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귀족’ 증가, 출산율 상승, 동거·미혼모 증가… 변화하는 프랑스의 가족과 가족법
지난해 연말에 소개되어 히트를 친 프랑스영화 중에 <탕귀>(Tanguy)가 있다. 30살이 다 돼가는 독신청년 탕귀와 그의 부모와의 동거생활을 코미디풍으로 그리고 있는 영화이다. 우리식으로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게 아니라, 프랑스식으로 부모집에 얹혀사는 탕귀의 얘기가 관객의 관심을 끈 데는 그것이 허구라기보다는 오늘날 프랑스 젊은 세대를 묘사, 탕귀세대와 부모세대 두 세대에 상당히 어필하는 내용이기 때문일 것이다.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를 외치며, 반항과 자립으로 대변되는 68세대를 부모로 둔 현 프랑스의 20대들의 모습은 그들 부모들의 젊은 시절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그들은 빨리 어른이 되기보다는 엄마아빠의 그늘 아래, 가능한 한 오랫동안 비독립적인 어른아이로 머물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엄마 곁에 있고파”
탕귀세대는 부모집에 더부살이하면서 주거비 및 식품비를 절감하거나, 직업·학업적인 이유로 출가를 한 경우에도 부모의 재정적인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직업, 출가 그리고 학업과 관련해 평균연령이 연장되면서 거기에 병행하여 경제력이 저하되어 생겨난 사회현상으로 분석된다. 그래서 독립적인 젊은 세대가 아니라 늙은 아이의 위상으로 살아야 하는 탕귀족은 25살 이하까지는 거의 일반화되고 있는 현상이며, 25살 이후로도 연장되고 있다. 20살에서 29살까지의 젊은이들 중 남자들의 절반, 여자들 중 3분의 1이 아직도 그들의 부모집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으며, 19∼24살까지의 젊은이들 10명 중 8명꼴이 많든 적든 부모의 재정적인 도움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가하면 남자가 여자보다 학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늙은 아이로 머무는 햇수는 늘어나고, 학력이 낮은 여자일수록 빨리 출가하여 독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탕귀족의 종말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짐으로써 그야말로 독립적인 생활로 입문하거나, 아니면 동반자와 함께 결혼이나 동거생활의 시작, 혹은 그러한 형식적인 절차와는 무관하게 생겨난 첫아이의 탄생으로 독립된 생활이 불가피하게 된 경우 등에 따른다. 직업을 가지지 않고 동거나 결혼을 할 때는 독립의 장을 열기 위해서도 부모의 재정적인 도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탕귀족의 대두뿐 아니라 프랑스 가정의 전반적인 변화는 여러 통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0년 출산율에서 프랑스는 여성 한명당 평균 1.89(유럽연합의 통계기구 Eurostat·도표 참조)명으로 유럽연합국들 중 아일랜드와 나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도에 비해 4%씩이나 불쑥 증가한 출산율이라 ‘새천년베이비붐’으로 2000년만의 특이한 현상으로 간주되었는데, 2000년 베이비붐이 2001년에도 계속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초에 발표된 통계결과에 의하면, 2001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신생아 수는 총 77만4800여명으로 전년도와 동일한 수치며, 여성 한명당 1.9명의 출산율을 나타내고 있다. 2명에는 못 미치지만, 여성 한명당 1.73명의 출산율을 보였던 1995년에 비하면 인구감소현상이 심각한 선진국에서는 보기드문 성장률이 아닐 수 없다. 연이은 출산율의 고조현상은 20년 이래 처음으로 맞이하는 현상인데, 전문가들은 그 주요 요인으로 근 몇년간 지속되었던 실업률 인하현상을 꼽고 있다. 이에 즈음하여 25살 미만 여성의 출산율도 늘어났지만, 출산평균연령은 계속 늦춰지는 추세로, 2001년의 경우 29.4살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1980년의 26.5살에 비하면 3살이나 늦추어진 연령이다. 동거권도 법적으로 보장
첫아이 출산의 경우 55%, 전체 출산율의 43%가 미혼모에 의한 출산임을 감안할 때, 결혼율이 출산율을 절대적으로 좌우하는 요인이라고는 할 수 없다. 2000년의 경우 총 33만여명의 신생아는 결혼 외의 출산, 즉 동거모나 미혼모에 의해 이루어졌다. 15년 전의 25%에 비교해볼 때 혼외출산율은 계속적인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출산율이 가구당으로 산정되지 않고 여성을 단위로 이루어지는 이유도 미혼모의 출산율이 높은 데 기인한다.
