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제도의 근본적인 변화가 도마위에 오른 프랑스…가장 큰 성과는 가족성에 대한 개혁
결혼의 유무와 상관없이, 이혼의 유무와 상관없이 어떻게 아빠와 엄마가 공동으로 부모의 권위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법률혼, 사실혼, 간통으로 태어난 아이들에게 같은 권리를 부여할 필요가 있는가. 재산상속에서 배우자의 위치를 자녀, 부모, 형제 뒤에 놓는 것을 계속해야 하는가. 법원의 판결없는 이혼을 인정해야 하는가. 이 모든 문제들이 지금 프랑스에서 도마에 올랐다.
40%의 아이들이 사실혼 부부에게서 태어나고 200만명의 아이들이 이혼한 부모를 가지고 있는 상황은 프랑스 가족생활을 지배하는 가치가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기존의 기준들이 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는 마당에 가족의 정의와 권리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와 가족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하겠다. 여러 주제 가운데 현재 논의가 가장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 ‘성에 관한 문제’이다. 지난 2월8일 프랑스 의회는 사회당이 주축이 되어 제안한,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을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따르면 부모는 아빠의 성, 엄마의 성, 혹은 합의 아래 두 사람의 성을 연합(두 사람이 그 순서에 의견이 엇갈린 경우 알파벳순으로)하여 자녀의 성을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부성, 모성, 혹은 연합성
사실 자녀가 반드시 아빠의 성을 따라야 한다고 명시한 법 조항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단지 프랑스혁명 이후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시민도 호적에 표기된 것과 다른 성과 이름을 가질 수 없다”고 언급한 조항이 있을 뿐이다. 이 조항을 두고 아빠의 성을 따르는 것을 의무화한 규정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너무나 막연하다는 것이 일반의 견해였다. 그러나 19세기를 거치면서 프랑스에서는 여성이 결혼 뒤 남편의 성을 따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녀가 아빠의 성을 따르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왔다. 따라서 이번 법 제안은 성차별과 불평등한 제도를 폐지하려는 흐름에 거스르는 오래된 전통 가운데 하나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이미 85년 아빠의 성에 엄마의 성을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을 통해 부계 가장제의 요새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연합된 성은 단지 사용가치만을 가질 뿐 호적에 기록되지 않음으로써 자녀가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없는 것이었다. 94년 부친의 성을 배타적으로 물려주는 것은 차별이라는 판결을 내린 유럽재판소의 결정은 프랑스 내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단체들이 정부에 압력을 불어넣는 데 커다란 보탬이 되었다. 우파인 ‘공화국연합’과 사회당을 비롯한 좌파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지난 2월 투표에서 중도우파인 ‘프랑스민주연합’과 ‘자유민주주의’가 기권을 했다. 법 제안에 반발하는 세력들은 “엄마는 삶을 주고 아빠는 이름을 주는 것”이 사회적 균형을 이루는 기본이라는 기괴한 논리를 들이대기도 했다. 전통주의자들은 여성이 성을 물려줄 수 있게 되는 것은 “부권에 대한 도전”이며 “가족의 파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또한 법 적용에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텍스트의 구체적인 보충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예를 들어보면, 뒤퐁(아빠)과 마르탱(엄마)의 아들은 네개의 성 즉, 뒤퐁, 마르탱, 뒤퐁ㅡ마르탱, 마르탱ㅡ뒤퐁 가운데 하나를 성으로 갖게 될 것이다. 이 아들이 졸리(아빠)와 사비(엄마)의 딸(위의 경우처럼 네개의 성 가운데 하나를 갖게 될 것)과 낳은 자녀의 성은 어떻게 될 것인가. 