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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중·일은 어떻게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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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2-02-2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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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보는 세계 ㅣ <중국인과 일본인>

97년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가 중국 젊은이 1만5천명을 대상으로 일본에 대한 인상을 조사한 결과 14.5%만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한 반면, 41.5%는 나쁜 인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중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이처럼 나쁜 감정을 갖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 신문은 상대국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자들은 두 민족의 가치관, 행동방식, 문화심리 등을 심층적으로 연구함으로써 객관적인 입장에서 두 민족이 이성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대학 사회학과 샹후이펑 교수는 <중국인과 일본인>(베이징대학 출판부)을 쓴 동기에 대해 “지피지기는 전쟁에서뿐만 아니라 민족간의 교류에서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중국과 일본은 사회인류학적 시각에서 바라볼 때 가족이라는 단어를 형성하는 ‘가’와 ‘족’을 다르게 사용하고 있으며, 종교신앙과 성의식 등 문화적 측면에서도 근본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에 따르면 중국과 일본은 모두 가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일본은 가족이라는 말을 가정을 지칭하는 일상용어로, 중국은 가족과 가정을 서로 다른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다. 즉 중국의 가족은 넓은 의미로 같은 성을 가진 한 집안의 친족을 의미하며, 일본의 경우 좁은 의미로 가정을 이루는 식구에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사회는 비록 성은 다르지만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이들을 한 가족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성의식에 관한 부분에서도 중국과 일본은 신화에서부터 차이가 나타난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의 경우 창세신화 속의 여와씨가 황토로 사람을 빚었다고만 돼 있을 뿐 성의 문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신화 속에서 구체적으로 성적인 쾌락을 묘사함으로써 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있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민족성이다. 일본은 협조가 필요한 소집단, 비지역적 집단의 응집력이 강하다. 저자는 일본인들의 강한 ‘소집단의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저자는 중국인과 일본인은 수치와 명예를 중요한 도덕규범으로 여기고 있다고 전제하고, 명예를 보는 시각에 있어 일본의 경우 명예는 곧 소속 집단의 명예와 연결되지만, 중국인에게는 ‘체면’과 관련있다고 설명한다.


일반인이 읽기에는 다소 전문적이고 난해한 부분이 있지만 같은 유교문화권인 중국인과 일본인의 다른 얼굴을 엿볼 수 있으며, 동시에 한국인의 원형을 찾는 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황훈영 통신원 kkccjjh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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