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감수하며 피부 표백 화장품 사용하는 케냐 여성들… 밝은 피부색이 곧 경제적 지위 나타내
1997년 디즈니사가 제작한 뮤지컬 <신데렐라>에 흑인 팝 가수 브랜디가 주인공인 신데렐라로 출연, 백인여성만이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뒤엎은 바 있다. 휘트니 휴스턴이 요정으로 등장하고 우피 골드버그가 왕비 역을 맡았으며 백인인 빅터 가버가 왕, 필리핀계 배우 파올로 몬탈반이 왕자 역을 맡아 열연했던 <신데렐라>는 다인종사회로 변화하는 추세의 반영이라고 해석되기도 했다.
미적 기준의 세계화?
왕자와 결혼해 행복하게 산다는 해피엔딩이 남성종속적인 시각이며 여성의 수동성과 상대적 나약함을 암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여권운동가들의 비판을 받고 있음에도 사람들의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는 전형적인 신데렐라는 여전히 파란 눈과 금발의 백인여성이다. 파란 눈과 금발의 백인여성만이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는 오랜 신화는 타인종 여성들로 하여금 자신의 몸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게 한다. 이런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두한 것 중 하나가 ‘신체의 전면적 개조작업’이다.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의 일부 상류층 사이에선 “미모는 보는 사람의 눈에 달렸다”라는 속담을 비웃기라도 하듯 코를 높이고, 턱을 깎고, 눈을 크게 하는 성형수술에서부터 검은 피부색을 좀더 하얗게 만들고 짧고 꼬불꼬불한 파상모(波狀毛)를 펴서 금발로 물들이는 ‘대역사의 현장’이 보편적 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종집단마다 신체적 특징이 다양한데도 선망의 대상은 서구미인으로 고정되어 있다. 바야흐로 미적 기준의 불공정한 합병과 세계화가 인종간 경계를 넘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케냐 보건당국은 최근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이 다량 함유된 화장품과 미용제품에 대한 판매를 금지하고 나섰다. 판매 금지된 화장품은 검은 피부색을 조금 밝게, 하얗게 표백하는 작용을 하는 로션이나 표백크림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제품에 수은과 하이드로퀴논이 기준치를 훨씬 넘게 함유되어 있어 간 기능 이상, 피부암 유발, 신경기능 마비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이들 제품에 함유된 성분은 멜라닌 형성을 차단함으로써 피부를 좀더 엷고 하얗게 만든다. 검은 피부일수록 많은 멜라닌 성분은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때문에 흑인들의 피부암 발병률이 백인들에 비해 현격히 낮고 각종 질병과 열악한 환경에 더욱 강인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멜라닌의 특수한 기능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하얀 피부에 대한 왜곡된 신화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멜라닌을 증오하지 말라 케냐에서는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교육수준이 높으며 서구지향적 성향이 강한 여성들이 이러한 제품의 고객들이다. 이들은 머릿기름을 발라 파상모를 펴거나 가발 혹은 인조모발을 사용하여 한껏 멋을 부린다. 좀더 밝고 하얀 피부색과 바람에 날리는 기다란 모발이야말로 이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인 것이다. 일부 케냐 지식인들은 “검은 것은 열등하다”는 인종주의적 세계관이 노예무역과 식민화의 토대가 되었는데, 여성들의 무분별한 서구미인 모방이 인종주의자들의 입지를 강화시켜준다고 개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의 배경에는 미의 기준에 영향을 끼치는 아프리카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가 간과되고 있다. 좀더 밝은 피부색을 가진 여성은 일반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도시거주의 여성임을 나타내며 남성들은 이러한 여성들을 선호한다. 각종 매체들은 매력적이고 성공하는 여성과 밝은 피부색의 여성을 동일시하거나 관련지음으로써 이러한 유행이 번져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왜곡된 미의 기준이 아프리카 여성들을 괴롭히고 있다. 헨트=양철준 통신원 YANG.chuljoon@wanadoo.fr

사진/ ‘미스 아프리카’들. 기름을 발라 파상모를 펴고 하얀 피부를 만드는 것이 ‘미용’이다.(SYGMA)
케냐 보건당국은 최근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이 다량 함유된 화장품과 미용제품에 대한 판매를 금지하고 나섰다. 판매 금지된 화장품은 검은 피부색을 조금 밝게, 하얗게 표백하는 작용을 하는 로션이나 표백크림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제품에 수은과 하이드로퀴논이 기준치를 훨씬 넘게 함유되어 있어 간 기능 이상, 피부암 유발, 신경기능 마비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이들 제품에 함유된 성분은 멜라닌 형성을 차단함으로써 피부를 좀더 엷고 하얗게 만든다. 검은 피부일수록 많은 멜라닌 성분은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준다. 때문에 흑인들의 피부암 발병률이 백인들에 비해 현격히 낮고 각종 질병과 열악한 환경에 더욱 강인하게 대응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멜라닌의 특수한 기능이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하얀 피부에 대한 왜곡된 신화를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멜라닌을 증오하지 말라 케냐에서는 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교육수준이 높으며 서구지향적 성향이 강한 여성들이 이러한 제품의 고객들이다. 이들은 머릿기름을 발라 파상모를 펴거나 가발 혹은 인조모발을 사용하여 한껏 멋을 부린다. 좀더 밝고 하얀 피부색과 바람에 날리는 기다란 모발이야말로 이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인 것이다. 일부 케냐 지식인들은 “검은 것은 열등하다”는 인종주의적 세계관이 노예무역과 식민화의 토대가 되었는데, 여성들의 무분별한 서구미인 모방이 인종주의자들의 입지를 강화시켜준다고 개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의 배경에는 미의 기준에 영향을 끼치는 아프리카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가 간과되고 있다. 좀더 밝은 피부색을 가진 여성은 일반적으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도시거주의 여성임을 나타내며 남성들은 이러한 여성들을 선호한다. 각종 매체들은 매력적이고 성공하는 여성과 밝은 피부색의 여성을 동일시하거나 관련지음으로써 이러한 유행이 번져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왜곡된 미의 기준이 아프리카 여성들을 괴롭히고 있다. 헨트=양철준 통신원 YANG.chuljoon@wanadoo.f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