뒤퐁ㅡ마르탱ㅡ졸리ㅡ사비 네개의 성이 연합하게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등 파생될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성을 자유롭게 선택할 자유가 부여되는 것에 환영을 하면서도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 너무 복잡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엘리자베스 기구 법무부 장관은 이러한 논의들이 부모의 평등을 강화하려는 법 제안의 목적에서 빗나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가족법 개정의 중요한 범주의 하나인, 부모가 성차별과 불평등 없이 자녀에 대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인간의 권리에 대해 유럽협약 속에 명시된 남녀평등이라는 기본 원리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제 자녀에 대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행사할 부모가 자녀를 위해 함께 자유롭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할 차례이다. 파리=신순예 통신원 soonye.sin@libertysurf.fr

사진/ 가족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는 프랑스 각료회의. 맨 왼쪽이 엘리자베스 기구 법무부 장관.(SYGMA)
사실 자녀가 반드시 아빠의 성을 따라야 한다고 명시한 법 조항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단지 프랑스혁명 이후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시민도 호적에 표기된 것과 다른 성과 이름을 가질 수 없다”고 언급한 조항이 있을 뿐이다. 이 조항을 두고 아빠의 성을 따르는 것을 의무화한 규정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너무나 막연하다는 것이 일반의 견해였다. 그러나 19세기를 거치면서 프랑스에서는 여성이 결혼 뒤 남편의 성을 따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녀가 아빠의 성을 따르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왔다. 따라서 이번 법 제안은 성차별과 불평등한 제도를 폐지하려는 흐름에 거스르는 오래된 전통 가운데 하나에 종지부를 찍는 것이다. 이미 85년 아빠의 성에 엄마의 성을 붙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을 통해 부계 가장제의 요새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연합된 성은 단지 사용가치만을 가질 뿐 호적에 기록되지 않음으로써 자녀가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없는 것이었다. 94년 부친의 성을 배타적으로 물려주는 것은 차별이라는 판결을 내린 유럽재판소의 결정은 프랑스 내 여성의 권리를 옹호하는 단체들이 정부에 압력을 불어넣는 데 커다란 보탬이 되었다. 우파인 ‘공화국연합’과 사회당을 비롯한 좌파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지난 2월 투표에서 중도우파인 ‘프랑스민주연합’과 ‘자유민주주의’가 기권을 했다. 법 제안에 반발하는 세력들은 “엄마는 삶을 주고 아빠는 이름을 주는 것”이 사회적 균형을 이루는 기본이라는 기괴한 논리를 들이대기도 했다. 전통주의자들은 여성이 성을 물려줄 수 있게 되는 것은 “부권에 대한 도전”이며 “가족의 파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또한 법 적용에 관련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은 텍스트의 구체적인 보충을 요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예를 들어보면, 뒤퐁(아빠)과 마르탱(엄마)의 아들은 네개의 성 즉, 뒤퐁, 마르탱, 뒤퐁ㅡ마르탱, 마르탱ㅡ뒤퐁 가운데 하나를 성으로 갖게 될 것이다. 이 아들이 졸리(아빠)와 사비(엄마)의 딸(위의 경우처럼 네개의 성 가운데 하나를 갖게 될 것)과 낳은 자녀의 성은 어떻게 될 것인가. 뒤퐁ㅡ마르탱ㅡ졸리ㅡ사비 네개의 성이 연합하게 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등 파생될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성을 자유롭게 선택할 자유가 부여되는 것에 환영을 하면서도 그것을 실현하는 것이 너무 복잡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엘리자베스 기구 법무부 장관은 이러한 논의들이 부모의 평등을 강화하려는 법 제안의 목적에서 빗나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법안은 가족법 개정의 중요한 범주의 하나인, 부모가 성차별과 불평등 없이 자녀에 대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행사하도록 하는 데 기여할 것이며 인간의 권리에 대해 유럽협약 속에 명시된 남녀평등이라는 기본 원리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제 자녀에 대해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행사할 부모가 자녀를 위해 함께 자유롭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할 차례이다. 파리=신순예 통신원 soonye.sin@libertysurf.f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