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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축구장으로 날아든 폭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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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3-1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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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스포츠 - 팔레스타인

아랍축구대회 준결승 진출로 강렬한 인상 남겼지만, 2차 인티파다 이후 다시 잊혀지다

사진/ 다오우드 쿠탑(Daoud Kuttab), 전 <알쿠드스>신문 기자·칼럼니스트.
애틀랜타 올림픽 개막식, 비록 단 4명의 초미니 선수단이었지만 최초로 올림픽 스타디움을 팔레스타인의 이름으로 행진했을 때, 팔레스타인 땅은 감격으로 넘쳐흘렀다. 당시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행진했던 장거리 선수는 야세르 아라파트 의장의 경호원이었던 인물이다.

선수와 시민들의 열정이 빚은 기적


되돌아보면, 국제적인 행사에 참가했던 건 1993년 워싱턴 평화회담 전의 일이었다. 그 평화회담의 진행과정에서 팔레스타인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치르며 국가 건설을 준비해 나갔다. 그리고 1994년 팔레스타인 민족기구는 청년체육부를 만들어 스포츠 진흥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청년체육부는 스포츠클럽에 바탕을 둔 스포츠 발전사업과 국가적 차원의 스포츠 육성계획을 내 놓았다. 그 노력들이 효과를 발휘해서 국가대표팀은 장비와 훈련을 강화할 수 있었고 동시에 국제무대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어서 예리코에 공설운동장을 만들었고, 프랑스 국가대표 축구팀을 초청해서 최초로 팔레스타인 땅에서 친선경기를 갖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마침내, 팔레스타인은 1998년 암만에서 열린 아랍축구대회의 준결승에 진출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아시아스포츠연맹으로부터 가장 값진 스포츠 발전의 모델로 꼽히는 명예로운 칭호도 얻었다. 당시 팔레스타인 축구의 기적 같은 성공은 특별한 훈련이 아니라 선수들과 시민들의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국가대표팀을 구성할 당시에도 팔레스타인은 여전히 이스라엘의 침략을 받던 중이었고, 서안과 가자지구는 지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분리된 상태였기 때문에 대표선수들은 훈련을 위해 다른 나라에 가서나 모두 한자리에 모일 수 있을 만큼 열악한 조건이었다.

국내 스포츠 리그의 경기들도 기본적으로 서안과 가자지구로 양분된 가운데 치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이스라엘군이 여행허가증을 발급해 주지 않은 탓에 서안의 팀들이 동예루살렘팀과 경기를 할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이래서 동예루살렘팀은 홈경기장과 홈팬을 떠나 모든 경기를 외부에서만 치르는 고통을 겪기도 했다.

이렇게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포츠 열광자들은 서서히 현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군의 점령지 철수라는 해묵은 열망을 안고 살아왔던 팔레스타인 시민들에게 아직도 스포츠의 꿈은 멀기만 하고, 이른바 ‘평화’로 불리는 주제들은 여전히 더 고통스런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결국 2000년 10월부터 격화된 정치적 사태는 스포츠계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제2차 인티파다(봉기)는 이스라엘군에 의한 스포츠팀들의 여행허가 거부와 같은 소소한 문제만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스포츠계의 전면적인 기능장애를 가져오게 되었다.

독립의 날에 스포츠는 부활하리

침략자 이스라엘군에 저항하는 팔레스타인 시민들 사이에 스포츠는 더 이상 주의를 끌 만한 분야가 될 수 없었고, 일상적인 삶으로의 복귀조차 불투명한 가운데 스포츠는 잊혀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많은 경기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었다. 물론 일부에서나마 여전히 스포츠의 맥을 잇겠다는 의지로 경기를 벌여나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2001년 초, 알 비레 축구장의 비극이 발생하고부터는 모든 스포츠 경기가 사라져 버렸다. 이스라엘군의 폭탄이 알 비레 축구장 안으로 날아들어 팔레스타인 선수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결국 이 사건을 시작으로 시위 현장의 기자나 응급의료요원, 어린이나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스포츠 플레이어 또한 이스라엘군에게 살해당하는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게 되었다.

이 모든 비극은 이스라엘의 침략 탓이고, 그로 인해 모든 스포츠는 중단되고 말았다. 팔레스타인 시민들은 팔레스타인 땅에서 스포츠가 다시 부활하는 날을 팔레스타인 자유의 날, 팔레스타인 독립의 날이라 부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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