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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앞두고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한국’… 아키히토도 가보고 싶어한다?
새해 휴가 동안 일본 언론들이 쏟아내는 엄청난 양의 ‘2002 월드컵’ 관련 기사들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대개 내용들이란 건,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으로 악화된 일본 경제가 월드컵으로 나아질 수 있을까에 대한 기대 같은 것들이었다.
축구선수 정연대 이야기
또다른 특징 하나는, 텔레비전 드라마들이 한국과 일본 사이의 사회적 긴장 해소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내가 눈여겨본 드라마 가운데, 일본 신문의 특파원이 서울에서 전문직 한국 여성과 결혼해서 한국말과 문화를 배우는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이건 꼴사나운 일본 문화를 늘 상대국에게 가르치던 못된 버릇을 뛰어넘어 마음을 열고 월드컵을 준비한다는 걸 과시하는 내용 같았다. 올해 한국과 함께 월드컵을 개최하는 일본에서 ‘한국’은 현재 일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라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특히 내가 의미있게 느낀 건, 일본에 살고 있는 수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국적에 대해서 개의치 않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쪽 출신이든 북쪽 출신이든 혹은 일본으로 귀화했든간에, 한국 젊은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더이상 일본의 고질적인 한국인 차별에 대해서 자신을 숨기려들지 않는다는 태도다. 시사주간지 <아에라>가 소개한 정연대씨의 이야기는 좋은 보기였다. 축구선수인 그는 일본의 조총련 계열 학교인 조선대학 출신이라 재팬리그에 참여할 수 없었고, 따라서 한국 국적을 갖기 위해 한때 포항제철 프로팀에서 뛰었다. “한국은 하나다. 국적은 단지 네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일 뿐이니 편하게 선택하라.” 당시 조선대학 코치는 고민에 빠진 정연대씨를 이렇게 인도했다고 한다. 그의 부모도 그 뜻에 동의하며 국적을 북한에서 한국으로 바꾸었다. 정연대씨의 꿈은 코리안리그에서 뛰면서 월드컵의 한국 대표선수가 되는 것이란다. 그전 같으면, 이런 유의 배경들을 대개 숨기는 게 일본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월드컵을 끼고 벌어진 한국 관련 사건 가운데 또 재미있는 현상 하나는 역시 정치다. 일본 천황 아키히토가 자기 왕실의 뿌리가 한국의 백제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일본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던진 것이다. 이건 아키히토가 학창 시절부터 열망해왔던 한국 방문을 월드컵 분위기 속에서 성취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져온 사실과 엮여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아키히토의 꿈이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과 꽁치문제 탓으로 거의 불가능해졌지만. 역사교과서 왜곡이니 성노예 문제 은폐니 심지어 꽁치싸움 같은 것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계획된 자민당 독재권력의 생존전략이 극우화로 방향을 잡은 가운데, 나는 개인적으로 아키히토가 한국을 방문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쪽이다. 가서 머리를 땅에 박고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그 아버지 히로히토가 못했다면, 그 아들 아키히토가 하는 것이 아시아의 당연한 문화이고 관습이다. 아키히토여, 한국땅에 머리를 박아라
“일본인들은 원시부족이라 그들의 수장을 따르니, 일본을 통치하려면 우두머리를 살려놓아야 한다.” 전후 미국은 이런 대일본 정책과 기준에 따라 전범 제1호인 히로히토를 사면하면서 미 중앙정보국(CIA)을 통해 자민당 창당을 주도했다. 결론적으로 말해 왕실과 일본 정치는 한몸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아키히토는 돌을 맞는 한이 있어도 한국으로 가서 한국인들에게 사과할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그게 월드컵이 주는 절묘한 기회인 셈인데, 일본사회의 한-일관계 인식이란 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저 ‘어제보다는 오늘과 내일을’ 따위의 매우 작위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런저런 화제 속에서, 한국과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게 된 일본에서는 한국과의 관계를 놓고 무성한 말들이 오가는 해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운명적인 축구시합, 2002년 일본의 화두나 유행은 ‘한국’일 수밖에 없다. 미우나 고우나 할 수 없다. 일본인 자신들이 살려면.
나오키 마부치(Naoki Mabuchi)
전 <ABC> 카메라맨·종군기자

사진/ 월드컵은 한-일관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인가. '붉은 악마'의 응원모습.(박승화 기자)
또다른 특징 하나는, 텔레비전 드라마들이 한국과 일본 사이의 사회적 긴장 해소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었다. 내가 눈여겨본 드라마 가운데, 일본 신문의 특파원이 서울에서 전문직 한국 여성과 결혼해서 한국말과 문화를 배우는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이건 꼴사나운 일본 문화를 늘 상대국에게 가르치던 못된 버릇을 뛰어넘어 마음을 열고 월드컵을 준비한다는 걸 과시하는 내용 같았다. 올해 한국과 함께 월드컵을 개최하는 일본에서 ‘한국’은 현재 일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올라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특히 내가 의미있게 느낀 건, 일본에 살고 있는 수많은 한국 젊은이들이 국적에 대해서 개의치 않는 새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쪽 출신이든 북쪽 출신이든 혹은 일본으로 귀화했든간에, 한국 젊은이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더이상 일본의 고질적인 한국인 차별에 대해서 자신을 숨기려들지 않는다는 태도다. 시사주간지 <아에라>가 소개한 정연대씨의 이야기는 좋은 보기였다. 축구선수인 그는 일본의 조총련 계열 학교인 조선대학 출신이라 재팬리그에 참여할 수 없었고, 따라서 한국 국적을 갖기 위해 한때 포항제철 프로팀에서 뛰었다. “한국은 하나다. 국적은 단지 네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일 뿐이니 편하게 선택하라.” 당시 조선대학 코치는 고민에 빠진 정연대씨를 이렇게 인도했다고 한다. 그의 부모도 그 뜻에 동의하며 국적을 북한에서 한국으로 바꾸었다. 정연대씨의 꿈은 코리안리그에서 뛰면서 월드컵의 한국 대표선수가 되는 것이란다. 그전 같으면, 이런 유의 배경들을 대개 숨기는 게 일본에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월드컵을 끼고 벌어진 한국 관련 사건 가운데 또 재미있는 현상 하나는 역시 정치다. 일본 천황 아키히토가 자기 왕실의 뿌리가 한국의 백제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일본사회에 상당한 충격을 던진 것이다. 이건 아키히토가 학창 시절부터 열망해왔던 한국 방문을 월드컵 분위기 속에서 성취하고자 했던 것으로 알려져온 사실과 엮여 많은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아키히토의 꿈이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과 꽁치문제 탓으로 거의 불가능해졌지만. 역사교과서 왜곡이니 성노예 문제 은폐니 심지어 꽁치싸움 같은 것에 이르기까지 치밀하게 계획된 자민당 독재권력의 생존전략이 극우화로 방향을 잡은 가운데, 나는 개인적으로 아키히토가 한국을 방문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쪽이다. 가서 머리를 땅에 박고 한국인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그 아버지 히로히토가 못했다면, 그 아들 아키히토가 하는 것이 아시아의 당연한 문화이고 관습이다. 아키히토여, 한국땅에 머리를 박아라

사진/ '울트라 닛폰'의 응원모습.(한겨레 곽윤섭 기자)
나오키 마부치(Naoki Mabuchi)
전 <ABC> 카메라맨·종군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