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정돈된 ‘학살의 현장’과 질펀한 섹스관광말고 진짜 보물덩어리를 찾아라
“캄보디아로? 미쳤어?”
분쟁, 지뢰밭, 에이즈, 강도떼, 납치 같은 것들을 연상하며 분명히 이렇게 말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한때는 옳은 말이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무장경호원이 아닌 나로서는 모든 관광객의 신변안전을 책임질 수 없지만, 장담하건대 서울 거리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상상을 해본다. 한해 교통사고로 사망 또는 부상당하는 서울 시민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가.
“어디든 100%는 없다.” 이런 초보적인 인식을 갖고 현상을 볼 수 있는 여행객이라면, 수십년간의 분쟁을 끝내고 정치적 안정을 찾아가는 캄보디아에서 듣던 것보다 훨씬 안전하고 신나는 사회상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니. 에이즈, 이건 쌍방향의 문제니 누구를 탓할 것도 없고, 지뢰밭은 관광지가 아니니 또 별문제가 없다. 지금까지 지뢰를 밟았다는 관광객은 없었으니.
크메르루주 학살의 상징, 투올슬렝감옥
그렇다. 부정할 것도 없이 캄보디아는 손바닥만한 나라고 다양한 식민지 정권들을 통해 문화도 뒤죽박죽된 상태고, 전쟁과 학살로 유명해진 희한한 왕국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도 관광자원 하나만은 지천에 깔려 있다. 1천개가 넘는 사원들이나 원시림들 그리고 메콩강을 낀 문화는 그야말로 ‘캄보디아다운’ 자원들이다. 아직은 1년에 기껏 50만명 조금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오는 미니관광국에 지나지 않지만 그 잠재력은 무한할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캄보디아의 관광수익은 앙코르와트와 학살에서 나온다”는 말도 있는데, 얼핏 옳은 말처럼 들린다. 가장 ‘캄보디아답고’ 캄보디아에만 있는 것이 앙코르와트라면, 1970년대 크메르루주 시절 학살의 상징으로 꾸며놓은 투올슬렝감옥 같은 것들이 관광객의 단골메뉴라는 뜻이다. “폴포트는 어떻게 되었나?” “왜 서로 싸웠냐?” “당신 가족 중에도 피해자가 있는가?” 외국 관광객으로부터 내남없이 귀가 따갑도록 듣는 이런 질문들에 대해 조리있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을 캄보디아사람들은 관광객에 대한 봉사로 여겨야 할 정도다.
이쯤에서, 정부대변인도 관광 홍보요원도 아닌 나로서는 좀더 정직할 필요성을 느낀다. 캄보디아의 관광산업은 앙코르와트나 불쾌한 학살장말고도 또 있다. 야간문화- 사람에 따라 주간문화가 될 수도 있는- 인데, 카지노, 가라오케, 섹스마사지, 매춘이 지천에 깔려 있고, 이게 외국관광객을 불러들이는 중요한 자원이라는 말이다. 20∼50달러면 하룻밤을 마음껏 뒹굴 수 있다는 사실에 외국인들이 침을 삼킨다고 한다. 캄보디아에 모든 물자가 쪼들려도, 콘돔이 부족하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연간 1억2천만달러의 관광수익을 올린다는데, 나는 그 돈의 주수익원이 어디인지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 물론 100%를 모두 야간문화에서 벌어들였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어떤 관광을 택할 것인지는 여러분의 선택이지만, <한겨레21> 독자들은 먼 캄보디아까지 와서 그런 ‘질펀한’ 것말고도 또 진실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잘 정돈된 ‘학살의 현장’말고도 진짜 ‘보물덩어리’가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앙코르와트로 가자.
관광객 80%를 끌어들이는 카리스마
수도 프놈펜에서 비행기로 25분, 배로 5시간, 그리고 자동차로 10시간 떨어진 앙코르와트는 요즘 국제선도 뜨고 내린다. 홍콩, 싱가포르, 방콕, 호치민에서 직접 앙코르와트에 내릴 수도 있다. 9∼12세기에 만든 왕코르와트는 캄보디아 방문객 80%를 불러들일 만큼 카리스마를 지녔다. 앙코르와트는 세상에서 가장 큰 덩치이며 동시에 가장 정교한 인류의 건축물일 뿐만 아니라 인도차이나반도의 역사다.
형제처럼 지내는 한 한국기자는 내게 늘 이런 말을 했다. “만약 내가 죽을 곳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건 앙코르와트의 한 한적한 수풀 속이다.” 그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를 나는 잘 알고 있다. 이게 무슨 희한한 소리냐고? 가서 느껴보자. 말로 앙코르와트를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없는 탓이다.
푸 키아(Puy Kea)/ <교토뉴스> 프놈펜 특파원

그렇다. 부정할 것도 없이 캄보디아는 손바닥만한 나라고 다양한 식민지 정권들을 통해 문화도 뒤죽박죽된 상태고, 전쟁과 학살로 유명해진 희한한 왕국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도 관광자원 하나만은 지천에 깔려 있다. 1천개가 넘는 사원들이나 원시림들 그리고 메콩강을 낀 문화는 그야말로 ‘캄보디아다운’ 자원들이다. 아직은 1년에 기껏 50만명 조금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오는 미니관광국에 지나지 않지만 그 잠재력은 무한할 정도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캄보디아의 관광수익은 앙코르와트와 학살에서 나온다”는 말도 있는데, 얼핏 옳은 말처럼 들린다. 가장 ‘캄보디아답고’ 캄보디아에만 있는 것이 앙코르와트라면, 1970년대 크메르루주 시절 학살의 상징으로 꾸며놓은 투올슬렝감옥 같은 것들이 관광객의 단골메뉴라는 뜻이다. “폴포트는 어떻게 되었나?” “왜 서로 싸웠냐?” “당신 가족 중에도 피해자가 있는가?” 외국 관광객으로부터 내남없이 귀가 따갑도록 듣는 이런 질문들에 대해 조리있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을 캄보디아사람들은 관광객에 대한 봉사로 여겨야 할 정도다.

사진/ 세계에서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앙코르와트는 가장 정교한 인류의 건축물이며 인도차이나의 역사 그 자체다.(GAMM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