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세계|마약의 두가지 풍경
술은 되고 대마초는 안 된다는 금기의 영역에 도전한 재독 한국인 2세 김문주씨
“고된 하루 일과를 끝내고, 술 한잔? 또는 대마초 한대? 안 될 것도 없지!”
독일에서 태어난 한국인 2세 김문주(33)씨는 대마초를 즐겨 피운다. 이를 쉬쉬하며 비밀로 간직해야 할 어떠한 필요성도 느끼지 못한다는 그는, 이미 2년 가까이 대마초 합법화를 위해 노력해왔다. 현재 독일 행정법원과의 한판 승부를 준비중인데, 여기에서 패배할 경우엔 ‘헌법소원’까지 가겠다는 것이 어느덧 독일 대마초 합법화 운동의 상징이 된 김문주씨의 다짐이다.
환각이 아닌 긴장감 해소를 위해 “대마초 흡연은 ‘사회악’이라는 사람들의 천편일률적인 생각을 바로잡고 싶다”는 동기에서 시작된 그의 대마초 합법화 운동은 일단 독일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성공한 듯하다. 단정한 용모, 간간이 떠오르는 기분 좋은 미소와 쉴새없이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말솜씨하며, 일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대마초 흡연자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게다가 그에게서는 언뜻언뜻 운동가로서의 ‘투사적 면모’마저 엿보인다. 독일에서는 처음으로 대마초 흡연자로 ‘커밍아웃’한 그는, ‘김은 대마초를 피우고자 한다!’(www.KIMwillKiffen.de)라는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서명작업에서부터 홍보전단 제작, 배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그의 하루 일과는 퍽 고된 편이라고 한다. 퇴근 뒤면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것이 당연한 욕구, 다만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맥주병을 따는 대신 대마초를 말아 피우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듯, 전 대마초를 피우죠.” 일단 술은 그에게 쓰고 맛이 없다. 맛은 그만두고서라도 그 취기를 견딜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아시아인의 유전자적 특성에서도 기인한다”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아시아인 중 절반가량은 출생부터 알코올을 빠르게 분해하는 ‘엠자임 효소’가 부족하다는 독일 한 의학연구소의 견해서가 행정법원에 제출한 그의 소장에 첨부되어 있다. 여기다 김문주씨는, 시대에 뒤처진 대마초 금지조항들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저는 헌법이 보장하는 ‘자아발전에 대한 권리’와 이와 연관된 ‘행복추구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강조한다. 물론 여기서 행복추구가 ‘완전한 마취(환각)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긴장감 해소에 도움되는 적절한 양의 대마초를, 어두운 담벼락 뒤가 아닌 일상의 공간에서 흡연할 권리를 그는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만난 독일 보수 기민당의 한 연방의원은 김문주씨에게 “당신은 그저 한명의 대마초 환자”일 뿐이라며, “흡연의 권리는 절대 기본권일 수 없다”라고 그의 주장을 일소했다. 어쩌면 이것이 김문주씨가 극복하고자 하는 차가운 사회적 인식의 단면일지도 모른다. 그는 주문한 콜라잔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차분한 어조로 자신의 기본 생각을 설명해나갔다. 대마초의 유용성에 대해, 사회에 미치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그리고 고통을 줄여주는 의학적 기능까지. “만약 가족 중 한명이 암으로 고통받으며 죽어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마초가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털어놓는다. “대마초를 권하는 건 아닙니다”
이미 시작된 ‘운동’이 그 목표를 이룰 때까지 멈출 수 없다고 다짐하는 그지만, 그 길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담당 관청을 찾아가고, 수없이 법원과 법률단체도 찾아다녀야 한다. 고된 일과 뒤에 운동의 지지자들을 모아내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래도 어느덧 많은 사람들이 이 일에 동참하고 있고, 한 마약관련 전문 변호사도 그의 소송을 흔쾌히 맡아주었다. 이미 9년 전 독일 헌법재판소가 “대마초 금지 법률을 재검토”할 것을 결정한 바 있기 때문에 행정소송의 전망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고 한다. “대마초를 미화하거나 권하려고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베를린이든 뮌헨이든 독일 어느 곳이든지 합법적으로 대마초를 피우고자 하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한다. “대마초가 ‘용인’은 되나 ‘불법’(상자기사 참조)이라는 이율배반적 현실을 이제는 끝내야죠”라는 김문주씨의 소신이, 대마초에 대한 인식변화에 변수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베를린=강정수 통신원 jskang@web.de

환각이 아닌 긴장감 해소를 위해 “대마초 흡연은 ‘사회악’이라는 사람들의 천편일률적인 생각을 바로잡고 싶다”는 동기에서 시작된 그의 대마초 합법화 운동은 일단 독일사회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는 성공한 듯하다. 단정한 용모, 간간이 떠오르는 기분 좋은 미소와 쉴새없이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말솜씨하며, 일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대마초 흡연자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게다가 그에게서는 언뜻언뜻 운동가로서의 ‘투사적 면모’마저 엿보인다. 독일에서는 처음으로 대마초 흡연자로 ‘커밍아웃’한 그는, ‘김은 대마초를 피우고자 한다!’(www.KIMwillKiffen.de)라는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서명작업에서부터 홍보전단 제작, 배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여행사에서 근무하는 그의 하루 일과는 퍽 고된 편이라고 한다. 퇴근 뒤면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것이 당연한 욕구, 다만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맥주병을 따는 대신 대마초를 말아 피우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듯, 전 대마초를 피우죠.” 일단 술은 그에게 쓰고 맛이 없다. 맛은 그만두고서라도 그 취기를 견딜 수 없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아시아인의 유전자적 특성에서도 기인한다”라는 설명을 덧붙인다. 아시아인 중 절반가량은 출생부터 알코올을 빠르게 분해하는 ‘엠자임 효소’가 부족하다는 독일 한 의학연구소의 견해서가 행정법원에 제출한 그의 소장에 첨부되어 있다. 여기다 김문주씨는, 시대에 뒤처진 대마초 금지조항들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저는 헌법이 보장하는 ‘자아발전에 대한 권리’와 이와 연관된 ‘행복추구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강조한다. 물론 여기서 행복추구가 ‘완전한 마취(환각)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긴장감 해소에 도움되는 적절한 양의 대마초를, 어두운 담벼락 뒤가 아닌 일상의 공간에서 흡연할 권리를 그는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만난 독일 보수 기민당의 한 연방의원은 김문주씨에게 “당신은 그저 한명의 대마초 환자”일 뿐이라며, “흡연의 권리는 절대 기본권일 수 없다”라고 그의 주장을 일소했다. 어쩌면 이것이 김문주씨가 극복하고자 하는 차가운 사회적 인식의 단면일지도 모른다. 그는 주문한 콜라잔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며, 차분한 어조로 자신의 기본 생각을 설명해나갔다. 대마초의 유용성에 대해, 사회에 미치는 여러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 그리고 고통을 줄여주는 의학적 기능까지. “만약 가족 중 한명이 암으로 고통받으며 죽어가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마초가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을 털어놓는다. “대마초를 권하는 건 아닙니다”

사진/ 마약 소비의 1번지라 비판받는 '러브 퍼레이드'. 독일에도 마약 관련 사망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강정수)
![]() 사진/ 빈집에서 마약을 주입하고 있는 독일 여성. |
베를린=강정수 통신원 jskang@web.d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