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애인의 품 같은 팔라완섬… 환경생태계의 신비 앞에서 놀라운 체험
지난 5월27일 회교 과격분자들이 내·외국인을 납치해 소란스러워진 팔라완섬을 <한겨레21> 독자들에게 ‘낙원’으로 소개하려니 좀 어색하긴 하다. 필리핀의 마지막 미개척지로 남아 있는 이 환경관광의 보고 팔라완이 던지는 유혹을 쉽사리 떨쳐버릴 수 없다는 게 문제다. 납치극이 벌어졌든 어쨌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필리핀 시민들은 이 순간에도 팔라완섬을 주저없이 최고의 낙원으로 꼽고 있으니.
아레세피섬에서 해양스포츠를
특히 나같은 운명론자들은 상대적으로 말해서 100% 안전한 곳은 지구상 어디에도 없다는 걸 주장하면서라도, 또는 논리적으로 말해 똑같은 장소에서 두번 연속으로 납치극이 벌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걸 강조하면서라도 이 팔라완을 존경하는 <한겨레21>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팔라완, 대체 어떤 섬이기에? 떠오르는 대로 말하자면, 싱싱한 원시림에다 태곳적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끝없는 해안선, 그리고 그 황홀한 남록색 물빛, 이건 매력적인 애인의 품, 바로 그것이다.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306해리 떨어진 팔라완으로 가는 길은 하늘도 있고 바다도 있다. 팔라완에는 수많은 관광포인트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성폴 지하강 국립공원을 백미로 꼽을 만하다. 말 그대로, 지하로 흐르는 이 강에는 거대한 버섯 같은 형상을 한 신비한 암석들이 군락을 이뤄 일찌감치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다.
나는 특히 <한겨레21>의 독자들에게 팔라완의 작은 섬들로 찾아갈 것을 권한다. 장담하건대 독자들은 환경생태계의 신비 앞에서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 섬들에는 평생 보도 듣도 못한 독특한 생명체들의 눈부신 조화가 있다. 불가사리섬에는 아름다운 산호초와 각종 불가사리들이 흐느적거리고, 박쥐섬에는 수천종의 박쥐들이 야간비행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겁내지 말 것. 이 박쥐들은 과일을 먹지 사람의 피를 빠는 흡혈귀가 아님- 거북섬에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거북이들이 장사진을 치고…. 이건 모두 팔라완섬에 내린 신의 선물이다.
그런가 하면, 납치극으로 유명해진 도스 팔마스 휴양지가 있는 아레세피섬에서는 광활한 지역을 배경으로 해양스포츠를 맘껏 즐길 수 있다. 초보자도 간단한 물안경과 잠수용 호흡기만 갖춘다면, 바다는 당신들의 것! 깨물지 않는 상어가 나타나 잠수자를 휘감아도는 신나는 모험은 이곳의 자랑거리다. 또 있다. 푸른 왜가리나 앵무새나 독수리 같은 각종 희귀조들의 아름다움에 취했다가 해변에서 벌어지는 돌고래들의 향연과 마주치노라면, 결국 아이 어른 가릴 것 없이 탄성을 지르고 마는 곳도 바로 여기다.
섬이라고 바다만 즐긴다면, 그건 팔라완의 반을 잃어버린 것이다. 사파리투어도 좋고 정글을 헤쳐가는 트래킹도 좋다. 사라콧폭포에서 얼음장 같은 물을 뒤집어쓰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이다.
미소작전으로 가격을 흥정해보자
마음껏 자연을 느끼고 즐긴 다음 팔라완섬의 주도 푸에르토 프린세사로 돌아나와 현지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보는 즐거움도 놓치면 후회할 일. 환경친화적으로 가꿔놓은 이 도시에서 필리핀 요리를 배불리 먹고난 뒤, 시장으로 달려가 현지 주민들이 만들어낸 기념품을 장만해보자. 해초에 버무린 훈제생선을 먹는 일을 절대로 잊지 말고, 시장에서는 다채로운 색깔의 전통 돗자리와 목공예품 그리고 진주를 주머니 사정에 따라 구입하면 좋을 것이다. 단 끈질기게 미소를 지으며 줄기차게 가격을 깎아달라고 사정하는 필리핀식 흥정법을 명심한다면, 당신은 이미 승리자!
마무리는 푸에르토 프린세사가 문화의 도가니로 불릴 만큼 유서 깊은 곳이니, 고즈넉하게 유적지를 감상하면서 차분하게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제한된 지면에 모든 걸 다 소개할 수는 없고, 대신 팔라완에 베이스를 두고 있는 한 기자 친구가 내게 권했던 웹사이트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www.pto-princesa.com/bandillo/main.htm, www.puertoprincesa.gov.ph. 현지 관광국에 직접 이메일로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다.ppcto@mozcom.com 또는 전화와 팩스는 6348-433-2983.
마리테스 시손(Marites Sison)/ 전 <마닐라타임스> 기자·칼럼니스트

팔라완, 대체 어떤 섬이기에? 떠오르는 대로 말하자면, 싱싱한 원시림에다 태곳적 신비를 고스란히 간직한 끝없는 해안선, 그리고 그 황홀한 남록색 물빛, 이건 매력적인 애인의 품, 바로 그것이다. 마닐라에서 남서쪽으로 306해리 떨어진 팔라완으로 가는 길은 하늘도 있고 바다도 있다. 팔라완에는 수많은 관광포인트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성폴 지하강 국립공원을 백미로 꼽을 만하다. 말 그대로, 지하로 흐르는 이 강에는 거대한 버섯 같은 형상을 한 신비한 암석들이 군락을 이뤄 일찌감치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다.

사진/ 팔라완의 백미, 성폴 지하강 국립공원. 지하로 흐르는 이 강에는 버섯같은 형상을 한 신비한 암석들이 군락을 이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