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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초대 독립정부를 거국내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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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9-1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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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프란시스코 사리에르 아마랄(티모르사회민주연합당ASDT 대표)

프란시스코는 동티모르독립투쟁을 주도해왔던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FRETILIN)의 창설자이며, 이번 선거에서는 1974년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의 전신이었던 티모르사회민주당을 재건해 선거에 참여했다. 이 인터뷰는 9월2일 티모르 사회민주당사에서 진행됐다.

선거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고 있나.

=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없다.

그러면 사회민주당의 희망 의석 정도만이라도.


= (4번 질문 끝에 말을 받으며) 10여석 정도면….

그 정도 의석이면 독립혁명전선에 이어 제2당이 될 듯한데.

= 결과를 지켜보자.

벌써 일부에서는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소리도 흘러나오는데.

= 선거 결과는 무조건 받아들인다. 누가 이기고 지든 동티모르 전체의 승리로 여겨야 한다.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는 소문도 돈다.

= 두어개 정당이 인도네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보이고 이들이 소란을 피울 가능성은 있지만….

이번 선거에는 왜 티모르 사회민주연합당을 들고 나왔는가? 독립혁명전선의 창설자로서 그들과 함께할 수도 있지 않았는가.

= 정치적 입장도 의미도 다르다. 내가 독립혁명전선을 창설했던 건 무장투쟁을 위한 것이었지 정치를 위한 건 아니었다. 무장투쟁의 시대가 끝났으면 그 기능도 끝나야 한다.

그렇더라도 현실적으로 보면, 독립투쟁을 주도한 조직은 사라지고 독립투쟁과 전혀 상관없던 이들이 갑자기 나타나 결과만 따먹겠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 독립혁명전선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지나치게 편중된 현실이 문제다. 모든 재원과 인력과 정치적 조건들을 독립혁명전선이 독점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른 이런 현실이 문제라는….

정치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당신이 창설했던 독립혁명전선과 거북한 관계라는 뜻인가.

= 전혀 아니다. 사나나 구스마오도 내가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의 의장으로 있던 1997년까지 산악에서 함께 일했고, 지금도 좋은 관계라 믿고 있다.

그런데 참, 당신은 왜 산을 내려왔나. 당시 독립혁명전선 중앙위원회 내부가 막스-레닌이즘과 마오이즘에다 카스트로우즘까지 뒤섞여 극심한 이념투쟁을 겪었다던데, 그 탓인가.

= 난 공산주의자도 사회주의자도 아니다. 독립투쟁의 원천으로 가톨릭 정신을 내세웠다. 동티모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건 가톨릭뿐이었다. 400년이 넘도록 식민지배를 받다보니 문화적 저력도 없었고 교육도 황폐했는데 정치이념만 앞세운 투쟁은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현실로 돌아와서, 앞으로 선거 결과에 따라 어떤 역할을 할 계획인가.

= 정치적 흥정은 절대로 안 한다. 다만 초대 독립정부는 어느 한 정당이 독점하지 않는 거국내각과 같은 형태로 출발하는 것이 보기에도 좋고 실질적인 사회 통합에서도 좋다는 원칙을 지녀왔다. 그런 차원에서 제1당에 협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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