빈정거림이 따른다. 그러나 활동가들은 주눅들지 않는다. "물은 국경이 없습니다. 한마음으로 물 문제를 극복합시다." 모두들 유혈충돌과 갈등 현장에 주목한 이 순간에도 평화와 공존의 젖줄인 환경을 살리고 지키기 위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2050년에 사해 사라질 것

그 중심에는 중동의 가장 대표적인 환경운동 시민단체인 '지구의 친구들' 중동지부가 있다. 94년 12월 이집트·요르단·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역의 환경운동가들이 모여 연대의 필요성을 공유하면서 중동 최초의 연합시민단체인 '환경평화'(EcoPeace)를 만들었다. 이들은 국제적인 지원과 관심을 넓히기 위하여 98년에 국제적인 환경운동단체인 지구의 친구들 중동지부에 참여한 뒤 이 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요르단 암만에 각각 운동본부 사무실을 두고 지역환경 감시와 정보 공유, 시민의식 깨우기등을 꾸준히 수행 하고 있다.

이들은 몇년 전부터 중점적으로 '사해를 살리자'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사해는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해발 -417m 지점에 있는 염분 호수다. 염분농도가 너무 높아 생물이 살지 못하는 대신, 몸이 바닷물에서 쉽게 뜨는 등 독특한 자연현상 떄문에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그러나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인해 사해의 해수면은 해마다 1m 정도씩 줄어들고 있다. 사해수량은 지난 50년 사이에 3분의 1로 줄어들었다. 남쪽 사해 해수면은 이미 말라 사라져버렸다. 이 현상은 토착식물과 조류들에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지구의 친구들 중동지부 대표 문케스 메이하르를 비롯한 환경운동가들은 "사해의 수위가 줄어드는 것도 큰 문제지만 사해를 둘러싼 주변 지역의 생태계가 고통받는 것도 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이대로 간다면 2050년에는 사해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해, 홍해, 요르단강 유역의 환경 보호와 평화 유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책임져야 하는데, 최근의 유혈사태로 인해 손을 못 쓰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최근에는 '좋은 물 이웃들' 프로젝트를 통해 요르단·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역의 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섰다. 주1회 제한급수를 벌써 3년째 실시하고 있는 요르단은 물론이고,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도 더 이상 방관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물 절약 방안을 모색하는 것 외에도 수자원의 공평한 이용과 보호를 위한 시민운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해안과 해저를 깨끗하게 만드는 운동도 펼치고 있다.

물 부족 해결을 위한 대안 마련

지구의 친구들 중동지부는 유네스코에 사해나 요르단강을 자연보호지역이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에 의한 팔레스타인 지역봉쇄가 강화도자 지구의 친구들 중동지부는 이스라엘 정부와 관계 당국에 팔레스타인 지역에 의약품·물·음식을 제공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사해·요르단강을 비롯한 중동지역의 환경보호운동은 지역평화 유지와 발전에 한몫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계획의 현실화는 환경문제가 아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폭력사태, 이스라엘과 시리아 및 레바논의 평화정착 문제 때문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평화는 환경을 지키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화가 필요하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평화가 필요하다. 평화와 환경을 지켜나가기 우하여 지구의 친구들 중동지부는 오늘도 광야에서 외치고 있다. 포성보다 더 큰 메아리로 반향이 생길 때까지.

암만=글·사진 김동문 통신원 yahiya@hanmail.net


좋은 언론을 향한 동행,
한겨레를 후원해 주세요
한겨레는 독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하고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