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세계|통신원 NG 리포트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라마단만 같아라.”
한달간의 라마단 금식에 쾌재를 부르는 중동인들도 많다. 대형 슈퍼마켓은 물론이고 동네 야채가게, 과일 상점, 푸줏간과 닭집도 손님들로 붐빈다. 해질녘을 30∼40분 남겨둔 오후 4시경부터는 KFC나 맥도널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 전문점은 음식을 주문하는 이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먹는 장사는 평소보다 30∼40% 이상의 매상을 올리는 분위기이다. 해가 지면 금식을 풀고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이다. 묘한 것은 단축근무로 텔레비전 시청 시간이 길어져 라마단 기간에 가구점과 위성수신기 설치 업체도 상한가라는 점이다. 아이들도 쾌재를 부른다. 금식을 하지 않는 초등학생들은 단축수업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이 놀 수 있다.
요르단인 친구인 마으문은 저녁시간 ‘비쓰밀라’(이슬람 기도문)를 독백하듯 반복한 뒤에는 꼭 담배를 한대 피운다. 긴 담배 연기를 뿜어내면서 하루가 지나갔음을 확인하는 것이다. 라마단 한달 동안 무슬림들은 해 있는 동안 먹고 마시는 것이 금지되어, 그도 담배의 유혹을 하루 내내 떨쳐야만 한다. 가끔씩 금단현상으로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금식을 마쳐간다는 성취감도 만만치 않은 모양이다. 라마단 낮 금식은 골초들에게는 고난의 연속이다. “그러면 아예 이번 기회에 담배 끊어”라는 내 말에 “그래도 그게 잘 안 된다”며 웃는다.
요르단에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다. 한 경찰이 “길거리에서 먹고 마시면 걸립니다”라고 경고했다. “무슬림이 라마단 금식을 어겼다고 처벌을 받는 것은 이해가 돼요. 하지만 외국인인데도 대낮에 남들 보는 곳에서 먹고 마시면 걸리나요?” “예, 한달간 구류를 살아야 해요.” 힘들긴 하지만, 무슬림의 성스러운 기간인 라마단의 문화를 편견없이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어느날 아무 생각없이 입 안에 먹을 것을 오물거리면서 집을 나섰다. 그런데 골목길에서 오가는 사람들이 인사를 하면서도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문득 떠오른 생각 “아뿔싸! 남들 보는 데서 먹으면 안 되잖아.”
라마단 기간에는 차 운전하기도 힘들다. 집에 빨리 가서 허기를 채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난폭 운전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차선위반이나 끼어들기는 기본이다. 중앙선을 넘어 버젓이 차를 몰고오는 사람들도 많다. 울려대는 자동차 경적소리와 벗하며 한두 시간 차를 몰다가 집에 돌아오면 이내 파김치가 되고 만다.
그러다보니 라마단 기간 동안 외국인들은 조심스러운 면이 많아진다. 낮 시간 동안 친구를 초대한다거나 비즈니스 상담도 금물이다. 밀린 끼니(저녁부터 새벽 3시까지 세끼를 다 먹는다)를 먹기 위해 잠을 설치기 때문에 아침은 졸음과 싸우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였다. 라마단이 끝나갈 무렵 미국을 잠시 방문했다. 공항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저마다 먹고 마시고 담배 피우고 있는 것이다. 순간 나는 놀라고 말았다. “저 사람들 저러면 안 되는데…. 경찰에 잡혀갈 텐데…”하며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요르단을 벗어나 있다는 것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암만=김동문 통신원 yahiya@hanimail.com

그러다보니 라마단 기간 동안 외국인들은 조심스러운 면이 많아진다. 낮 시간 동안 친구를 초대한다거나 비즈니스 상담도 금물이다. 밀린 끼니(저녁부터 새벽 3시까지 세끼를 다 먹는다)를 먹기 위해 잠을 설치기 때문에 아침은 졸음과 싸우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였다. 라마단이 끝나갈 무렵 미국을 잠시 방문했다. 공항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저마다 먹고 마시고 담배 피우고 있는 것이다. 순간 나는 놀라고 말았다. “저 사람들 저러면 안 되는데…. 경찰에 잡혀갈 텐데…”하며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요르단을 벗어나 있다는 것도 잊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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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만=김동문 통신원 yahiya@hani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