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스포츠 - 싱가포르
60년대 로마올림픽 역도 은메달리스트 탄 하우 리앙의 쓸쓸한 노후가 말하는 것
탄 하우 리앙(67), 1960년 로마올림픽 역도 경기 은메달리스트.
그로부터 지금껏 싱가포르에 올림픽 메달 소식은 자취를 감췄다. 그리고 그는 지금 싱가포르 스포츠위원회의 한 가게에서 일하며 콧구멍만한 아파트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그이는 초콜릿을 무척 좋아하지만 특별한 날이 아니면 이마저도 마음껏 먹을 수 없단다.
잠재적 스타들, 사춘기 전에 종적 감춰 6년 전, 제임스 웡이라 부르는 동남아시아 최고의 원반 던지기 선수가 훈련비 절감을 위해 독일로 떠나면서 싱가포르 아마추어 육상연맹 회장인 로린콕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내 나이 27살이지만 수중엔 단 한푼도 없다. 공공주택의 방값도 낼 수 없을 만큼….” 그리고 몇년 전 정부는 놀라 외쳤다. “왜 싱가포르는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이다지도 왜소한가.” 이어진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의 최부국 싱가포르는 17등을 했다. 대답은 간단하다. 스포츠든 예술이든, 국내총생산(GDP)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도 기본시설 투자도 인색하기 짝이 없었던 탓이다. 동료 가운데 스포츠를 전담하는 기자는 냉담하게 말했다. “스포츠를 통해 부자가 될 수 없었으니 자연스레 스포츠 문화라는 것도 없다.” 조금 지나치게 들릴 만큼, 그러나 이 실용주의적인 발언에 싱가포르 스포츠의 핵심이 담겨 있다. 한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와 달리, 싱가포르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같은 선수들에 대한 보상이나 연금제도 같은 것이 없다. 달리 말해, 뼈를 깎는 훈련을 통해 국제적인 메달리스트가 된들 곧 잊혀져버리는 소모품 같은 존재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이러니, 부모들은 만약 자식들이 스포츠맨이라도 되겠다면 화들짝 놀라, 불행한 스포츠맨의 본보기감으로 탄 하우 리앙의 인생을 등장시켜 근엄하게 말리고 든다. 결국 한 스포츠 전문가들의 말처럼, 1960년 이후에 등장한 10여명의 잠재적인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모두 사춘기 전에 종적을 감춰버렸다.
탄 하우 리앙, 스스로를 단순한 인물이라 여기는 이 사나이는 당시 생존을 위해 아무것도 기대한 적이 없는 세대였다고 한다. 전후 싱가포르 상황이 뭘 잃고 말고 할 상황이 아니었다면, 풍족한 시절에 태어난 요즘의 엘리트 스포츠맨들은 자신들이 전업적 스포츠맨이 되기 위해 능력개발에 치중하면서 적어도 은퇴 뒤에 남 보기 흉하지 않은 생활을 하겠다는 의지를 지녔으니, 비교 자체가 무리일 수밖에.
웡 메이(22),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는 이 신세대 여성은 1997년 동남아시아게임에서 요트부분 은메달을 따며, 당시 올해의 스포츠우먼으로 선정되기까지 했던 이다. 그러나 8살 때 요트를 시작한 웡 메이는 17살 때 이미 은퇴를 준비했다고 한다. “선배들을 보니 미래가 불안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나도 요트장 주변을 배회하거나 기껏 요트 보조원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츠 개발 5개년 계획의 조건
지난해 싱가포르 정부는 추후 5년 동안 스포츠 진흥에 5억달러를 투입해서 2010년에 아시아 톱10에 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물론 운동장도 더 만들고 훈련비도 늘리고 장학금도 주고 경기 경험도 더 쌓을 수 있게 하고 또 선수들에게 일정한 연금도 지불할 계획이라고 하는데, 정부가 왜 이제라도 그런 일을 할 생각인가를 따져보다 깜짝 놀라고 말았다. 고촉통 총리 왈 “투자가들이 싱가포르 성장의 잠재력을 보게 될 것이고 따라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관광분야에도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한술 더 떠 그이는 말끔하게 정리까지 했다. “이 스포츠 개발 5개년 계획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조건 아래서 현실성을 지닌 것이다.” 그이의 말은 물론, 경제가 성장하지 않으면 계획이야 어떻든 간에 스포츠분야에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더 말할 것도 없다. 10년 뒤에도 싱가포르 스포츠계는 여전히 초콜릿을 먹고 싶어하는 ‘탄 하우 리앙’의 모습 아래 눌려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사진/ 유니스 라오(Eunice Lau), <스트레이츠 타임스> 기자.
잠재적 스타들, 사춘기 전에 종적 감춰 6년 전, 제임스 웡이라 부르는 동남아시아 최고의 원반 던지기 선수가 훈련비 절감을 위해 독일로 떠나면서 싱가포르 아마추어 육상연맹 회장인 로린콕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내 나이 27살이지만 수중엔 단 한푼도 없다. 공공주택의 방값도 낼 수 없을 만큼….” 그리고 몇년 전 정부는 놀라 외쳤다. “왜 싱가포르는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이다지도 왜소한가.” 이어진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아시아의 최부국 싱가포르는 17등을 했다. 대답은 간단하다. 스포츠든 예술이든, 국내총생산(GDP)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 분야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도 기본시설 투자도 인색하기 짝이 없었던 탓이다. 동료 가운데 스포츠를 전담하는 기자는 냉담하게 말했다. “스포츠를 통해 부자가 될 수 없었으니 자연스레 스포츠 문화라는 것도 없다.” 조금 지나치게 들릴 만큼, 그러나 이 실용주의적인 발언에 싱가포르 스포츠의 핵심이 담겨 있다. 한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와 달리, 싱가포르에는 올림픽 메달리스트와 같은 선수들에 대한 보상이나 연금제도 같은 것이 없다. 달리 말해, 뼈를 깎는 훈련을 통해 국제적인 메달리스트가 된들 곧 잊혀져버리는 소모품 같은 존재가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사진/ 왕년의 스포츠 스타 탄 하우 리앙. 스포츠맨을 꿈꾸는 자식들을 말리는 부모들에게 그는 훌륭한 본보기감이다. (Eunice La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