출산율의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지만 크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결혼은, 1970년 이래 계속적인 하향세를 보이다가 21세기 전야부터 조금씩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1년에 성사된 결혼식은 30만3500여건으로 1천명 중 5명의 비율로 결혼이 성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하면 출산연령과 마찬가지로 결혼평균연령도 나날이 후퇴하는 경향을 보였다. 남자 30살 여자 28살로 20년 전에 비해 각각 5살씩 연장됐다.
혼외 동거커플은 60년대 이후 점차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여 30여년 동안 거의 4배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1964년 3만쌍, 1993년 11만쌍). 1999년 11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시민연대법인 팍스(PACS)는 동성이나 이성간의 동거인에게는 기존의 동거권에 상속권이나 세금지불 감면 등의 다양한 권한을 보충하고 있어, 동거권의 법적권한을 보강하고 있다.
이혼녀인 르페브르(30대, 운동요법사)는 아들이 둘이다. 10살, 12살인 아들들을 방학의 절반 동안은 전 남편에게 보낸다. 이혼 초기부터 지금까지 6년간 지속해온 생활이다. 지난해 여름방학 때 두 아이는 엄마와는 그리스로 아빠와는 모로코로 바캉스를 떠나기도 했다. 바캉스를 떠날 때 이렇듯 아이들을 왕래시키는 것은 이혼한 부부 사이에는 흔히 있는 일이다.
프랑스에는 200만여명의 아이들이 이혼이나 별거중인 부모와 생활하며, 그들 중 84%가 르페브르의 아이들처럼 그들의 어머니와 동거중이다. 하지만 그들 전부가 르페브르처럼 아이들을 전 남편과 자유롭게 왕래하도록 하지는 않고, 그들 중 4분의 1만이 생부와 왕래가 있을 뿐이다. 이 경우 아이의 입장을 고려하여 법적인 하자가 없는 한도 내에서 부모들간에 이루어지는 협상에 기반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편모 슬하의 아이들은 이혼 이외에 혼외출산인 경우도 많아서, 아예 협상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모와 생부의 아이보호권에 대한 동등권을 보장하는 법이 지난 2월21일 통과되어 주목된다. 이 법에 따르면 우선 아이가 부모의 집에서 각각 동등하게 상주할 수 있는 상호적인 주거권이 허용되며, 부모 쌍방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는 아이의 이익을 고려하여 법이 개입한다. 그리고 이사나 해외이주 등의 방법으로 사전동의 없이 아이를 탈취할 때에는 유괴로 간주하여 4만5천유로의 벌금과 3년 징역형에 처한다는 규정을 두어, 이전의 2년형과 3만유로에 비해 형벌을 가중시키고 있다.
아버지의 권리를 보장하라
이외에도 아이에 대한 엄마아빠의 권한을 동등하게 하려는 노력은 올해부터 실시되는 아빠의 출산휴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빠들은 기존의 3일에서 4배가 증가된 2주일 동안 출산휴가를 가질 수 있다. 출산에 따른 엄마아빠의 역할분담을 늘리고, 나아가 출산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으로 해석된다.
아직 통과되지는 않았지만 국회에서 논의중인 새로운 가족법 중에는 아이 출생에 따른 작명과 관련해 아버지의 성이나 어머니의 성 가운데 선택하여 아이에게 부여하는, 새로운 호적성명법도 있다. 프랑스는 아버지의 성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1985년 바뎅테르(Badinter)법에 의해 부모가 동의할 때는 한 세대에 한해 어머니의 성을 아버지의 성에 붙여 명기할 수 있도록 허가하고 있다.
