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20일 이라크를 침공한 미군은 2010년 8월31일 이전에 전투병력을 물리기로 약속해놨다. 그들이 떠난 빈자리는 이라크 군경이 메우게 될 터다. 하지만 그 들이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여전히 남는 게 있다. ‘훈련교관’으로 몇 년 더 남게 될 병력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전쟁이 이라크에 남겨놓은 ‘오염’이 그것이다.
 
침공 초기 퍼부은 열화우라늄탄 흩어진 사례를 모아 원인을 파헤쳐가다 보면, 일정한 ‘경향’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니 사례부터 살펴볼 일이다. 지난해 10월12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라크에서 암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이유? 방송은 “침공 초기 미군이 퍼부은 열화우라늄탄”을 눈여겨봤다. 
 “지난 6년여 동안 암 발병이 전례 없이 급격히 늘고 있다. 하지만 정부도, 세계보건기구(WHO)도, 유엔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현장을 살핀 뒤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상황이 위중하다.”
 <알자지라>는 이라크 중부 바빌주 암센터의 샤리프 알 알와치 소장의 말을 따 이렇게 전했다. 바그다드 남쪽에 자리한 인구 130만여 명의 바빌주에선 지난 2004년 한 해 500건에 불과했던 암 진단이 2009년 9천 건을 넘어섰단다. 불과 6년이 만들어낸 변화치고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알와치 소장은 “(전쟁 중 사용된) 화학무기와 열화우라늄탄으로 인해 대기와 토양, 사막이 모두 오염됐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이 오염물질의 독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흩어진 사례를 모아 원인을 파헤쳐가다 보면, 일정한 ‘경향’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니 사례부터 살펴볼 일이다. 지난해 10월12일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이라크에서 암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이유? 방송은 “침공 초기 미군이 퍼부은 열화우라늄탄”을 눈여겨봤다. 
 “지난 6년여 동안 암 발병이 전례 없이 급격히 늘고 있다. 하지만 정부도, 세계보건기구(WHO)도, 유엔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현장을 살핀 뒤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상황이 위중하다.”
 <알자지라>는 이라크 중부 바빌주 암센터의 샤리프 알 알와치 소장의 말을 따 이렇게 전했다. 바그다드 남쪽에 자리한 인구 130만여 명의 바빌주에선 지난 2004년 한 해 500건에 불과했던 암 진단이 2009년 9천 건을 넘어섰단다. 불과 6년이 만들어낸 변화치고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알와치 소장은 “(전쟁 중 사용된) 화학무기와 열화우라늄탄으로 인해 대기와 토양, 사막이 모두 오염됐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주민들이 오염물질의 독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바빌뿐이 아니다. 쿠웨이트와 국경을 마주한 이라크 최남단 바스라주에선 2005년까지만 해도 한 해 암 발병 환자가 1885명에 불과했단다. <알자지라>는 자와드 알 알리 바스라 암센터장의 말을 따 “2006년에 암환자가 2302명으로 늘었고, 2007년엔 다시 3071명으로 늘었다”며 “2009년 들어선 한 달 평균 1250명에서 1500명가량의 암환자들이 센터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쯤되면 가히 ‘전염병’으로 부를 만하다. 신생아들도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서부 팔루자, 지난 2004년 민간경호업체 블랙워터 요원 4명이 저항세력에 붙잡혀 살해된 뒤 미군의 집중 포화를 감내해야 했던 도시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11월13일치 현지발 기사에서 “뇌종양과 신경망 결함, 척추 손상 등의 선천적 기형을 갖고 태어나는 신생아가 1년 전에 비해 많게는 15배까지 급증했다”고 전했다. 