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의 나날.’ 지난 6월5일 가자지구와 이스라엘의 경계지점에서 무장한 이스라엘 병사들이 무인기(드론)을 날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가자지구 식료품 소비-한계선’. 이스라엘 인권단체 ‘이동의 자유를 위한 법률센터’(GISHA·이하 기샤)가 3년6개월에 걸친 법정투쟁 끝에 입수해 2012년 10월 공개한 문건의 제목이다. 이스라엘 당국이 봉쇄 초기인 2008년 1월 가자지구 주민들의 일상적인 식료품 소비 행태를 분석해 작성한 자료다. 문건에서 이스라엘 쪽은 가자지구에 필요한 식품 반입량을 ‘주 5회, 하루 트럭 106대 분량’이라고 밝혔다. 기샤 쪽은 “봉쇄가 시작된 2007년 7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가자지구에 들어간 식료품 트럭은 하루 평균 65대에 그쳤다. 문건에서 지적한 식료품 반입 최저 한계선이 고스란히 실제 반입량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상황은 계속 나빠졌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15년 9월 내놓은 자료에서 “이스라엘이 정책을 급격하게 바꾸지 않는 한, 가자지구의 회복은 불가능하다. 현 정책을 유지한다면, 2020년이 되면 가자지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상자 속출, 의약품 재고량 0 지금은 나아졌을까?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6월5일 내놓은 ‘점령된 팔레스타인 지역의 인도주의적 상황 월간 보고서’ 최신판을 보자. 지난 3월 말 시작된 가자지구 시위 사태로 5월31일 현재 128명(어린이 15명 포함)이 목숨을 잃었고, 1만3375명이 다쳤다. 2014년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발생한 사상자 규모를 웃돈다.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가뜩이나 열악한 가자지구 의료체계는 마비 상태다. 이미 4월 중에 각급 병원의 필수의약품 절반 이상이 ‘재고량 0’을 기록했다. 봉쇄도 여전하다. 이스라엘로 통하는 에레츠 검문소를 통과한 가자 주민은 지난해 전년 대비 51% 줄었다. 이집트로 통하는 라파 검문소는 지난해 329일 동안 폐쇄됐다. 가자지구의 인구밀도는 1km2당 5203명, 마카오·모나코·싱가포르·홍콩에 이어 세계 5위다. 그곳에 갇혀, 가자 주민이 ‘메말라 시들고’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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