독신, 애인, 동거인, 동반자, 미혼부모, 동거부모, 기혼부모, 이혼부모, 동성커플, 이성커플, 양육권, 보호권…. 프랑스를 비롯한 현 서구사회는 한 개인의 민적상황과 관련해 나날이 복잡한 관계가 더해지고 있으며, 해당 민적상황을 보유한 인구 수가 늘어감에 따라 특정법이 보충되거나 새로운 법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이 특정이권만 주장하는 분쟁을 낳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의 정체성에 발맞추어 사회구성인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파리=글·사진 이선주 통신원 oseyo@libertysurf.fr

사진/ 미혼부모, 동거부모, 기혼부모, 이혼부모, 동성커플…. 이렇듯 다양한 부모를 가진 아이들의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탕귀세대는 부모집에 더부살이하면서 주거비 및 식품비를 절감하거나, 직업·학업적인 이유로 출가를 한 경우에도 부모의 재정적인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직업, 출가 그리고 학업과 관련해 평균연령이 연장되면서 거기에 병행하여 경제력이 저하되어 생겨난 사회현상으로 분석된다. 그래서 독립적인 젊은 세대가 아니라 늙은 아이의 위상으로 살아야 하는 탕귀족은 25살 이하까지는 거의 일반화되고 있는 현상이며, 25살 이후로도 연장되고 있다. 20살에서 29살까지의 젊은이들 중 남자들의 절반, 여자들 중 3분의 1이 아직도 그들의 부모집에 더부살이를 하고 있으며, 19∼24살까지의 젊은이들 10명 중 8명꼴이 많든 적든 부모의 재정적인 도움을 정기적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가하면 남자가 여자보다 학력이 높으면 높을수록 늙은 아이로 머무는 햇수는 늘어나고, 학력이 낮은 여자일수록 빨리 출가하여 독립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탕귀족의 종말은 안정적인 직업을 가짐으로써 그야말로 독립적인 생활로 입문하거나, 아니면 동반자와 함께 결혼이나 동거생활의 시작, 혹은 그러한 형식적인 절차와는 무관하게 생겨난 첫아이의 탄생으로 독립된 생활이 불가피하게 된 경우 등에 따른다. 직업을 가지지 않고 동거나 결혼을 할 때는 독립의 장을 열기 위해서도 부모의 재정적인 도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탕귀족의 대두뿐 아니라 프랑스 가정의 전반적인 변화는 여러 통계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0년 출산율에서 프랑스는 여성 한명당 평균 1.89(유럽연합의 통계기구 Eurostat·도표 참조)명으로 유럽연합국들 중 아일랜드와 나란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도에 비해 4%씩이나 불쑥 증가한 출산율이라 ‘새천년베이비붐’으로 2000년만의 특이한 현상으로 간주되었는데, 2000년 베이비붐이 2001년에도 계속되고 있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초에 발표된 통계결과에 의하면, 2001년 프랑스에서 탄생한 신생아 수는 총 77만4800여명으로 전년도와 동일한 수치며, 여성 한명당 1.9명의 출산율을 나타내고 있다. 2명에는 못 미치지만, 여성 한명당 1.73명의 출산율을 보였던 1995년에 비하면 인구감소현상이 심각한 선진국에서는 보기드문 성장률이 아닐 수 없다. 연이은 출산율의 고조현상은 20년 이래 처음으로 맞이하는 현상인데, 전문가들은 그 주요 요인으로 근 몇년간 지속되었던 실업률 인하현상을 꼽고 있다. 이에 즈음하여 25살 미만 여성의 출산율도 늘어났지만, 출산평균연령은 계속 늦춰지는 추세로, 2001년의 경우 29.4살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1980년의 26.5살에 비하면 3살이나 늦추어진 연령이다. 동거권도 법적으로 보장

사진/ 경제적으로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한 주거지 건설을 주장하는 광고대학생연행의 포스터. 늦게까지 부모의 지원을 받는 젊은 아들이 늘고 있다.

사진/ 바캉스를 아이들과 함께 보내고 있는 이혼남. 프랑스에서는 바캉스 기간을 이혼한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를 왕래하며 보내는 아이들이 많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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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국들의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Eurostat 2000년 기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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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아일랜드 | 룩셈부르크 | 덴마크 | 핀란드 | 네덜란드 | 벨기에 | 영국 | 스웨덴/포르투갈 | 독일 | 오스트리아 | 그리스 | 이태리 | 스페인 |
| 1.89 | 1.78 | 1.76 | 1.73 | 1.72 | 1.65 | 21.64 | 1.54 | 1.34 | 1.32 | 1.30 | 1.25 | 1.2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