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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피플파워2’는 배신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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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12-19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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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네트워크가 뽑은 10대 뉴스|필리핀

세계 최고·최악의 인물은 아룬다티 로이와 테러공격자들… 국내 최악은 에스트라다

사진/ '피플파워2'는 승리했지만 왜 이리 갑갑한가. 내년에는 끝장을 보겠다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싸우고’, ‘죽이고’ 같은 저열한 인간성이 세상 뉴스판을 뒤덮었다.

연초에 ‘피플파워2’로 부패한 에스트라다 대통령을 몰아낼 때만 해도, 그 일로 아로요라는 여성을 대통령으로 앉힐 때까지만 해도 올해는 뭔가 좀 되겠거니 여겼던 것이 시민들의 바람이었다. 12월 들어, ‘아시아네트워크’의 주제를 받아놓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배신감 같은 것만 남는다.

아로요 정부는 민다나오의 무슬림 지도자 미수아리(전 모로국민해방전선지도자 겸 민다나오 주지사)와 마찰을 일으켜 결국 무슬림 분리주의 사안을 파장으로 몰아가버렸고, 공산주의 신인민군 게릴라들의 공격도 전에 없이 강화되었다. 아부사얍 같은 조직들의 대인납치도 끊이지 않았고, 게다가 마닐라 한복판에서조차 돈을 노린 납치극이 빈번이 자행될 정도였으니.

국제판이라고 별다른 것도 없었다. 이스라엘의 호전성은 팔레스타인 시민들을 1년이 넘도록 짓밟아왔고, 정신나간 집단들의 세계무역센터 테러가 충격을 주더니, 미국 군대는 그보다 더 정신나간 상태로 아프가니스탄이라는 국가 전체와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무자비한 공격을 퍼부었다. 그런 소용돌이 속에서 일부 집단은 소리없이 복제인간 같은 중대한 문제를 진척시켜나가고 있었다.


총을 들고 밀림으로 갈 수도 없고…

먹고사는 문제는, 만성적이고 부정적이다. 별로 희망도 없었고, 기대도 없었지만 경제라는 몸통 자체가 갈수록 악화되고만 있는 실정이니, 뭘 달리 대책을 세우라고 요구할 것도 없고 그러기에는 너무 지친 인상들이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해야 할 때라는 것이 전문가고 시민이고 간에 공통된 인식이다. 이제 시간이 왔고 또 기회가 오고 있다는 뜻인데, 문제는 어디로 가야 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필리핀 시민사회의 일반적인 고민이었고, 그게 2001년의 화두였다.

총을 들고 밀림으로 들어갈 수도 없고, 허구한 날 길거리에서 시위만 하고 있을 수도 없고, 고상하게 이론만 자꾸 내세울 수도 없고, 불만만 늘어놓을 수도 없는 것이 시민들의 갑갑함이었다. 세계 각지에서 들려오는 세계화를 거부하는 시민들의 저항 소식이 약간의 위안거리였지만. 그래서 내년에는 끝장을 보겠다는 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 끝장을 볼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적어도 2001년과 같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

2001 필리핀 최고의 인물

익명의 여성

아키노국제공항의 한 여성노동자가 관광객이 잃어버린 수천달러의 현금을 찾아준 사건은 스스로의 정직함과 성실함을 증명했을 뿐만 아니라, 만신창이가 된 필리핀의 오명을 지우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2001 필리핀 최악의 인물

에스트라다(전 필리핀 대통령)

국제공항의 그 여성 노동자에 비해 터무니없이 이기적이며 부패했던 전직 대통령, 현재 부패·독직혐의로 수감중인 그를 최악의 인물로 비교해 올렸다.


2001 세계 최고의 인물

아룬다티 로이(재미 인도 작가)

“예술은 결코 현실과 유리된 적이 없었다”고 말하는 세계 최고의 픽션작가 가운데 한명인 그녀는 서구의 논리대로 받아 적어온 이 세상의 부조리한 모습이 어떤 것인지를 찾아주었다.

2001 세계 최악의 인물

9월11일의 공격자들

2001 필리핀 10대 뉴스
1 피플파워2(1986년 마르코스 축출 뒤 다시 시민들의 힘으로 부패정권 타도)
2 5월1일, 도시빈민들 말라카냥 대통령궁 포위(에스트라다 전 대통령 지원자들의 항의 시위로 아로요 대통령 실권 위기 봉착)
3 에스트라다 전 대통령 체포
4 누르 미수아리 모로국민해방전선(MNLF) 전 의장 체포(민다나오 자치주의 지사였던 그는 아로요 대통령과 정치적 마찰을 빗던 중, 그의 조직원들이 100여명의 시민을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결국 말레이시아의 사바로 도피했고 최근 체포당함)
5 아부사얍 게릴라 외국인 납치
6 마닐라, 마피아식 납치 범람
7 상원의원 판휘로 락손 독직혐의 의혹
8 아로요 대통령과 남편 호세 미구엘 독직 부패혐의 관련 의혹
9 경쟁파, 전 공산당 지도자 포포이 라그만 살해 주장
10 여배우 니다 브란차 사망

마리테스 시손(Marites Sison)|전 <마닐라타임스> 기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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