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에 철퇴를!
등록 : 2000-08-23 00:00 수정 :
90년대 중반부터 심심찮게 등장한 유전자 조작 농산물에 대한 논쟁이 브라질에서도 뜨겁게 일고 있다. 논쟁은 브라질 최대의 좌파 사회개혁 세력인 무토지농민연대(MST)가 아르헨티나산 유전자 조작 옥수수를 싣고 헤시피항으로 들어오던 상선을 점거하고 곡물을 불태워 버리겠다고 위협한 사건에서 비롯됐다. ‘선상난동’을 주도한 농민단체의 대표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수입을 허용하는 것은 “다국적 기업들의 공격에 우리의 주권을 내주고 소규모 가족농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바로 옆나라인 아르헨티나에서 생산되는 콩의 90%와 옥수수의 20%가 유전자 조작 농산물인 것과는 대조적으로 브라질에서는 아직 원칙적으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재배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연구목적이 아닌 재배는 일체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노동자당(PT) 소속 주지사가 있는 ‘히우 그란데 도 술’주의 경우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종자를 밀수해 재배하는 농장을 색출하기 위해 경찰 병력까지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미국과 아르헨티나에서 수입하는 가공식품을 통해 브라질 사람들의 식탁에 오른 지는 이미 오래다. 8월 초 관계부처 회의에서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들어 있는 상품은 별도의 표시를 해야 한다는 실시령을 확정지은 것은 오히려 뒤늦은 감이 있다.
현재까지 유전자 조작 농산물은 적어도 경제적 측면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오늘날 전세계에서 25억명의 인구가 어떠한 형태로든지 형질전환된 농산물 재료가 들어간 식품을 섭취하고 있으며 올 한해 동안의 거래액은 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유럽연합을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의 소비자 운동단체와 환경단체들은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유전자 조작 곡물을 개발한 거대 곡물회사들도 지금까지의 제품개발 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최근에는 미국의 다국적 곡물회사인 몬산토가 베타카로틴 영양분이 강화된 쌀종자의 배양 기술을 공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작물은 비타민A 부족 문제가 심각한 기아지역의 식량난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유전자 조작 생명공학 기술은 과연 60년대의 녹색혁명과 같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인가.
상파울루=오진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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