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레이션/ 설은영
매번 이 핑계 저 핑계를 대가며 1년 동안 세번이나 방세를 올렸던 터라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내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자 주인은 더욱 기세등등하게 나왔다. "올림픽이 열리잖아요. 이제 베이징은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국제도시가 되었는데, 지금의 방값으론 어림도 없지요."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기가 막혀 할말을 잃어버렸다. 이런 몰염치가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올림픽이 열리면 금세 베이징이 국제도시가 되고 덩달아 방값도 올라야 한다는 발상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랍기만 했다. 올림픽을 핑계삼아 이번 기회에 자기 잇속을 차리겠다는 그 얄팍한 속셈을ㄹ 보고 만 것이다. 당장 이사를 나가겠다고 호통을 치고 난 뒤 여기저기 방을 수소문하러 다녔다. 그런데 새로 학기가 시작한 터라 빈방이 없을뿐더러 어쩌다 찾은 빈방은 터무니없이 비싸게 불렀다. 깎아달라고 사정을 하면 모두들 이렇게 말한다. "살기 싫으면 관둬라. 네가 아니어도 여기 살 외국인들은 얼마든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외국 유학생들. 특히 한국 유학생들이 많은 탓에 베이징의 방세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수요는 많고 공급이 달리니 집주인들의 콧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올림픽 개최를 핑계로 값이 오른 것은 방세뿐만이 아니다. 천안문, 자금성, 이화원, 만리장성 등 베이징의 주요 관광지의 입장료까지 두배로 인상되었다. 값을 올린 분명한 이유를 밝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베이징 시민이면 누구나 당연한 인상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 나를 놀라게 한다. 올림픽이 베이징인들에겐 호기일지 모르지만 현지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에겐 분통을 터트리는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될 것 같다. 베이징=황훈영 통신원 kkccjjhh@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