유산·사산·기형아 발생 빈도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1주에 1명꼴이었는데, 최근 들어선 하루에 2명꼴로 나오고 있단다. “원유, 점령, 테러, 알카에다까지 잊어도 좋다. 요즘 이라크인들에게 치명적 위협이 되는 것은 따로 있다. 암과 기형아 출산이 이라크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미국의 진보적 온라인 매체 <뉴아메리칸미디어>가 1월6일치에서 이런 ‘경향’을 주목한 것은 때늦은 감마저 있다. 기실 이런 현상은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미군 병사들이 귀국 뒤 당국에 고통을 호소하면서, 이미 미국 내에선 ‘제2의 걸프전 신드롬’으로 알려진 바 있다. 미국 내에선 ‘제2의 걸프전 신드롬’ 미군 병사들은 그 땅을 떠나고 있다. 이라크인들은 대대로 그 땅에서 살아가야 한다. 열화우라늄탄의 반감기는 47억 년이다. 세대를 거슬러 수많은 이라크인들이 그 폐해를 감내해야 하리라. 모진 전쟁이 남기고 간 독성은 오래 지속된다. 미군은 1991년 제1차 걸프전 당시 이라크에서 열화우라늄탄 300t을 퍼부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2차 걸프전 초기인 2003년 4월까지 미군은 바그다드 일대에만 약 200t을 포함해 모두 1천t가량을 퍼부었다고 <뉴아메리칸미디어>는 전했다. 뭔가, 이쯤되면? 테러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최근 암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이라크 최남단 바스라에서 폐허나 다름없는 거리를 중무장한 미군 병사가 순찰하고 있다. REUTERS/ ATEF HASSAN
바빌뿐이 아니다. 쿠웨이트와 국경을 마주한 이라크 최남단 바스라주에선 2005년까지만 해도 한 해 암 발병 환자가 1885명에 불과했단다. <알자지라>는 자와드 알 알리 바스라 암센터장의 말을 따 “2006년에 암환자가 2302명으로 늘었고, 2007년엔 다시 3071명으로 늘었다”며 “2009년 들어선 한 달 평균 1250명에서 1500명가량의 암환자들이 센터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이쯤되면 가히 ‘전염병’으로 부를 만하다. 신생아들도 이상 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서부 팔루자, 지난 2004년 민간경호업체 블랙워터 요원 4명이 저항세력에 붙잡혀 살해된 뒤 미군의 집중 포화를 감내해야 했던 도시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11월13일치 현지발 기사에서 “뇌종양과 신경망 결함, 척추 손상 등의 선천적 기형을 갖고 태어나는 신생아가 1년 전에 비해 많게는 15배까지 급증했다”고 전했다. 유산·사산·기형아 발생 빈도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1주에 1명꼴이었는데, 최근 들어선 하루에 2명꼴로 나오고 있단다. “원유, 점령, 테러, 알카에다까지 잊어도 좋다. 요즘 이라크인들에게 치명적 위협이 되는 것은 따로 있다. 암과 기형아 출산이 이라크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미국의 진보적 온라인 매체 <뉴아메리칸미디어>가 1월6일치에서 이런 ‘경향’을 주목한 것은 때늦은 감마저 있다. 기실 이런 현상은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미군 병사들이 귀국 뒤 당국에 고통을 호소하면서, 이미 미국 내에선 ‘제2의 걸프전 신드롬’으로 알려진 바 있다. 미국 내에선 ‘제2의 걸프전 신드롬’ 미군 병사들은 그 땅을 떠나고 있다. 이라크인들은 대대로 그 땅에서 살아가야 한다. 열화우라늄탄의 반감기는 47억 년이다. 세대를 거슬러 수많은 이라크인들이 그 폐해를 감내해야 하리라. 모진 전쟁이 남기고 간 독성은 오래 지속된다. 미군은 1991년 제1차 걸프전 당시 이라크에서 열화우라늄탄 300t을 퍼부었다고 인정한 바 있다. 2차 걸프전 초기인 2003년 4월까지 미군은 바그다드 일대에만 약 200t을 포함해 모두 1천t가량을 퍼부었다고 <뉴아메리칸미디어>는 전했다. 뭔가, 이쯤되면? 테러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