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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강력추천, 스리나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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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7-11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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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있다고 모두 ‘인도’라고 뭉뚱그려 말할 수 없는 까닭을 현장서 이해해보길

인도는 한마디로 멋진 관광지다. 관광객이 붐비지 않는 탓에.

모순처럼 들리겠지만 관광객이 북적거리지 않는 관광지만큼 멋진 곳이 또 어디 있으랴! 연간 한국을 찾는 관광객의 절반 수준인 240만명이 10억명의 땅 인도를 찾아드는 정도인데, 이건 세계 전체 관광객 숫자의 1%에도 못 미친다. 연간 프랑스를 찾는 7천만명, 스페인의 4800만명은 말할 것도 없고 같은 아시아권의 타이로 흘러가는 900만명의 관광객과 비교해도 새발의 피다.

수평적인 야망보다 수직적인 야망을


뒤집어보면, 인도는 덜 상업적이고 때가 덜 탄 훨씬 ‘모험적’인 관광지라는 뜻도 된다. 그래서 인도 관광의 매력은 역시 모험에 있다. 이 모험이란 바로 인도사회의 ‘다양성’에 있고 따라서 그 다양함을 발견하고 배우는 기쁨이 인도 여행의 선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인도를 향하는 여행자들은 튼튼한 위장을 지녀야 한다. 가공되지 않은 사회를 집어먹기 위해선! 여전히 대다수 아시아의 관광객은 유럽과 미국쪽의 정제된 물과 잘 다듬어놓은 먹을거리에 탐닉하는 현실이지만. 이미 충분한 사전지식을 갖고, 잘 정돈된 박물관과 자연공원·예술품 같은 것들을 들이키다보니 위장장애를 일으킬 일도 별로 없었을 테고 말이다. 반면 아시아 관광객이 아시아를 여행할 때는 오히려 물이 맞지 않아 복통을 일으키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인들이 지금부터는 가까운 아시아의 물맛부터 좀 익힐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한겨레21> 독자들이 이런 정신을 갖고 인도에 온다면 참 근사한 여행이 될 것이다.

광활한 땅 인도의 다양성을 여행 한번으로 이해하는 건 무리지만, 적어도 그 다양성 자체를 하나씩 어렴풋이나마 인식해 나가는 즐거움이 인도 여행의 시작이다. 나는 인도를 처음 찾는 이들이나 미래의 여행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많은 곳을 한꺼번에 둘러보겠다는 ‘수평적’인 야망 대신, 지역이든 문화든 또는 어떤 주제든 하나를 깊이 파고드는 ‘수직적’인 야망을 품고 오기를. 어떤 지역과 어떤 주제가 어울릴까?

나는 델리를 중심으로 카슈미르나 웃탈 프라데시 또는 히마차르 같은 곳을 추천하고 싶다. 여기서는 2∼3주 정도 시간으로 인도를 꿈꾸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삼았다. 인도 일정 가운데, 반 정도는 뚝 잘라서 비교적 쉬운 델리-아그라(타지마할) 또는 델리-자이풀(중세풍의 분위기)을 둘러보며 먼저 인도식 공기흡입법을 탐색하는 게 좋겠다. 시간이 좀 더 넉넉하다면 남서부의 케랄라나 동부의 바라나시 같은 곳으로 반경을 넓혀보는 것도 좋겠고.

자, 음식과 기후 그리고 현지인들의 습성이 몸에 좀 익었다 싶으면 이제 북부로 떠나자. 북부도 물론 수많은 선택권이 존재한다. 일부 잠재적인 ‘신변안전’문제가 걸려 있지만 카슈미르의 스리나가르가 지닌 아름다움은 이 세상 어디와도 비할 바가 없고, 티베트문화와 불교에 관심이 있다면 역시 다람살라가 좋고, 또 자연사랑이 주제라면 가르왈이나 쿠마온계곡도 좋다.

카슈미르, 새로운 발견의 희열

이중에서도 내가 추천하는 최고의 여행지는 스리나가르다. 정치도, 인종도, 문화도, 종교도 델리의 것과는 판이하다. 인도사람, 인도문화, 인도종교, 인도음식…. 이런 말을 쓸 수 없다는 사실 하나를 깨닫는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손색이 없다. 그래서 델리와는 전혀 다른 카슈미르의 스리나가르를 ‘비교여행’해보자는 바람을 담았다. 스리나가르사람이고 스리나가르문화고 스리나가르종교일 뿐, 인도라는 나라에 있다고 모두 ‘인도’라고 뭉뚱그려 말할 수 없는 까닭을 현장에서 이해해보자는 뜻이기도 하다.

더구나 정치적 상황이 매우 예민한 카슈미르문제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본다면, 이번 여행은 더없이 값진 체험이 될 것이다. 카슈미르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그들의 냄새를 맡아보고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면 분명 독자들은 새로운 발견의 희열에 깊이 젖어들 것이다.

프라풀 비드와이(Praful Bidwai)/ 전 <타임 오브 인디아> 편집장·핵 전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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