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네트워크가 뽑은 10대 뉴스|싱가포르
전쟁도 돈으로 환산하는 싱가포르, 의무교육 기회 확대한 브라에마 마티가 최고의 인물
싱가포르, 작은 도시다.
뉴스도 사람도, 그 규모면에서 작을 수밖에 없다. 정제된 도시며, 가공할 법치주의에다 엄숙한 정치가 판을 치는 사회라 다른 나라와 비교하자면 별로 뉴스거리도 없다. 여기다 신문이라는 것도 그저 ‘정부의 입’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종이’라고 불리기도 할 정도로 제 구실을 못하는 실정이니. 식민주의 전통이 남아서인지 아니면 돌파구가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영국의 무슨 축구팀이 어쨌다는 소식에 온 도시가 떠들썩할 정도고, 영화 한편에 온 사회가 와글거리기도 한다.
세계 최고의 인물은 아프간 시민
이런 싱가포르에 가장 중요한 뉴스는 역시 ‘돈’이다. 누가 돈을 어떻게 벌었다든지, 정부가 예산을 어디에다 어떻게 쓴다든지, 해외 경제지표가 어떻다든지 하는 것들은, 싱가포르 시민들에게 ‘경전’처럼 읽힌다. 특히, 세금이 어떻다고 하더라는 뉴스는 그야말로 중대한 화두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를 돌아보면, 싱가포르에는 두 가지 일이 있었다는 기억이 난다. 하나는 총선이었다. 독립 뒤 단 한번도 정권을 교체한 적이 없고, 그걸 생각해본 적도 없는 싱가포르에서 몇년마다 그저 주기적인 행사처럼 해왔던 게 선거인데, 정부와 시민들은 이걸 민주주의라고 부르고, 올해 그 행사를 치른 결과 집권당이 변함없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75%대의 지지율, 이게 싱가포르 민주주의의 좌표였고 시민들은 별다른 생각없이 이걸 잘 받아들였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아직 단 한번도 정부가 바뀌었다거나 정부 최고 책임자가 누구에서 누구로 변했다는 걸 본 적이 없었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는 정치적 무관심이 그들의 승리를 보장해준 셈이다. 이걸 패배주의라 불러도 좋고. 그 다음은 역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었다. 그 전쟁의 잔혹상을 폭로하거나, 평화철학의 가치를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그저 그 전쟁의 여파로 국제 경기는 어떻게 될 것이며, 싱가포르에는 어떤 이익과 손실이 올 것인가에 골몰했다. 정부도 시민도 그 거대한 국제대열에 합류해서, 국제전쟁인 미국의 대아프가니스탄 공격을 그렇게 싱가포르식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는 사이에 2001년은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사무실에서 내려다보이는 길거리에는 무표정한 선남선녀들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 싱가포르, 너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2001 싱가포르 최고의 인물
브라에마 마티(예비 국회의원, 전직 저널리스트)
<스트레이트 타임스>에서 ‘학교용돈기금’이라는 캠페인을 통해 불우한 아동들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기획·운영. 결국 그의 운동은 정부를 추동해서 의무교육의 기회를 확대시키는 전기를 마련. 여성단체들의 추천으로 의회에 진출.
2001 세계 최고의 인물
아프가니스탄 시민들
영국과 러시아의 공격에 이어 미국의 거대한 공격을 받고 있는, 그러나 그들이 보여주었던 역사처럼 생존할 것이 분명한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에게 격려의 의미로, 2001년 최고의 인물에 그들을 망설임 없이 선정했다.
2001 세계 최악의 인물
조지 부시(미국 대통령)
설명이 필요없는 군사주의자 주전론자, 강경우익론자, 천민자본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 뿐만 아니라 반인륜적인 몽상가. 더 무엇이 필요한가. 미련없이 그이를 2001년 최악의 인물로 꼽는다.
2001 싱가포르 최악의 인물
안토니 러(청부살인자)
이 정신나간 사내는 15살 먹은 아이에게 자기 아내를 살해해주면 돈을 주겠다고 꼬셔 결국 일을 벌이고 말았는데, 무너져가는 자본주의 꽃 싱가포르 사회의 치부를 부족함 없이 드러낸 사건이었다.
리유 얀 민(Liu Yan Min)|<스트레이트 타임스> 기자

사진/ 부시와 만난 고촉동 총리. 독립 뒤 단 한번도 정권을 교체한 적이 없었던 게 싱가포르의 역사다.(GAMMA)
이런 싱가포르에 가장 중요한 뉴스는 역시 ‘돈’이다. 누가 돈을 어떻게 벌었다든지, 정부가 예산을 어디에다 어떻게 쓴다든지, 해외 경제지표가 어떻다든지 하는 것들은, 싱가포르 시민들에게 ‘경전’처럼 읽힌다. 특히, 세금이 어떻다고 하더라는 뉴스는 그야말로 중대한 화두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를 돌아보면, 싱가포르에는 두 가지 일이 있었다는 기억이 난다. 하나는 총선이었다. 독립 뒤 단 한번도 정권을 교체한 적이 없고, 그걸 생각해본 적도 없는 싱가포르에서 몇년마다 그저 주기적인 행사처럼 해왔던 게 선거인데, 정부와 시민들은 이걸 민주주의라고 부르고, 올해 그 행사를 치른 결과 집권당이 변함없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75%대의 지지율, 이게 싱가포르 민주주의의 좌표였고 시민들은 별다른 생각없이 이걸 잘 받아들였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아직 단 한번도 정부가 바뀌었다거나 정부 최고 책임자가 누구에서 누구로 변했다는 걸 본 적이 없었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는 정치적 무관심이 그들의 승리를 보장해준 셈이다. 이걸 패배주의라 불러도 좋고. 그 다음은 역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었다. 그 전쟁의 잔혹상을 폭로하거나, 평화철학의 가치를 주장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그저 그 전쟁의 여파로 국제 경기는 어떻게 될 것이며, 싱가포르에는 어떤 이익과 손실이 올 것인가에 골몰했다. 정부도 시민도 그 거대한 국제대열에 합류해서, 국제전쟁인 미국의 대아프가니스탄 공격을 그렇게 싱가포르식으로 바라보았다. 그러는 사이에 2001년은 지나가버리고 말았다. 사무실에서 내려다보이는 길거리에는 무표정한 선남선녀들이 어디론가 가고 있다. 싱가포르, 너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 2001 싱가포르 10대 뉴스 | |
| 1 | 총선, 야당 75% 득표로 장기집권 공고화 |
| 2 | 실업률 4%대 |
| 3 |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 싱가포르 무슬림 지역사회에도 긴장 유발 |
| 4 | 경기부양 자금 113억달러 투입 |
| 5 | 싱가포르-말레이시아 장기거래 구상, 수돗물과 영공 사용권 등 |
| 6 | 최초로 여성 10% 의회 진출 |
| 7 | ‘샴쌍둥이’ 분리수술 성공 |
| 8 | 안토니 러, 15살 소년 이용 아내 청부살해 |
| 9 | 1천억달러짜리 싱가포르 투자회사(GIC) 대중 정밀조사 거부 |
| 10 | <스트레이트 타임스> 불우아동 지원용 ‘학교용돈기금’ 100만달러 돌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