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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메가와티는? 군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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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8-0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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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반대 견해를 가진 두 정치평론가 알비와 안디에게 들어보는 인도네시아 정국의 향방

사진/ 일부에선 사업가인 메가와티의 남편 나우픽 키에마스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99년 총선 때 투표하는 메가와티 부부.
이 인터뷰는 서로 다른 견해를 지닌 두명의 현지 정치평론가들의 정국 진단을 통해 와히드 탄핵의 배경과 신임 메가와티 대통령 정부에 대한 전망을 위한 자리로 마련했다.

- 대통령 탄핵의 합법성을 놓고 격심한 논란을 겪었는데.

알비 지독한 불법행위였다. 헌법이 대통령의 임기를 보장하고 있는데 하위법인 국민협의회령을 통해 대통령을 탄핵했으니, 이건 근본적으로 위헌이다. 국민협의회가 수하르토의 부패를 놓고는 30년이 넘도록 입도 뻥긋한 적이 없지 않은가.

안디 물론 헌법에는 대통령 탄핵 조항이 없어 논란의 소지가 늘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헌법에는 국가최고기구를 국민협의회로 못박아두었고, 대통령을 국민협의회에서 선출했다는 사실을 논리적으로 보면 당연히 탄핵의 자격도 국민협의회가 갖게 된다.


-와히드 탄핵이 와히드의 치명적인 결함 탓인지 아니면 단지 ‘파워게임’ 탓이었는지.

사진/ 안디 말라랑엥/ 정치평론가·인도네시아 정치개혁위원회 의장
알비 외형상 부정혐의로 시작되었는데, 브루나이 술탄이 기증한 200만달러에 대한 수사도 한 적이 없었고 또 범죄행위를 입증할 만한 실질적인 증거도 없이 탄핵한 건 정치적 음모라고밖에 볼 수 없다.

안디 파워게임이라는 말은 옳다. 그래도 문제는 와히드 자신에게 있다. 대통령이 수사를 못하게 하는데 어떻게 하는가. 결론적으로 보자면 와히드가 환상 속에서 소수정당이라는 자신의 입지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 채 타협의 조건을 상실했다. 2년 동안 30여명의 장관을 갈아치운 것이 좋은 예다. 연립정부의 기본인 협상술을 발휘하지 못해서 자초한 일이 되고 말았다.

-이번 와히드 탄핵이 대통령직에 대한 ‘책임’을 강조했다기보다는, 인도네시아 정치에 탄핵이라는 또다른 혼란의 전통을 세운 것은 아닌지?

알비 헌법부터 개혁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던 게 바로 이런 의미였다. 대통령중심제라 할 것도 없다. 국민협의회라는 기이한 기구 속에서, 독재가 아닌 다음에야 한 정당이 대통령을 보호할 수 있는 2/3 의석을 어떻게 지닐 수 있겠나?

안디 전적으로 동감한다.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 자체가 두루뭉술해서 논란의 소지가 많은 게 사실이다. 현 헌법은 대통령제임에도 대통령이 자신을 방어할 방법이 매우 취약하다.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선거로 뽑아야만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정치는 대통령제도 의회제도 아닌 기형적인 구조다.

- 의석 분포로 보면 메가와티 신임 대통령도 탄핵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텐데.

알비 그가 와히드의 잔여 임기 3년을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개혁이라는 국민적인 요구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수구세력인 군부와 회교정당의 표를 모두 안고 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탄핵의 전통은 세워졌고.

안디 그렇게 보지는 않는다. 남은 임기가 3년이라지만 2004년에는 이미 선거정국으로 접어들어 대통령 탄핵 같은 일에는 아무도 관심이 없을 것이고, 그러면 2년이 남는 셈인데, 와히드가 11% 의석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했던 것과 달리 메가와티는 37%를 지닌 제1정당이라 그만큼 협상의 폭도 넓은 탓이다.

-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메가와티의 남편 타우픽 키에마스를 의혹스럽게 보며, 남편 탓에 탄핵당한 파키스탄 전 총리였던 ‘베나지르 부토’를 연상하고들 있는데?

