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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사냥감으로 변한 이슬람 민병대… 카슈미르 독립투쟁 지원도 중단될 것인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무자히딘(성전의 전사)으로 불렸던 이들이 지금은 극단주의자라는 이름 아래 파키스탄 정부의 사냥감이 되고 있다. 1월12일 군인통치자 무샤라프 장군의 주요 정책 연설 뒤부터 벌어진 일이다. 무샤라프는 이날 자신의 연설이 전국적으로 중계되는 동안 울두어로 말하면서도 자유롭게 영어 단어들을 쏟아냈다. 흔치 않은 일이고 변했다는 증거다.
무샤라프의 ‘무서운 선언’
연설 속에서 그는 5개의 이슬람 민병대를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특히 새로운 이슬람 사원과 이슬람 신학교들은 모두 정부에 등록하라고 명령했다. 무샤라프 장군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그는 쿠데타로 집권해 현재 ‘비상대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역할을 더 연장하겠다는 심보를 드러내면서 앞으로는 누구를 막론하고 파키스탄 영토를 이슬람의 이름으로든 어쨌든 카슈미르 독립투쟁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런 분위기라면, 곧 카슈미르 독립투쟁을 지원했던 시민의 성금함들이 가게에서 자취를 감추거나 또는 경찰들에 의해 찌그러지고 말 것 같다. 그러나 반대쪽을 보면 심상치가 않다. 인도쪽 카슈미르에서는 극단적인 이슬람 그룹의 지원을 받는 파키스탄쪽 카슈미르인들과는 별개로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하겠다는 의지가 높아가고 있다. 이런 일은 일찍이 없었던 경우라, 무샤라프가 미국의 지령을 받아 벌어진 일이라고 시민들은 크게 불평하고 있다. 무샤라프의 연설을 놓고, 미국이 만세를 부르고 있건 말건, 또는 인도의 내무장관 아드바니가 개척자적이었다고 묘사하건 말건, 어쨌든 시민들은 불편해하고 있다는 말이다. 워싱턴은 그동안 매우 반미적이었던 이슬람 민병대들을 파키스탄 정부가 사냥하겠다고 밝힌 사실에 감격했을 것이고, 델리는 파키스탄으로부터 국경을 넘어온 테러리스트들이 자무-카슈미르를 분란에 빠뜨린다는 걸 이슬라마바드가 인정한 셈이니 또 기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만하면, 올 한해 파키스탄의 정치-사회적 경향성은 훤히 드러났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듯싶다. 물론 이런 정치적 유행의 창시자는 무샤라프 장군이다. 그는 1월12일 연설을 끝내자마자, 보란 듯이 작전을 전개해서 지금까지 2천여명의 이슬람 민병대원들을 체포했고 600여개가 넘는 사무실들을 폐쇄했다. 그들의 은행계좌를 동결했고 깃발과 포스트를 뜯어냈으며, 신병모집과 성금 모금운동은 불법으로 낙인찍었다. 급진적인 이슬람 조직들에 2002년은 불운한 소식으로 출발하는 불행한 한해가 되고 만 셈이다. 이건 그동안 이들을 인도령 자무-카슈미르로 드나들며 인도군과 싸우게 해왔던 파키스탄 군정보기관인 인터서비스인텔리전스(ISI)와 이슬람 조직 사이의 허니문이 끝장난 해라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미국 지원 속에 어떤 꼼수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연초부터 빼 놓을 수 없는 유행은 또 있다. 현 군사정부를 지탱해준 방송사와 언론인들은 다투어 파키스탄의 모든 문제가 이슬람 민병대로부터 출발했다고 난타를 해댔다. 가히 도도한 유행이라 할 만하다. 몇 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슬람 민병대에 성전의 용사라 찬사를 보냈던 그 입과 펜들은 온데간데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2002년 벽두부터 파키스탄 정치판의 흐름은 이렇듯 이슬람 민병대 축출로부터 시작해서 카슈미르 사안으로까지 연결되는, 이른바 국제질서 재편에 결박당해가고 있는 기운이다. 이미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에 등을 돌리라는 미국의 명령을 파키스탄 군인정치가들이 받아들이던 날부터 카슈미르에서도 손을 떼라는 명령이 잠복해 있었다는 사실쯤이야 동네 모하마드도 알고 있었던 일이니….
미국의 지원을 받는 카슈미르 해결방식, 말하자면 인도와 파키스탄이 모두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선에서 어떤 꼼수가 마련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2002년이 다 가기 전에 대답이 나오리라는 추측을 해본다.
라히물라 유수프자이(Rahimullah Yusufzai)
<뉴스> 편집이사

연설 속에서 그는 5개의 이슬람 민병대를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특히 새로운 이슬람 사원과 이슬람 신학교들은 모두 정부에 등록하라고 명령했다. 무샤라프 장군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올려놓았을 뿐만 아니라(그는 쿠데타로 집권해 현재 ‘비상대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역할을 더 연장하겠다는 심보를 드러내면서 앞으로는 누구를 막론하고 파키스탄 영토를 이슬람의 이름으로든 어쨌든 카슈미르 독립투쟁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런 분위기라면, 곧 카슈미르 독립투쟁을 지원했던 시민의 성금함들이 가게에서 자취를 감추거나 또는 경찰들에 의해 찌그러지고 말 것 같다. 그러나 반대쪽을 보면 심상치가 않다. 인도쪽 카슈미르에서는 극단적인 이슬람 그룹의 지원을 받는 파키스탄쪽 카슈미르인들과는 별개로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하겠다는 의지가 높아가고 있다. 이런 일은 일찍이 없었던 경우라, 무샤라프가 미국의 지령을 받아 벌어진 일이라고 시민들은 크게 불평하고 있다. 무샤라프의 연설을 놓고, 미국이 만세를 부르고 있건 말건, 또는 인도의 내무장관 아드바니가 개척자적이었다고 묘사하건 말건, 어쨌든 시민들은 불편해하고 있다는 말이다. 워싱턴은 그동안 매우 반미적이었던 이슬람 민병대들을 파키스탄 정부가 사냥하겠다고 밝힌 사실에 감격했을 것이고, 델리는 파키스탄으로부터 국경을 넘어온 테러리스트들이 자무-카슈미르를 분란에 빠뜨린다는 걸 이슬라마바드가 인정한 셈이니 또 기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만하면, 올 한해 파키스탄의 정치-사회적 경향성은 훤히 드러났다고 해도 지나침이 없을 듯싶다. 물론 이런 정치적 유행의 창시자는 무샤라프 장군이다. 그는 1월12일 연설을 끝내자마자, 보란 듯이 작전을 전개해서 지금까지 2천여명의 이슬람 민병대원들을 체포했고 600여개가 넘는 사무실들을 폐쇄했다. 그들의 은행계좌를 동결했고 깃발과 포스트를 뜯어냈으며, 신병모집과 성금 모금운동은 불법으로 낙인찍었다. 급진적인 이슬람 조직들에 2002년은 불운한 소식으로 출발하는 불행한 한해가 되고 만 셈이다. 이건 그동안 이들을 인도령 자무-카슈미르로 드나들며 인도군과 싸우게 해왔던 파키스탄 군정보기관인 인터서비스인텔리전스(ISI)와 이슬람 조직 사이의 허니문이 끝장난 해라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미국 지원 속에 어떤 꼼수가…

사진/ 파키스탄 감옥에 갇힌 무자히딘 전사들. 현재 2천여명이 체포됐고 600여개의 사무실이 페쇄됐다.(AP연합)
라히물라 유수프자이(Rahimullah Yusufzai)
<뉴스> 편집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