알비 일리있는 말이다. 타우픽의 사업이 심심찮게 의심의 대상이 되어왔고, 그가 메가와티 부통령의 업무용 노트를 개인 사업용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였으니.

안디 위험성은 있지만 쉽사리 말하기는 힘들다. 그의 통신·유류사업이 아직 초기단계인데다, 그렇게 어리석게 꼬리를 잡히겠는가? 또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남편을 누가 쉽게 손댈 수 있겠나? 더 두고보자.

- 메가와티 대통령의 국정 수행능력에 대한 의문이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시민 사이에도 폭넓게 자리잡아온 게 사실인데, 장단점을 비교해보자.

알비 1980년대 그가 처음 정치에 입문할 때부터 계속 지켜봐왔는데 정치적으로 향상되었다는 단서를 아직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없다. 정치철학이나 정책분야뿐만 아니라 당의 운영에서도, 심지어 대중연설 같은 것에서도. 대통령직 수행에 가장 치명적인 건 종합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만한 지적능력이 부족하다는 건데, 특히 경제분야에서는 더 그렇다. 대부분의 전문가집단에서 공히 염려하는 지점이다. 긍정적으로 그를 바라보는 이들도 사실은 “와히드가 밉다”는 반발심에서다. 장점이라면 아버지 수카르노 전 대통령의 카리스마가 메가와티에게 이전되었다는 건데, 이 환상도 현실정치 속에서 깨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시민들이 밥을 원해왔다는 게 역사다. 일부에서는 그가 지닌 정치에 대한 뛰어난 본능을 내세워 국정을 잘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는 모양인데, 국가운영을 개인의 본능에 맡길 일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사진/ 알비 사닛/ 정치평론가·인도네시아 대학사회과학부 강사
안디 메가와티의 지적능력과 경험부족을 의심하는 건 일반적인 현상인데, 이건 말하자면 우리 모두의 문제다. 선상에 메가와티말고 달리 주자가 없는 게 현실이니. 어쨌든 그에게 기회가 온 건 분명하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를 기대해볼 수밖에. 와히드와 비교하자면 분명한 장점도 있다. 메가와티는 자신의 단점을 대신할 만한 결단력이 있고, 무엇보다 “자신이 모든 걸 알고 있다”는 식의 자만심은 없다. 이게 “자신이 모든 걸 알고 있다”고 믿었던 와히드와 가장 큰 차이다. 따라서 무작정 말을 내뱉고 보는 와히드식의 정치 혼란만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 메가와티가 대통령이 되기까지는 결국 군부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 앞으로 군부가 어떻게 움직일 것 같나?

알비 군부가 적극적으로 촉수를 뻗칠 것이다. 쿠데타와 같은 군사행동은 이미 세계적으로 한물갔지만 대신 사업적인 분야에 혈안이 될 것이다. 전통적으로 사업을 해온 군인들이 메가와티를 지원한 이번 일을 놓고 기득권 행사 의지를 더욱 강하게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방예산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따라서 정치분야에서도 후퇴하지 않을 게 뻔하다. 가장 큰 문제는 군인들이 아직도 국민협의회나 대통령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식이다.

안디 군부가 메가와티를 지원한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군부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건 너무 단순한 분석이다. 군부가 정치적 영향력의 확대를 도모했다기보다는 생존의 길을 택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군부는 개혁이라는 멈출 수 없는 국가적 과제 앞에서 위축되어 있고, 개혁에 대한 거부라기보다는 그 속도를 놓고 저항하고 있다. 이번 탄핵정국에서 만약 군인들이 마음만 먹었다면 군사적 행동도 가능했겠지만, 시민들의 저항을 두려워했고, 이런 군인들의 자세를 놓고 시민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 정치적으로도 군인들이 움직일 것이라는 조짐은 없다. 정치권에서 군인들을 달래면서 개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당분간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이다.

자카르타= 글·사진 정문태/ 국제분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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